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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최소 35명, 부상 1400명…이집트 '내전'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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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최소 35명, 부상 1400명…이집트 '내전' 신호탄?

[분석]"알제리 아니면 시리아 식 내전 불가피"

이집트가 알제리식 내전에 빠져들고 있다. 군부가 이슬람 종교 세력 무슬림형제단을 배경으로 하는 무함마드 무르시를 대통령 직에서 축출한 이틀 뒤인 5일 금요일은 곧바로 '피의 금요일'로 변했다.

군부의 '무혈 쿠데타'는 결코 무혈이 아니었다. 금요일에만 30명 이상의 사망자가가 나오는 등 이틀 사이에 최소한 35명이 죽고, 1400명 이상이 다쳤다. 정부 발표가 이 정도다.

6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무르시 지지자들이 사제 폭탄까지 동원해 군부와 무르시 퇴진을 요구한 시위대에 항의한 시위는, 결국 군부가 시위대에 발포하는 등 무력진압에 나서면서 일단 진정됐다"고 전했다.

▲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라도 군부의 동의 없는 '독재'를 하면, 여론을 빌미로 군부가 대통령을 축줄할 수 있는 것일까? 이집트가 '종교 독재'를 펼친 대통령 지지 세력과 이를 반대하는 세력이 대립하며 내전에 빠져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당시 무르시 대통령과 지난 3일 그를 축출한 군부의 실세 알시시 장군. ⓒAP=연합뉴스

"군부가 약속한 '새 세상' 지켜진 역사 없어"

신문은 "이집트 군부는 새로운 정치 프로세스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이집트의 분열의 정도는 현재 벌어지는 폭력 수위가 말해준다"면서 이집트가 알제리식 내전에 빠져들 것을 우려했다.

신문은 독재 타도를 외치며 2년 전 '군사 정권의 독재자' 무바라크를 끌어내린 세력이 민주적 선거로 의회와 대통령직을 장악한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의 '종교 독재'에 반발해 군부의 개입을 환영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정치적 문제를 군부의 힘에 의존해 해결하면서 군부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모든 역사를 돌이켜볼 때 군부가 자유와 개혁을 약속한 이후 그 결과는 다시 독재"였다고 지적했다.

BBC 방송도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이 권력 장악 1년 만에 군부의 개입에 의해 밀려나자 기뻐하는 세력들이 있지만, 기쁨은 잠시"라면서 "이집트 뿐 아니라 중동 전체에 걸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방송은 이집트의 상황은 '알제리 내전'이라는 끔찍한 선례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1991년 알제리에서 이슬람 정당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군부의 개입으로 선거가 철회된 직후 이슬람 세력은 더 이상 투표에 의존하지 않고 힘을 택했다. 그 결과는 10여 년에 걸쳐 15만 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내전이었다는 것.

"중동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미국의 정보 전략 분석 업체 <스트랫포>는 "이집트 사태는 아랍권에서 과격 이슬람주의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에 중대한 타격을 가한 것"이라면서 "이집트에서는 군중의 압력을 빌미로 군부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언제든지 축출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BBC는 "이슬람 정권을 지지하는 강경파들이 무력을 선택 가능한 유일한 대안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주말에 벌어지는 사태는 훗날 벌어질 사태의 방아쇠가 당겨진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디펜던트>는 "알제리의 경우는 이슬람 세력이 통치를 하지도 못한 반면, 이집트의 무르시는 1년 동안 국정을 운영했다"면서 이집트의 상황이 더 심각한 분열을 보일 가능성을 내다봤다.

군부가 무르시를 축출하기 직전 공무원 신분으로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무하마드 누필(44)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군부가 민주적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을 축출하면 대통령 지지자들이 폭력적으로 반발할 것이 틀림없다"면서 "군부가 나선 이후의 이집트는 시리아처럼 되거나, 알제리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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