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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도의 합리적 대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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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도의 합리적 대안은 무엇인가?

보건연대, 해외 보건의료정책 기획강좌 <1> 영국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의료단체연합)이 총5회에 걸쳐 마련한 ‘역사속의 보건의료’ 기획강좌 중, 13일 그 첫 번째로 ‘자본주의 위의 외딴섬, 영국의 NHS(무상의료) 도입의 역사와 교훈’ 강좌가 열렸다.

서울대 의대에서 열린 첫 강좌에는 보건의료정책에 관심이 많은 50여명의 의사, 의대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국의 보건의료정책인 NHS(National Health Service)의 시행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현 실태에 대해 조홍준 교수(울산대, 가정의학)가 발표했다.

***자본주의 원조국가 영국, 무상의료 최초 도입**

조홍준 교수는 “2000년 의사파업 당시, 파업에 반대하는 의사들을 ‘의료사회주의자’로 공격하며 ‘의료사회주의’의 대표적 사례로 영국의 NHS(National Health Service)를 들었다”며 “그러나 NHS가 자본주의 원조 국가에서 왜 가장 먼저 시행됐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영국은 1911년 국민건강보험(NHI-National Health Insurance)제도를 도입해 시행하다가 1948년부터 NHS제도를 도입해서 무상의료서비스를 공급하기 시작했다”며 “영국이 NHS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노동당이 집권을 하게 된 것도 있지만, 의사들의 이해 관계가 맞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조 교수는 NHS의 시행이 “결국 영국 의사들이 국가의 개입을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당시 영국의 의료서비스가 낙후된 시설, 재정적 제한, 사적 환자의 진료비 부담, 계약진료의 불충분성, 의사 병원간 영역분쟁, 개원에 필요한 재정적 부담 등 의사의 이해관계를 저해하는 요인이 많았고, NHI(의료보험)가 의사들의 재정적 이해관계 개선에 기여했다”며 “의사들은 의료산업에 대한 정부의 개입(NHS시행)이 오히려 안정적 재정기반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NHS, 절반의 성공**

그러나 기대와 달리 NHS는 평등한 완전무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조 교수는 “NHS는 치료위주, 병원 중심으로 이뤄지게 돼, 공중보건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좋은 병원과 풍부한 서비스는 런던 등 대도시 근교에 집중되고 지방 중공업 저소득 지대는 낙후된 의료서비스를 받게 돼, 의료서비스의 불평등이 개선되지 못했다”고 했다.

조 교수는 도얄(Lesley Doyal)의 저서를 인용하여 “NHS의 승자는 전문의, 의료기구 생산자, 제약산업이며 공중보건분야와 의료서비스의 사용자가 패자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NHS가 노동세력 힘을 뒷받침으로 무상의료를 실현했지만, 이 과정에서 의료전문직들의 경제적 이해관계도 크게 침해받지 않았고, 의료제도의 형태 결정이나 제도 운영, 우선순위 결정에서 국민의 참여가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고 했다.

조 교수는 또한, “의료정책 결정과정에서 국가와 의료전문직간 코포라티즘(조합주의)적 결탁이 지속됐다”며 “NHS를 자본주의 사회의 아주 특별한 제도로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한 사회가 특정 보건의료정책을 채택하고 시행하는 데에는 그 사회 특유의 역사적 배경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제도를 무조건 따라하기 보다 각 사회의 특성을 잘 파악한 뒤,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보건의료정책 토론에 대한 역사적 접근위해 강좌 마련**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번 기획 강좌에 대해 “현재의 보건의료시스템은 재정적자와 국민의 불신, 의료전문인들의 불만으로 좌초의 위기에 놓여 있다”며 “보건의료시스템이 위기에 놓여 있다는 판단에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번 강좌를 통해 “다른 나라의 ‘위기에 처한 보건의료와 극복방안’이라는 화두로 그들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 보건의료가 나아갈 길을 찾아보고자 하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국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담론들이 배경지식과 철학적 가치관이 전무한 채, 공허한 선언에 그치고 있다”며 “역사적 실제 사례들을 근거해 바람직한 보건의료정책의 방향을 토론해야 한다”고 했다.

우 국장은 또, “특히 이번 강좌는 보건의료인들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분야 이외의 분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일반인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다음은 강좌 일정

***역사 속의 보건의료**

제1회 : 1월 13일(월)
<자본주의 위의 외딴섬 - 영국 NHS(무상의료) 도입의 역사와 교훈>
(강사 : 조홍준 - 울산대 교수, 건강연대 정책위원장)

제2회 : 1월 27일(화)
<1968년 운동과 보건의료>
(강사 : 박한종 -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

제3회 : 2월 5일(수)
<칠레의 의사폐업과 아옌데 정부 보건의료개혁의 좌절>
(강사 : 우석균 -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제4회 : 2월 10일(월)
<1917년 러시아 혁명과 보건의료시스템의 재구성>
(강사 : 천문호 :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

제5회 : 2월 19일(수)
<상업주의 의료의 천국- 미국 보건의료시스템의 구조와 병폐>
(강사 : 김창엽 :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장소 : 서울의대 MDL학술회의실
일시 : 1월 13일 - 2월 19일 (오후 7시)
문의 : 02-3675-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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