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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우 지사 손, 고씨 가슴에 닿은 것 인정된다"

제주지검, '우지사의 명예훼손 고소' 무혐의 결정

우근민 제주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고모씨 등에 대해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 우 지사가 지난 3월13일 고씨와 제주여민회 공동대표 및 여민회 정책위원장 등 3명을 대상으로 제기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고소사건을 수사해온 제주지검은 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고씨 등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우 지사의 손이 고씨 가슴에 닿은 것으로 인정된다"며 "따라서 고씨 등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일부 허위 사실이 포함됐다 하더라도 중요 부분인 가슴에 손이 닿은 것은 사실인 만큼 공연히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 아니므로 혐의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사발표는 사실상 우지사에 대한 패소 결정으로 해석돼, 앞으로 우지사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피해자 고모씨는 이에 변호인등과 협의해 8일중 민사소송등 향후 법적 대응방안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발표 말미에 성추행 혐의와 관련, "우 지사의 손이 가슴에 닿은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소인측이 주장한 '블라우스 두 번째 단추를 풀고 가슴을 만졌다' 등의 표현은 과장된 것으로 보여져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사건이 확대과장되도록 부추겨진 데는 신구범 전 제주지사 부부가 개입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 전지사 측의 개입 증거로 고씨의 2차 면담 유도 및 고씨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녹음기를 구입해준 점, 2차 면담을 전후해서 신 전지사 부부가 휴대폰으로 고씨와 통화한 사실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검찰의 조사결과는 사건의 핵심인 성추행 사실 여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회피한 게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검찰 발표는 고의가 아니면 여성의 가슴을 만져도 된다는 식의 해석까지 가능케 하는 최악의 판결이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제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환경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검찰의 수사결과는 문제의 본질인 성추행 사실 여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유보한 채 검찰 스스로 비켜감은 물론, 음모론에 초점을 맞춘 조사를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그 동안 검찰 조사를 통해 이 문제가 매듭지어지길 원했던 도민 사회는 갈등과 논란만 더욱 증폭되게 됐으며 검찰 스스로 이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면키 어렵게 됐다"고 주장했다.

제주여민회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조사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제주여민회 허오영숙 사무국장은 "그동안 우 지사는 고씨의 어깨에만 손을 얹었다고 주장했지만 가슴에 손이 닿았다고 인정된 부분은 진일보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과 입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여민회 홈페이지 등 관련 사이트에서 네티즌들 사이에 검찰 조사결과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여민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어처구니'라고 밝힌 네티즌은 "명예 훼손으로 고소당한 피고인이 무혐의라면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말이고 성추행이 있었다는 것인데 어떻게 명예훼손도 아니고 성추행도 아니라는 결론이 나올 수 있는가"라며 검찰 조사결과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답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검찰의 발표는 우 지사의 행위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실수라는 것"이라면서 "수십차례 전화 통화한 것을 잘 생각해 보라"며 신구범 전 제주지사 측의 사후 개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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