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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돈벌이? 전주국제영화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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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돈벌이? 전주국제영화제 후폭풍

[초점] 유운성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해임' 논란

어떤 조직에서 8년간 근무한 직원에게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해임 통보를 했다. 그리고 해임 통보를 하는 자리에서 "지역 언론들이 똘똘 뭉쳐서 이런 사람을 가만 두면 안 된다고 난리야"라고 언급했다.

개인은 이것이 (1)조직을 둘러싼 지역 언론사들의 외압을 입증하며 (2)그 정도 '외압'으로 8년간 함께 일해 왔던 개인을 해임할 정도로 '허약한' 조직임을 입증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직은 외압은 전혀 없었으며 어디까지나 '프로그래머와의 개인적인 신뢰 관계가 깨졌기 때문에 해임한 것'이라 주장했다.

지난 6월 1일 있었던 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해임 사태'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이러하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측에서는 '프로그래머의 자기중심적인 성격'을 언급하며 사적인 문제라 했고, 유운성 프로그래머 측에서는 영화제의 허약한 조직 구성과 특정 지역 언론사의 외압이 겹쳐진 공적인 문제라고 했다. 어쩌면 쉬쉬하며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었을 사안이다. 그러나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공적인 문제 제기와 전주국제영화제 측의 뒤늦은 미숙한 대응이 잇달아 이어지면서 이 사태를 지켜보는 문화계의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현재까지 유운성 프로그래머와 전주국제영화제 측 사이의 엇갈린 주장은 팽팽하게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트위터 계정(@Yoo_Unseong)과 블로그(☞바로 가기)를 통해 해임 건이 진행된 절차상의 문제를 자세하게 지적했고, 이 과정에 부당하게 압력을 가한 전주 지역 언론에 대한 의혹과 이의를 제기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8일 트위터(@JIFF2000)에 발표한 공식 입장에서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독단적인 태도나 행동은 조직의 화합과 운영에 중대한 과실을 초래"했다고 썼고, 12일 영화제 홈페이지(☞바로 가기)에 올라온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글 '유운성 프로그래머 해임과 관련하여'를 통해선 "저와 유운성 프로그래머와의 신뢰 관계가 깨진 것에서 비롯된 것"이 해임 이유라고 썼다.

특히 쟁점이 되었던 건 5월 4일 전주국제영화제 폐막 기자 회견 당시 오간 발언이었다. 당시 전주 지역 일간지 기자 중 한 명이 "올해 축제도 역시,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 및 부대 행사가 다소 적었다는 평이 있던데 그에 대한 향후 계획이 무엇이냐"라고 질문했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이렇게 답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도' 트는 축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영화제'입니다. (…) 또한 영화제에서 영화와 공연 이외에 훨씬 다채로운 볼거리를 찾으신다면 지금 열리고 있는 한지문화축제를 비롯해 전주의 다른 축제를 찾으시거나 곧 열리게 될 여수엑스포에 가시면 됩니다."

<새전북신문> 기자가 이 발언을 두고 '망언'이라며 자극적인 기사를 썼으며, 민병록 집행위원장이 공식 입장에서 인정했다시피 '상징적인 사건'이 되어버렸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전북 지역 언론들이 영화제 기간 내내 흠집 잡기용 기사를 내보낸 것이 이번 해임 건에 대한 중요한 변수임을 지적했고, 영화제 측에서는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글을 통해 "저는 어떤 결정을 할 때 지역의 여론을 고려하지만 그 정도의 여론으로 8년간 일한 사람을 해임시킬 만큼 경솔한 사람은 아닙니다"라고 주장했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외압의 실체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폐막 기자 회견장에서 있었던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것은 인정하는 모호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스스로 외부의 의문을 증폭시켰다. 이번 해임 건이 영화제를 비롯한 각 지역에 기반을 둔 문화 축제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할 수밖에 없는 문제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먼저 6월 11일 유운성 프로그래머를 만나 해임 전후의 사정을 들어보았다.

프레시안 : 해임 사유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계속 엇갈리고 있다.

유운성 : 6월 5일 민병록 집행위원장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을 때 나눈 대화를 다시 한번 옮겨보겠다. '언론들이 똘똘 뭉쳐서 저런 프로그래머를 어떻게 놔두느냐, 내보내라고 난리다, 내가 막으려고 해봤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유 프로(유운성 프로그래머)가 나가야겠다'고 했다. '해임을 결정한 인사위원회에 누가 참석했나'를 묻자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위원장님은 동의하셨습니까?' '나는 안했다' '그럼 누가 동의했냐?' '밝힐 수 없다' '기자 회견장에서 제 발언이 해임 사유가 된다고 보십니까?' '난 해임을 막으려고 했다' 해임 사유에 대해 재차 물었을 때 위원장은 녹취록이 있으니 그걸 확인하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이런 대화가 오간 다음, 마지막으로 '<OO일보>의 김OO 실장과 잘 지내지 그랬어'라고 하셨다.

그런데 6월 5일 영화제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에는 '외부의 어떠한 압력도 없'다고 했고, 8일 발표한 공식 입장에서는 또 말을 바꿔서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들을 충분히 수렴하고 숙고'했다고 나와 있다. 이게 뜻하는 바가 무엇이겠나. 6월 1일 열린 인사위원회에 참석한 다섯 명, 즉 민병록 집행위원장, 김건 부집행위원장, 홍영주 사무국장, 이영호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 노학기 전주시 신성장산업본부장 외에는 다른 조직위원들은 그런 회의가 열린다는 걸 알지도 못했다.

위원장이 말했던 바에 따라 영화제 전주 사무실에 연락하여 인사위원회의 녹취록을 요구했을 때, 녹취록은 없고 회의록이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건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프레시안 : 해임 건의 쟁점이 자꾸 개인적인 차원, 성격 문제로 환원되는 것 같다.

유운성 : 왜 해임 사유를 언론에 공개 못하냐고 물었더니, 개인적인 일, 너무 창피한 일들이 담겨있어 공개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일 때문에 해임시키는 거라면 내가 그동안 업무상 잘못한 부분을 기꺼이 밝힐 수 있어야 하고, 개인적인 성격 문제라면 그거야말로 면담으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다. 영화제 측에서 사태가 이렇게 돌아갈 줄 모르고 있다고 뒤늦게 준비해서 발표하다보니까 세련되지 못하고 자꾸 실언하게 되는 것 같다.

▲ 유운성 프로그래머.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당신은 이번 해임 건에 전주 지역 언론들의 압력이 중요한 변수임을 밝혔다.

유운성 : 오랜 시간 불편한 관계였지만, 이번 폐막 기자 회견장에서의 내 발언이 결정적인 문제가 된 것 같다. 그 발언을 하고 난 뒤 전주 언론들 분위기가 되게 안 좋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전주 쪽 친구들, 영화제 스태프들이 떠도는 소문을 전해주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문인 것이다.

나를 해임한 당사자들이 나를 불러서 이 얘길 정식으로 꺼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영화제 공식 입장을 보면 해임 사유를 다양한 경로로 당사자에게 전달했다고 하는데, 소문이 내 귀에 전해지는 것을 '다양한 경로로 전달했다'고 표현한 걸까? 어쨌든 주변의 걱정 때문에라도 언론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 중이었는데, 영화제가 끝난 뒤 한 달 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갑자기 해임 통보가 떨어졌다.

프레시안 : 그런데 전주 지역 언론이 영화제에 대해 기사로 압박을 가한 건 올해뿐만이 아니지 않았나.

유운성 : 그동안엔 아예 답변을 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나도 작심을 했다. 영화제 기간 내내 전주 지역 언론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폐막 기자 회견 때 상영작들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작정한 듯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 및 부대 행사가 다소 적었다"는 말도 안 되는 지적을 하자, 내가 "영화제는 영화'도' 트는 축제가 아니다"라고 답한 거다. 그런데 <새전북신문>에서 "'영화제가 영화만 틀면 됐지'라는 망언"을 했다고 기사를 썼다.

프레시안 : 지역 언론이 영화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면, 그 근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프레시안(최형락)
유운성 :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전주 시민들은 그 지역 언론 매체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다. 실상 시민들은 지역 신문을 많이 보지 않는다. 전국 일간지를 훨씬 더 많이 본다. 언론사별 발행 부수 통계를 보면 전주 쪽 지역 신문들의 구독률은 매우 낮다. 발행 부수도 적고 독자도 적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주 지역 신문들이 몇 개일 것 같은가? (한국 ABC(Audit Bureau of Circulations, 신문·잡지·웹사이트 등 매체의 양을 확인하는 기구)의 6월 8일자 부수 보고 현황에 따르면 전주 지역 일간 신문은 총 13종이다. <새만금일보>, <새전북신문>, <전라매일>, <전라일보>, <전민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북매일신문>, <전북연합신문>, <전북일보>, <전북중앙신문>, <전북타임스>, <전주매일>, <전주일보>.)

이 신비로움을 한번 풀어보자. 구독자가 많지 않은데도 신문을 내는 이 매체들은 무엇을 뜻하는가. 전주 지역 신문사들의 사주와 그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회사명을 찾아보면 답이 나온다. 당연히 그 회사와 연관된 신문 입장에선 압박해야 하는 기관이나 단체가 생긴다. 전주에서 국제영화제가 열릴 때에도 여지없이 그 습성이 나온 거다. 문제는 이거다. '얼마나 이익이 되냐.'

프레시안 : 그렇다면 전주 지역 언론사들이 영화제와 연계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방안을 영화제 측에 전달한 게 있었나?

유운성 : 구체적인 건의는 없었다. 기사로만 접했다. 재미있는 건 같은 날 두 신문에서 나온 상반된 기사의 내용이다. A신문사에서는 '영화제 기간 동안 한옥마을에 관람객이 많은 게 자랑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고, B신문사에서는 '영화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날 대체 한옥마을에 사람이 있었다는 건지 없었다는 건지. (웃음)

프레시안 : 영화제 때만 되면 지역 신문에서 되풀이 쓰는 레퍼토리로 알고 있다.

유운성 : 맞다. 그리고 또 하나 있다. 영화제 광고료를 올려달라는 요구.

프레시안 : 어떤 광고료 말인가?

유운성 : 영화제 광고를 싣는 금액 말이다. 우리는 중앙지에는 광고를 못 싣지만 지역 신문에는 전부 다 광고를 내야 한다.

프레시안 : 이번 해임 사태는 2005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김홍준 프로그래머 해임 이후, 영화제와 관련하여 가장 크게 이슈화되고 있다. 혼자서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유운성 : 스태프들 중에 나의 부당 해임에 항의하여 같이 그만둔다는 분들도 있었다. 내가 전부 말렸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없어지는 걸 원치 않는다. 그 친구들은 실제로 일을 진행하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없다면 영화제는 끝장난다. 어떤 경우든 그 친구들은 남았으면 좋겠다. 내가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대상들은, 없더라도 영화제가 지속하는 데 아무 지장 없는 사람들이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드는 생각이, 이제부터 어떤 사람이 영화제에서 일하게 되더라도 언제든 지금 같은 방식으로 부당하게 해임될 수 있다. 나의 복직보다도 우선시되어야 하는 건 이 부분이다. '외압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나를 해임시켰다, 그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

프레시안 :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8년 동안 일하면서 느낀 가장 큰 문제점들을 정리해준다면.

유운성 : 실제로 결정권을 가지는 조직위원회의 개편이 우선되어야 한다. 조직위원회는 총 10인으로 구성되는데, 국제영화제라는 위상에 걸맞게 전주 지역 출신 영화 전문가와 비전주 지역 출신 영화 전문가가 골고루 포함되고, 프로그래머들 역시 거기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기적인 회의를 열며 그때마다 녹취를 통해 회의록을 작성해야 한다. 그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은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조직 운영의 이런 개선을 위해서라도 나의 해임을 결정한 인사위원회의 다섯 명이 책임을 지고 자리를 비워주시면, 좀 더 굳건하고 합리적인 분들이 오셔서 조직 운영을 할 수 있다. 언론과의 기 싸움도 해줄 수 있고 압력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다. 이런 <전라매일>의 기사를 웃고 넘길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모든 문화 행사가 이제는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 행사로 변해야 한다. 이는 단지 축제 행사라고 생각하는 데서 벗어나 역시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경제적 이익 창출을 할 수 있는 고부가 가치 사업으로의 변화를 꾀해 각 시, 군 자치가, 도 살림이 풍성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매년 그만큼의 돈을 투자할 때의 사업성을 생각해 보자. 문화도 돈이다. 고부가 가치다. 영화, 소리, 발효 음식, 서예 등 다 경제적으로 돈 벌 수 있는 사업성을 발휘해야 할 시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성숙된 축제를 원한다."

이번 사건 하나만으로 전주 지역 문화계를 움직이는 몇몇 힘들을 뿌리 뽑겠다는 건 말도 안 되지만, 다른 축제에 종사하는 분들도 유사 사건이 터질 때 전주 지역 언론에 좀 더 강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사례를 만들고 싶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첫째, 나의 부당 해임을 철회하라. 둘째, 이번 부당 해임을 주도하고 결정한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김건 부집행위원장은 현재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해임되어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이런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입장을 염두에 두고, 6월 12일 오후 김건 전주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의 반론을 들었다.

우선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5월 29일 만남을 놓고 영화제 측에서 주장한 것처럼 해임 통보에 앞선 면담이라고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은가라고 질문하자, 김건 부위원장은 "위원장님이 직설적으로 말씀을 잘 못하시는 편이다. 돌려가면서 우회적으로 얘기했다"고 설명하면서 "유 프로그래머가 자신의 해임이 부당하다고 판단한다면 해임 이후 15일 안에 소명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럼 인사위원회를 다시 열 것이다. 그런데 유 프로그래머는 절차를 지키지 않고 해임 통보 2시간 만에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서 일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며칠 동안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이의 제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던 건 "8년간 같이 일한 가족인데, 옆집에서 이혼하네 마네 싸울 때 옆에서 부추기고 싸움을 크게 만들면 안 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화제 측에선 규정집에 따라 적합한 조치를 취했으며, 조직에 관련된 내용을 하나하나 밝힐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지역 언론의 외압, 폐막식 기자 회견장에서의 발언 등에 대해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김건 부집행위원장은 "시각 차이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말을 이었다.

"누군가는 어떤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동일 인물을 좋게 생각할 수 있다. 그걸 일일이 외압으로 여기면 안 된다. 유 프로가 폐막식에서 발언한 내용, 맞는 말이다. 나도 유사한 발언을 방송에서 한 적이 있다. (이번 해임은) 민병록 위원장이 고민한 끝에 어렵게 결정내린 부분이다. 유운성 프로그래머도 해임 사유서에 대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이의 제기를 할 때 다시 한 번 소집될 인사위원회의 구성원은 첫 번째 인사위원회와 동일한가에 대해 묻자, 김건 부위원장은 "민병록, 홍영주와 나는 그대로 갈 것이며 나머지 두 명에 대해서는 동일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답했다.

6월 13일에는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염두에 두고, 갑작스런 해임 통보에 지역 언론의 외압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유 프로그래머에게 지역 여론이 나쁘다고 했다. 또 이사 중 몇 분이 부정적으로 얘길 한다고도 전했다. (이번 건에 대해서) 여론을 조사해보는 건 당연한 거니까, 그런 식으로 얘길 했던 거다. 사실 해임시키는 사람 앞에서 이러이러하다고 말하기가 미안하더라. 그래서 자세하게 얘길 안했다. 나중에 해임 사유서를 보내줄 때 거기에 자세하게 적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임 건을 둘러싸고 영화계 내에서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트위터 상에서 이송희일 감독, 변영주 감독,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등이 항의의 뜻을 표명했고, 김영진 영화평론가도 <한겨레>에 해임의 부당성을 토로하는 글을 실었다. 1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일했던 스태프 28명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들도 해임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었던 영화감독 페드로 코스타, 벨라 타르, 드니 코테, 잉량, 영화평론가 크리스 후지와라,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올리비에 페레, 파올로 베르톨린 베니스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가 공개적인 유감의 뜻을 표했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는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해임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전주국제영화제의 관계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갈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한 2013년 4월 1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정상적으로 치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드는 상황이다. <프레시안>에서는 이 사태에 대한 반론과 첨언을 원하는 이들에게 글 게재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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