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 공개 등 정치권에 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국정원 발(發)' 현안들에 대해 침묵을 고수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서한까지 보냈지만 청와대에서는 어떤 반응도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여러 방면에 걸친 지시와 논평을 내놨다. 박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주제는 순서대로 사흘 앞으로 다가온 방중과 장마 피해 대비,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출범, 정부 3.0 비전, 공공기관 경영평가, 정부 지원금 부정수급 문제 등 비리 척결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의 지난해 대선 개입 의혹과, 지난 20일의 이른바 'NLL 대화록' 공개 행위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당 대표 명의의 공개서한을 박 대통령에게 보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수용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김한길 대표는 "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가 국정원의 개입 사실을 알고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후보 당시 (대선 개입 사건을) '여직원의 인권 문제'라고 말씀한 것은 잘못된 보고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대통령의 해명과 사과가 있으셨으면 한다"고 했었다.
제1야당의 대표가 보낸 서한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은 주말의 촛불시위 등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이 더 큰 문제로 비화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NLL 대화록' 공개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 문제는 이보다 더 활발할 수 없을 정도로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가 되고 있다"며 "좀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공개에 대한 청와대 입장이 무엇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되면 청와대가 잘못했다고 할 수있다. (발체본 공개) 과정에 대한 건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그렇다"고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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