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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소프트 쿠데타?…군, 최후통첩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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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소프트 쿠데타?…군, 최후통첩성 경고

[전망]"알제리 사태의 비극 일어날지 모른다"

2년전 이집트에서 분 '아랍의 봄'으로 '군부독재'가 타도됐지만, 그 결과는 민주적인 선거를 거친 '종교독재'로 전환됐을 뿐인 실패였다.

이집트는 최대 종교세력 무슬림형제단의 '꼭두각시' 무함마드 무르시가 대통령 취임 1주년만에 '이슬람식 종교 독재'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전국민의 15%에 달하는 사람들이 거리에 몰려나와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에 직면했다.

그 틈을 타고 국민에 대한 끔찍한 탄압을 일삼던 군부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심지어 이집트 군부는 1일 국영TV로 생중계된 성명을 통해 "정치 세력은 48시간 이내로 정치적 혼란을 해결하라"면서 "국민 요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성 경고를 날렸다. 일각에서는 군부의 성명을 군부의 '소프트 쿠데타'로 부르면서 군부 성명 발표를 주도한 압델 파타 알시시 국방장관을 주목하고 있다. .
▲ 이집트 군부가 이집트 정치의 중심에 전면 재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해 10월 10일 무르시(가운데) 대통령이 이스마일리아의 군부대 시찰 도중 압델 파타 알시시(왼쪽) 국방장관과 대화하는 모습.
ⓒAP=연합

군부의 '개입' 의지 선언, 흔들리는 무르시 정권

이집트 혼란 상황에서 군사쿠데타까지는 아니더라도 군부가 다시 권력의 중심이 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비쳤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이집트 대통령실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승인을 받지 않은 군부의 선언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은 화해 도출을 위한 노력을 자체적으로 계속해 나가겠다"면서 군부의 최후통첩을 일축했다.

군부도 "쿠데타라도 일으키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자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혼란 해결에 대해 시한을 제시한 것은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면서 "이집트군의 이념과 문화는 군사쿠데타를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치고 빠지기 수법을 썼다.

하지만 이집트 내각에서는 이미 외교장관까지 포함해 장관 6명이 사퇴하는 등 정권이 흔들리고 있다.

"이집트 알제리식 내전으로 가나"

이집트 사태와 군부의 움직임과 관련,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일(현지시간) '이집트 군부가 선출된 대통령을 축출할 것인가(Is Egypt's military about to overthrow an elected president?)'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민주주의로의 이행해 실패하면서 분열된 이집트 사회에 다시 군부가 권력의 중심에 서고, 사실상 내전 상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주요내용이다. <편집자>

이집트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2년전 무바라크 퇴진 이후 가장 위험한 순간에 처해있다는 것은 틀림없다. 군부는 다시 이집트 정치의 중심으로 전면에 나섰다. 무슬림형제단은 반대세력의 공세에 밀리는 느낌을 받고 있다.

이집트 정치의 민주적 이행은 실패했다. 군부에 대해 애정을 표시하는 반정부시위대의 태도가 가장 강력한 증거다.

무바라크를 퇴진시켰던 민주주의자 상당수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기에 이르렀다. 물가가 치솟는 등 무르시 정권의 실정에 대해 분노한 나머지 수십년 동안 지속된 군부독재에 대한 분노가 '없었던 일'이 되버렸다.

"이집트, 현재 국방장관 알시시 장군이 지배하고 있다"

군부는 '소프트 군사 쿠데타'가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상당수의 시위대로부터 기대를 받는 존재가 됐다. 이집트 정치학의 전문가 스티븐 쿡은 "국방장관 알시시 장군은 현재 이집트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다. 그는 통치하지 않지만 지배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집트 사회가 극도로 분열돼 있다는 점이다. 무르시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는 국민과 이들을 위험한 실패작으로 보는 국민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현정권을 비판하는 진영에서는 무슬림형제단이 이집트 사회를 이슬람화시키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을 펴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민주적인 선거를 거쳤지만 법치라고 할 수 없는 국정운영으로 이집트 사회는 더욱 분열됐다. 야권은 무바라크 시대의 철권통치에 의한 안정을 바라는 세력에서부터 온전한 민주적 개혁을 원하는 이들까지 양극단에 걸쳐서 갈려있는 '구심점 없는 야권'이다.

이런 상황은 이집트 사회를 갈림길에 놓이게 만들었다. 군부냐, 무르시냐. 무르시의 집권 기간에 단 하나 이룬 업적이 있다면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짧은 기간에 이집트를 분열시킨 것이다.

알제리 사태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1992년 알제리 군부는 이슬람 정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자 선거를 철회시켰다. 그 결과 최소한 15만 명의 국민이 희생된 10여년의 내전에 시달렸다.

알시시 장군도 이런 역사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집트의 거리를 매운 수많은 시위자들이 무르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군에게 남아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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