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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윤창중 사태'도 버티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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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윤창중 사태'도 버티면 이긴다?

이남기 홍보수석 사의표명 열흘 지나도록 '無응답'

정국을 뒤흔든 '윤창중 사태'가 이대로 물밑으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사건 초기부터 최소 대응 전략으로 일관했고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언론에서도 관련 보도가 줄어들었다. 청와대의 '로우 키' 대응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고위관료들의 성 인지 수준과 국가적 위기관리 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이번 사건이 이대로 흐지부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부터 2주째, 이남기 홍보수석이 사의를 표한 지 열하루째 되는 날인 21일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 수석의 거취와 관련해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청와대의 입'인 김 대변인의 말은 1주일째 같다. "모른다." "들은 바 없다." 지난 12일 허태열 비서실장의 말도 사실상 같은 내용이었다. "인사권자(대통령)가 결정할 일이다."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이 수석의 거취에 대해 "인사에서 신뢰할 만한 소스(정보출처)는 대통령 1인밖에 없다"면서도 "진행되는 조사에서 (이 수석에 대한 의혹이) 규명되면 바로 결정하실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이 관계자는 '이 수석 사표도 미국 경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렸다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 경찰에서 다 하려면 몇 달이 걸리는데, 그렇게까지는 아닐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진행되는 조사'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방미 수행팀 전원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감찰을 가리킨다. 현재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조사 중'인 상태다. 조사는 8일째를 맞고 있다. 지난 13일 허태열 실장이 "민정수석실은 방미단과 함께 전 방미 일정을 '리뷰'(재조사)"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조사의 경과나 결과는 모두 발표되지 않고 있다. 조사가 진행 중인지, 대통령에게 중간보고라도 됐는지, 조사한 내용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청와대 대변인의 답은 역시 같다. "들은 바 없다." 급기야 조사 1주일째인 20일, 한 석간신문은 '민정수석실은 1차 진상조사를 끝냈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도 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으나 곽상도 민정수석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곽 수석은 "아직 피의자 진술도 받지 않았다"며 "조사는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보고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신문의 기사는 총체적으로 사실무근이다"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조사 8일째를 맞도록 아직 사건 핵심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것대로 '그럼 청와대는 한 게 뭐냐'는 말을 낳을 수 있는 부분이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자료사진) ⓒ뉴시스

결국 이 수석의 사의 문제나 민정수석실의 조사 등을 놓고 청와대가 보이고 있는 태도는 '윤창중 사태'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비판받았던 모습이 하나도 개선되지 않은 꼴이다. "인사에서 신뢰할 만한 소스는 대통령 1인"이란 말에서는 '대통령 1인 독선 인사' 비판이, 대변인이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들은 바 없이'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예측을 하는 식의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참모가 없다는 청와대 내 의사소통 구조의 문제가, 언론 보도에 대해 부인은 확실히 하지만 어떤 추가 설명도 없는 모습에서는 인수위 때부터의 '불통' 논란이 그대로 연상된다.

'사실무근'이라는 석간신문의 보도 역시 조사 개시 1주일이 되도록 경과조차 밝히지 않는 상황 속에서 나온 측면이 크다. 또 이 수석의 사표를 열흘째 처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어떤 지점을 고심하고 있는지 설명하는 것이 오해나 억측을 줄일 수 있는 길이지, "들은 바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언론에서 이 수석의 사표를 수리하지도 반려하지도 않은 채 쥐고만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 '야당의 추가 인책 요구를 방지하기 위한 포석'이니, '이 수석이 미국 경찰의 수사를 받는 상황에 대비해 현직 신분을 유지하게 해 주는 배려' 등의 의심어린 분석마저 내놓고 있는 것은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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