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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세요? 당신은 과학자였습니다!

[프레시안 books] <사이언스 이즈 컬쳐>

1897년 프랑스 화가 고갱은 남태평양의 타히티 섬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가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긴 제목의 그림을 남겼다. 이 제목은 1859년에 출간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던지는 주제, 즉 '종(種)은 어디에서 왔으며, 종은 무엇이고, 종은 어디로 가는가?'의 다른 버전이다. 21세기에 들어선 과학은 이제 우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누구이고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를 말해야 한다.

미국 잡지 <시드(Seed)>의 창립자인 애덤 블라이는 그 대답을 듣고 싶었다. 답은 하나일 리 없고 층위 또한 다양할 터.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혁명의 첨단에 선 각계의 전문가들을 묶어 대화를 하게 하였다. 그 가운데 대략 절반은 과학자다. 그의 초대를 받은 사람은 44명. 이들의 대화 스물두 편을 엮어 책을 냈다. <사이언스 이즈 컬처(Science is Culture)>(노엄 촘스키+에드위드 윌슨+스티븐 핑커 외 지음, 에덤 블라이 기획, 이창희 옮김, 동아시아 펴냄)가 바로 그것이다.

프로그램과 출연진

▲ <사이언스 이즈 컬처>(노암 촘스키 외 지음, 애덤 블라이 기획, 이창희 옮김, 동아시아 펴냄). ⓒ동아시아
나는 한밤중에 TV에서 했던 조용한(!) 토크쇼를 보는 듯 한 느낌으로 읽었다. 토크쇼 <사이언스 이즈 컬처>의 22회 프로그램의 키워드는 이렇다. 진화 철학, 의식의 문제, 시간, 설계와 디자인, 객관성과 이미지, 기후의 정치학, 전쟁과 기만, 꿈, 픽션의 진실, 음악, 형상, 인공물, 누가 과학을 하는가, 인간, 프랙털 건축, 윤리, 자유 의지, 미래의 삶, 복잡계망과 미래의 도시, 소셜 네트워크, 무한성, 스마트 인프라.

출연진 또한 화려하다. <통섭>의 에드워드 윌슨, <다윈의 위대한 생각>의 대니얼 데닛, <빈 서판>의 스티븐 핑커,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의 '2012 올해의 과학책'에 선정된 <과학의 천재들>의 작가인 물리학자 앨런 라이트먼, 앨 고어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은 환경학자 스티븐 슈나이더, 언어철학자 노암 촘스키, 프랙털 기하학의 아버지인 수학자 브누아 망델브로, <뇌로부터의 자유>의 마이클 가자니가, 영화 <콘택트>에서 조디 포스터가 맡은 역의 실제 주인공인 우주생물학자 질 타터, <심시티>와 <스포어>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한 윌 라이터, 영화감독 미셸 공드리와 꿈 연구가 로버트 스틱골드 등.

언뜻 보면 산만하다. 목차를 보면 "음, 각 대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화려하지만,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없을 것 같군"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이게 바로 이 책의 묘미다. 우리의 세상은 복잡하다. 오죽하면 '복잡계'라는 학문이 생겼겠는가? 그런데 전혀 상관없는 주제를 관통하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진화'다. 그리고 진화의 다른 단어는 '자연 선택'이다.

몇 개의 대화만 엿보자.

진화 철학

책은 <통섭>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과 <다윈의 위험한 생각>의 저자 대니얼 데닛의 대화로 시작한다. 윌슨은 과학자이고 데닛은 철학자다. 두 사람은 신, 진화, 근친상간, 사회적 규범, 개미에 대해 이야기 했다. 대화란 곧 질문과 대답이다. 예를 들자면, 윌슨은 대화의 앞부분에 데닛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1) "과학은 우리가 아는 것이고 철학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라는 말이 아직도 유효한가?
(2) 창의적인 과정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생물계에는 창의력이 그렇게 드문가?
(3) 왜 진화의 힘은 인류처럼 지능이 있고 스스로를 관찰할 수 있는 종을 딱 한 가지만 만들어냈을까?

두 사람의 대화는 윤리적 규범, 동성애, 종교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두 사람은 이런 문제의 답을 진화에서 찾는다.

두 사람의 대화는 어느새 학문 사이의 경계에 도달하였다. 학문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다. 그런데 윌슨은 여러 학문 사이의 경계를 어떤 장벽으로 보지 않고 널찍한 미지의 영역으로 본다. 데닛은 과학과 인문학의 관계를 마치 두 척의 배가 나란히 서서 밧줄로 서로를 묶으려 하는 과정으로 본다. 밧줄로 두 배를 묶는 과정에는 서로 삐걱거리며 부딪치기도 하고, 너무 밧줄을 세게 잡아당길 수도 있지만, 일단 서로 단단히 묶이기만 하면 안정된다는 것이다. 윌슨은 배를 서로 묶으면 인문학이 피해를 입기는커녕 힘과 명성을 얻을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이 항상 같은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다. 윌슨의 '통섭'에 대해 데닛은 견해를 달리한다고 분명히 말한다. 윌슨은 규범성과 사실의 탐색 사이에 선을 그었는데, 그곳은 엉뚱한 지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동의하는 게 있다. "의견이 갈라지지 않았다면, 둘 다 어떤 도그마에 빠진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 의지

"내 뇌가 했어요. 경찰 아저씨, 내가 한 게 아니라고요."

이런 식의 범죄자의 자기 방어 논리가 등장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만약 이런 생각을 받아들인다면 악이 저질러졌을 때 이를 응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없게 된다.

일부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신경과학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모두 컴퓨터고, 컴퓨터는 어떤 식으로든 프로그램 되며, 컴퓨터는 결코 그 프로그램을 바꿀 수 없다는 얘기다. "인간은 기계다"라고 말하는 셈이다. 기계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에 대해서 어떤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래 전부터 '인간은 자유 의지에 따라 스스로 행할 수 있다'라고 믿어왔다. 정말 인간에게 자유 의지가 있기는 할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뇌로부터의 자유>, <왜 인간인가>, <윤리적인 뇌>로 잘 알려진 인지신경학의 아버지 마이클 가자니가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운가?' '결정의 주체는 누구인가?'라고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자니가에 따르면 결정의 주체는 환경과 상호 작용을 계속해 온 뇌 속에 들어 있는 인간이다. 뇌가 결정을 내리고 나면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아, 내가 결정했어!" 따라서 어떤 개인의 책임을 그 사람의 뇌로 돌리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뇌의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는가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많은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당사자는 사람이다.

과학 혁명의 가치는 몇 달러나 될까?

칼 세이건 원작의 영화 <콘택트>에서 조디 포스터가 맡은 역의 실제 인물은 질 타터다. 그녀는 우주생물학 분야의 선구자로서 아직도 외계에서 지적생명체를 탐사하는 SETI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이기도 하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컴퓨터 게임 프로그램인 도시 계획 시뮬레이션 게임 <심시티>와 생명 시뮬레이션 게임 <스포어>를 제작한 윌 라이트가 그녀를 만났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현실이 아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게임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사람들에게 이를 길잡이 삼아 현실 세계에 대해 자기들이 만든 모델의 해상도를 실제로 높이게 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을 통해 현실 모델이 가상 모델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렇다면, SETI 프로젝트는 과연 가치가 있는 연구일까? 이 질문에 대해 질 타터는 "다윈 혁명이나 코페르니쿠스 혁명 같은 것들은 몇 달러나 되는가?"라고 되묻는다.

코페르니쿠스 혁명은 인간이 분명한 시각으로 바깥을 바라보게 해 주었다. 천문학 지식을 대폭 증가시켜서 인류에게 행성의 모습과 그 움직임을 분명히 보여주었고 그 결과 우주비행을 하고 지구 정지 궤도 위성과 위성 통신망 그리고 휴대전화도 가능하게 해 주었다. 다윈 혁명은 생명 자체를 바라보게 해 주었다. 왓슨과 크릭에게 분명한 영향을 끼쳐서 유전학 연구를 가속화 했고, 현대 의학, 생명공학 등의 형태로 우리에게 이익을 주었다.

SETI 프로젝트는 우주에서 쏟아지는 신호 가운데 원래 있는 신호와 만들어진 신호를 구분하는 한편 우주 저편에 그들과는 다른 종이 살고 있다는 신호를 모내는 작업이다. 여기에는 어떤 가치가 있을까?

이 가치는 매우 정치적이다. '당신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한국인이요' '나는 미국인이요'라는 대답 대신 '나는 지구인입니다'라고 대답하게 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국적을 떠나 '지구인'이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우리가 겪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휴대전화의 가치와 생명공학의 가치는 돈으로 셀 수 있지만 지구의 미래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다.

스마트 인프라

열대생물학자로서 '생물종 다양성'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토머스 러브조이와 생태계 원리를 도시 계획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는 도시 계획가 미첼 조애킴이 만나서 도시 농업과 지속 가능한 인프라에 대해 이야기 한다.

현재 인구는 70억 명, 앞으로 세계 인구는 25억 명 쯤 더 늘어날 것이고 대다수가 도시에 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지구에 해를 덜 끼치면서 인간의 욕망을 성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동안 도시는 지구에 해를 끼치는 요소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조애킴과 러브조이는 다른 생각을 한다. 사람을 도시로 끌어들여서 숲의 파괴를 차단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태라는 테두리 안에서 도시 인프라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도시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도심, 다양한 활동, 일자리라는 장점이 있다. 식량 생산도 도시에서 할 수 있다. 실내 조도를 균일하게 만드는 천장과 반사경을 이용한 빌딩 농장도 그 가운데 한 가지 방법이다.

현재 지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후 변화의 폭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산화탄소의 과대한 배출. 단지 화석연료 때문이 아니다. 산림 황폐화, 초지 열악화, 토양 빈곤화가 주범이다. 예전에는 이산화탄소의 20퍼센트를 보관하던 흙이 지금은 5퍼센트밖에 보관하지 못한다. 산림의 회복, 초지 개선, 살아 있는 흙 속에 담아두는 영농 방식을 통해 1500억 톤의 탄소를 대기에서 토양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비외른 롬보르의 <회의적 환경주의자>는 많은 반향을 일으켰지만 사람들이 통계에 대해 회의를 가지게 만들었다. 이 책에 인용된 원문을 찾을 수 없거나 계산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뒤퐁사의 과학자들은 천 기저귀가 합성수지 기저귀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한다는 논문을 냈다. 그런데 이 논문은 천 기저귀를 건조기에 넣어 말리는 것으로 계산했다. 빨랫줄에 널면 그만인데…. 완전한 사기였다. 과학은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과학은 자체 비판을 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고칠 수 있다.

대화의 품격

유학 시절 국가 대표 펜싱 선수단 통역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독일 유학생이었던 나는 경기장에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펜싱장의 공용어는 프랑스어이기 때문이다.) 국가 대표 선수들에게서 받았던 느낌을 스물두 편의 대화를 들으면서 다시 받았다.

그 무엇이든 그 분야에서 최고에 도른 사람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그들은 대화의 상대방을 잘 안다. 이번 대화를 하기 전에 한두 번 만난 게 전부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거장은 서로를 알아보는 법. 전시회 또는 작품(책)을 통해서 상대방을 잘 알고 있다. 하여, 세세한 설명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둘째, 그들은 나이스(nice)하다. 서로를 존경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대화의 결과물이 묶여서 일반 독자들에게 제공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하여, 이들의 책을 읽지 않은 독자라고 할지라도 그들의 질문과 대답이 낯선 독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셋째, 그들은 쉽게 자신의 무지를 고백한다. 역자 이창희가 날카롭게 지적했듯이 현대 사회의 전문가들은 말 그대로 널리 지식을 추구하는 박사(博士)가 아니다. 오히려 세분화된 지식을 탐구하는 심사(深士)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지를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지를 인정하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는 알아듣기 어렵다. 그런데 최고의 경지에 달한 사람들은 무지를 쉽게 인정한다. 덕분에 독자는 한편으로는 위안 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쉽고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우리는 몇 년의 시차를 두고 그들의 대화를 엿보지만, 마치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대화에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신나는 경험이다.

우리가 해보자

<사이언스 이즈 컬처>를 읽고 즐거운 독자라면 <과학자처럼 사고하기>(린 마굴리스·에두아르도 푼셋 엮음, 김선희 옮김, 이루 펴냄)도 읽기를 권한다. 스페인의 인기 과학 프로그램 연출자이자 사회자인 푼셋이 36회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최고 과학자들의 속내를 유쾌하게 읽어낸 책이다. 인터뷰이도 <사이언스 이즈 컬처>와 겹치는 사람들이 있으니 비교하면서 읽으면 즐거울 것이다.

우리는 화성법을 몰라도 베토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읽을 줄 몰라도 기도할 수 있다. 요리 장인의 책을 읽지 않아도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페인트칠하는 붓만 있으면 예술가가 될 수 있다. 과학으로 들어가는 문턱도 이것보다 높지 않다. 실제로 우리는 어린 시절에 모두 과학자였다.

그때 우리는 물었다. "바다는 왜 파랗지?" 이 질문은 때와 장소에 따라 변형되었다. "바닷물은 어디에서나 파란가?" "바닷물은 밤에도 파란가?" 궁금해진 우리는 질문을 했고, 책을 폈으며, 관찰과 실험을 했다. 답을 얻었든, 얻지 못했든…….

우리가 성장한 다음에는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었다.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등 이동식 미디어 장비가 발전함에 따라 '시민 과학'이 번성하게 되었다. 외계 지적 생명체를 탐사하는 SETI 프로젝트에 수만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철새의 이동과 수질 표본 조사는 일반 시민의 참여 없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과학은 본질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고 열린 공간이다. 누구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아무 때다 뒤집을 수 있다. 생각의 '전복' 또는 '혁명', 이것이야말로 과학적 안정성의 기반이다.

책 마지막에 역자가 언급했듯이, 44명을 두 명씩 묶는 조합은 모두 44C2=(44×43)÷2=946가지다. 우리는 책에서 22개가 대화만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나머지 944가지의 대화는 우리가 직접 해보면 어떨까? 굳이 융합이나 통섭 같은 어려운 말을 쓰지 않더라도, (술 마시지 않으면서) 진지하게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대화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모두 과학자이고 인문학자였으니까. 적어도 어린 시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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