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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민주계 ‘입김’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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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나라당, 민주계 ‘입김’ 세진다

당내 요직 두루 차지, 민주계 중심으로 세력변화

민주계인 서청원 대표체제 출범이후 '민정계 퇴조, 민주계 부상'이라는 한나라당내 역학변화가 눈에 두드러지고 있다.

당 대표와 원내총무 등 각종 선출직 요직은 물론, 중앙선대위에 민주계 인사들이 대거 발탁되고 있다. 심지어는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민주계의 박관용의원이 거명되기에 이르렀다.

이회창 후보는 20일 그동안 불편했던 민주계 중진 김덕룡 의원의 후원회 행사장에 참석, 축사를 통해 양대 선거에 도움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시장 선대위 공동의장 자리를 거절하는 등 일단 예의 냉담한 태도를 견지했으나, 이 후보측은 6.13 지방선거 후 김 의원과의 관계 개선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돌아가는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당내 일각에서는 "양대 선거가 민주계 중심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서청원 대표와 이규택 총무를 축으로 한 민주계의 급부상에다가, 지방선거후 있을 당직개편과 맞물려 김덕룡 의원까지 가세할 경우 한나라당 내부역학은 민주계 쪽으로 급속히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계의 당내 요직 차지는 '李心'의 산물?**

민정계 중진들의 틈새를 비집고 서청원 체제가 출범하면서부터 민주계의 약진은 예견됐었다. 이어 지난 17일 범민주계로 분류되는 이규택 의원이 신임 원내총무에 당선되면서 민주계의 발언권은 급속하게 강화됐다. 게다가 민주계인 김무성, 정병국 의원이 후보비서실 실장과 차장에 각각 발탁됐다.

반면 그동안 이회창 후보의 핵심측근으로 분류돼온 하순봉, 김기배, 양정규 의원 등 민정계 중진들은 뚜렷한 퇴조세를 보였다. 민정계는 7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자리에 6명이 진출, 산술적인 영향력은 여전하다. 그러나 당 대표 등 각종 노른자위에서 밀려나 위기의식이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고위원 경선을 전후해 일부 민정계 출신 의원들이 '서청원 대표 만들기'에 이회창의 이른바 '이심(李心)'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과 무관치 않다.

***민정계·민주계의 불안한 동거?**

실제로 최근의 한나라당 역학변화는 이회창 후보의 이해관계와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다.
현재 이 후보측은 서청원 체제의 출범과 민정계의 자연스런 퇴조로 '측근정치' 논란을 비켜갈 수 있게 된 점을 내심 반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양대 선거를 앞두고 민정·민주계의 뿌리깊은 당내 계파갈등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일단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서 대표체제를 출범시키면서 민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경선 후유증은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 또한 20일에 발족한 6.13 지방선거 대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의장에 강창희 위원을 비롯한 6명의 민정계 최고위원들을 임명함으로써 계파간 차별을 최소화했다.

김덕룡 의원은 고사했으나 서울시 선거위 공동의장에 최병렬, 김덕룡, 김기배, 이부영 의원 등을 고루 내정한 것도 당내 제 세력의 총결집을 위한 '계파 안배'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민주계 의원들이 속속 요직에 등용되고 민정계 의원들의 박탈감이 커지면서 계파 갈등은 언제든지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는 서청원 대표의 정치 스타일이 민주계몫 챙기기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짙어, 계파갈등을 촉발시킬 위험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회창,'김덕룡 끌어안기' 첫발은 불발**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회창 후보는 계속해 '민주계 끌어안기' 전술을 구사중이다.

이회창 후보는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덕룡 의원의 후원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김 의원이 정치적 입지와 경륜을 충분히 발휘,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적극 후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또 "김 의원은 신한국당 때부터 당의 대주주이자 당을 유지해온 기둥"이라고 추켜세운 뒤 "김 의원의 비판과 고언이 당을 지켜온 힘임을 의식했다"고 자아비판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는 그동안 두 사람이 보여온 극한적 감정대립에 비추어 볼 때 대단히 저자세의 발언이라 하겠다. 말 그대로 몸을 최대한 낮춘 것이다.

김 의원은 이같은 화해 제의에 대해 "지금과 같은 정치구도로는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이 불가능하다"면서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의 대의를 위해 정치적 울타리에 결코 얽매이지 않겠다"는 위험 수위의 발언을 했다. 그는 그러나 "탈당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직답을 피한 채 "한곳에 얽매여 힘을 분산시키지 않겠다는 뜻"이라고만 밝혔다.

이날 모임은 두 사람이 이 후보의 대선후보 확정후 처음 갖는 만남이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날 모임이 관계개선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김 의원의 이같은 엇박자로 가시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이 탈당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명분과 실리 면에서 김 의원이 탈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의원은 내심 같은 민주계 출신이자 6.3 세대 동지인 서청원 체제의 출범 등 최근의 당내 역학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대표도 취임 후 '비주류 끌어안기'를 공언해 왔으며 조만간 김 의원을 직접 만나 협조를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회창 후보측도 김덕룡 의원과의 관계개선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대표와 이 총무, 이강두 정책위의장 등 김 의원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창구'를 통해 지방선거 승리 후 김 의원의 본격적인 활동을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인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이후에 김 의원에 대한 '특단의 배려'가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계 부상은 이회창의 'YS 끌어안기'의 산물**

한나라당내 민주계 위상 급부상은 본질적으로 이회창 후보의 'YS 끌어안기'라는 대선전략에서 그 뿌리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YS의 부산·경남내 영향력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긴 하지만 최소한 YS가 노무현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는 게 현재 이회창 캠프의 생각인 탓이다. 이회창 캠프측은 일단 한나라당에서 서청원 대표체제가 출범한 후 그 직전까지만 해도 노무현 후보의 손을 들어줄 듯하던 YS가 '중립'으로 돌아선 데 대해 만족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6.13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하기만 하면, 최소한 대선과정에 YS가 노무현 후보쪽으로 기우는 일만은 차단할 수 있다는 게 현재 이회창 후보측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YS는 97년 대선과정의 갈등 때문에 아직도 이회창 후보에 대한 감정의 응어리가 대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YS가 선뜻 이회창 후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런 만큼 YS가 대선때 중립만 지켜줘도 이회창 후보측으로서는 대만족이라는 게 이후보측 진영의 전언이다.

최근 민주계 박관용 의원의 국회의장 추천 움직임과, YS 차남 김현철씨의 8.8 보선 마산 출마 확정 등도 이런 큰 흐름 속에서 읽어야 한다는 게 정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요컨대 YS를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가 이번 대선주자들의 최대 고민거리중 하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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