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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령모개’ 정책 펼치는 딕 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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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령모개’ 정책 펼치는 딕 체니

1997년엔 대규모 사상자 우려, 이라크전 반대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부시와 함께 이라크 전쟁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부통령 딕 체니는 미국판 '조령모개(朝令暮改)'의 주인공인가?

미국의 정치전문 잡지인 <카운터펀치>의 인터넷판에서 제이슨 레오폴드는 "체니 부통령이 1997년엔 수천만명의 미군과 이라크 시민들의 생명을 걱정해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다"며 그의 일관성없는 대 이라크 정책을 비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카운터펀치>라는 이름에 걸맞게 체니 부통령의 헛점을 날카롭게 비판한 이 글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 미국 대통령인 부시의 아버지 조지 H. W. 부시는 1996년 "만약 미국이 후세인 정권을 붕괴하기 위해 이라크와 또 다른 전쟁을 한다면 아랍권 전체는 미국에게 등을 돌리게 될 것이며 동맹국들로부터 미국은 소외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딕 체니는 1997년 "만약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시가지 전투가 벌어지면 수천만명의 미군과 이라크 시민들이 사망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인구가 밀집돼 있는 바그다드에서의 전쟁 감행은 사막에서 벌어진 걸프전과는 달리 수많은 사상자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2000년까지 5년간 세계 최대의 석유개발회사 핼리버튼의 대표를 역임했으며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재임시에는 국방장관을 맡았던 체니는 "만약 미국이 이라크와의 전쟁을 시작하면 미국과 동맹국들간의 공조체제가 사라질 것이다"라고 예견한 적도 있다.

최근 프랑스, 독일, 러시아는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 걸 보면 체니의 예측은 현재 정확히 들어맞고 있다.

과거 조지 H. W. 부시와 체니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현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와의 전면전을 준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상 이라크와의 전면전은 어딘가 숨어 있을지 없을 지도 모르는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파괴보다는 독재자 후세인의 암살에 더욱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 같다.

걸프전 이래 공화당의 강경론자들은 후세인 정권이 붕괴될 때까지 미국과 전 세계는 평화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닉슨과 포드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을 역임했던 제임스 슐레진저는 1998년 회의석상에서 "우리가 후세인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후세인과 꽤 오랫동안 같이 살아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하지만 중동지역의 국가들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국방부 관료의 말을 인용한 보도들에 따르면 만약 미국이 이번에 이라크 전쟁을 감행하면 바그다드 시내에서의 전투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1997년 체니는 조지 H. W. 부시 대통령에게 "후세인을 찾아내기 위해 바그다드의 시가지 전투는 미군의 너무 많은 희생이 따른다"고 말했으며 "후세인과 맞바꾸기 위해 얼마나 많은 미군들의 생명이 가치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별로 많지 않다"고 대답했다.

또한 체니는 "후세인을 생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수많은 시민들의 죽음이 뒤따를 것이며 이라크를 점령하기 위해 후세인을 잡는 유일한 방법은 이라크 인들 가운데서 후세인을 색출하는 것 뿐이다"라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현재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전쟁이 2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며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지난해 부시 대통령에게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주요 동맹국들의 지원없이 전쟁을 치르면 걸프전 때보다 전쟁 상황은 훨씬 복잡하게 전개될 것이며 사상자는 매우 많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현 미국의 부통령 체니가 6년전 이라크 전쟁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던 내용은 이번에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현실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후세인을 암살하기 위해서는 바그다드의 시가지 전투가 불가피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이라크 시민들과 미군은 더 많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6년전 자신이 했던 말에 역행하려는 딕 체니 부통령이 아침에 냈던 명령을 저녁에 고치는 조령모개의 모습이 아니라 초심을 잃지 않는 초지일관한 자세를 보여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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