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한나라당 원내총무 경선에서 3선의 이규택 의원이 재선그룹 후보들을 제치고 새 총무로 선출됐다. 이 의원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해 1, 2위간 2차 결선투표를 실시한 끝에 안택수 의원을 누르고 총무에 당선됐다.
지난 3월 당무회의에서 통과된 당헌·당규에 따르면 의원총회가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권, 주요 쟁점법안에 대한 심의 의결권 등을 실질적 권한을 갖게 된다. 따라서 당 소속 의원들을 이끄는 원내사령탑 원내총무의 위상도 크게 강화된 셈이어서 앞으로의 활동이 주목된다.
특히 한나라당은 16대 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민주당과 당장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원 구성과 관련, 국회법상 후반기 의장단은 25일, 상임위원장단은 29일까지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자민련 함석재 의원의 탈당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민주 자민련의 감정이 크게 악화돼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 온 권력형 비리의혹에 대한 특검제, 국정조사 관철을 이 총무가 어떻게 진두지휘해 나갈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나라당은 독자적인 과반의석을 추진하며 대선정국의 주도권 다툼에 공세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민주당과 자민련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원 구성을 앞두고 각 당의 대립이 첨예화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지방선거후 대선용 당직개편 구상**
한나라당은 선출직인 원내총무 자리는 이재오 전 총무의 임기가 13일로 만료돼 후임을 확정지었으나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과 사무총장 등 당직개편은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상태다.
서청원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지방선거 준비와 권력비리 공세 등 당무의 연속성과 효율적 당 관리를 위해 당직 개편을 지방선거때까지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단 지방선거 후의 상황 변화를 지켜보면서 대선전략 수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진용을 갖추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보수화냐 개혁세력의 견인이냐를 놓고 관심이 쏠려있는 한나라당의 당직개편은 지방선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명직 최고위원이나 선거대책본부장 등이 거론되던 이부영, 최병렬 의원 등 경선에 나섰던 중량급 인사들의 역할도 이와 무관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이용희·문희상 충청·경기 선거 위한 전략적 기용?**
한편 민주당은 1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이용희 고문과 문희상 의원을 임명, 한화갑 체제 출범 후 3주만에 지도부 구성을 완료했다. 두 의원의 지도부 합류는 지방선거 격전지로 꼽히는 충청권과 경기지역에 대한 전략적 의미가 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초 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중권·김원길 인선안'을 제시했으나 일부 최고위원들이 충청권 안배를 이유로 이의를 제기해 보류됐고 이후에도 거명인사들의 이름이 수차례 바뀌는 등 진통을 겪어왔다.
충북 옥천 출신의 3선 의원인 이 고문은 김 대통령의 오랜 측근 중 한 사람으로 충청권의 원외 지구당위원장들의 추천으로 지도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경기도지부장인 문 의원은 한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며 개혁성향의 신주류로 분류되고 있다. 이 고문과 문 의원의 지도부 가세로 충청권과 경기지역 지방선거가 힘을 받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은 한편 취약지인 대구 경북 지역을 대표할 최고위원도 추가로 영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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