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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이 이상하다. 중립 지켜야 산다”

자민련 시ㆍ지부장 회의서 '한나라당과의 연합' 반대

자민련은 9일 이인제 총재권한대행 주재로 시·도지부장 회의를 열어 대선후보 지지문제를 논의한 결과, 다수가 '중립'을 주장함에 따라 자민련과 한나라당간의 공조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 자민련은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 진로를 다시 논의한 뒤 금주중 최종입장을 확정할 방침이다.

***자민련이 본 밑바닥 정서 "중립지키자"**

이날 회의에서 시도지부장들 대다수가 지역내 여론 추이를 들어 '중립', 보다 구체적으로는 한나라당과의 연합전선 구축에 반대한 부분은 최근 지역 민심과 관련해 주목해야될 대목이다.

우선 자민련의 모태였던 대전 중구의 조종국 위원장은 "자민련 소속 의원들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도리어 이 후보의 지지도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중립'에 가세했다.

강호성 부산지부장은 "부산 정서는 이회창 대 노무현의 지지도가 6대4"라면서 "철저히 중립을 지키자"고 주장했다.

박준홍 경북도지부장은 "경북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근로자 계층으로부터 노 후보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 당이 한나라당을 지지한 뒤 얻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박성재 경남도지부장도 "경남지역은 노무현 지지세가 밀리다가 회복하는 추세이므로 이 후보를 지지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백종길 인천시지부장은 "향후 5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 후보를 지지할 수 있으나 선택에 실패했을 경우 부담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제상 경기도지부장은 "경기도는 한나라 지지가 우세하고 노 후보는 거품"이라고 '한나라당 우위'를 주장하면서도 "이회창 후보 머리에는 자민련 총재나 대행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패했다는 앙금이 있으므로 대통령이 되는데 우리가 앞장 설 수 없다"며 '중립'을 주장했다.

반면 최용안 광주·전남도지부장은 "나라 장래를 위해 수순이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개인적으론 한나라당 지지를 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현 서울지부장도 "우리 당으로선 정말 선택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쨌든 보수노선 견지가 바람직하다"며 한나라당 지지를 암묵적으로 시사했다.

압도적 다수가 지역의 심상치 않은 여론을 토대로 한나라당과의 연대에 반대입장을 밝힌 셈이다. 이날 회의장은 '이회창 대세론'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정가 관측의 일단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인제의 고민, "李 선택하면 입지 어렵고, 盧 선택은 명분 없어"**

이런 시도지부장 발언을 청취한 이인제 총재대행은 "이 길을 선택해도 입지가 어렵고 다른 길을 선택해도 명분의 문제가 있다"며 현재 고민을 드러냈다.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는 이회창 후보를 지지해봤자 큰 실익이 없고 그동안 '급진적'이라고 맹공격해온 노 후보를 지지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대행은 "배가 항해하면서 폭풍우를 만나고 장애물도 만났을 때 선장은 결정을 해야 한다. 최선의 판단을 내릴 것이다. 단결이 자신과 당을 구한다"며 "금주 중 최종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 일각에서는 금주중 예상되는 김종필 총재와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간 회동이 자민련의 최종진로를 결정짓는 데 큰 작용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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