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8일 오전(현지시간) 가진 연설 도중 "60년 전, 남북한 간의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 설치된 DMZ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지역"이라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DMZ 내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 그곳에서 평화와 신뢰가 자라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이날 연설과 전날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 등의 계기에 밝힌 미래 한미동맹의 3가지 새로운 지향점, 즉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조성, △동북아 평화협력 체제 구축, △범세계적 기여 확대 중 첫 번째 항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나온 것이다. '한반도→지역(동북아)→세계'로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 특징이다.
박 대통령은 평화통일 기반조성과 관련해 "북한의 도발에도 한국 정부는 차분히 대응하고 있고,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도 안정을 유지하며, 기업들도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도발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을 미 의원들에게 설명하며 "그 동안은 북한이 도발로 위기를 조성하면 일정 기간 제재를 하다가 적당히 타협해서 보상을 해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 왔다. 그러는 사이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더욱 고도화되고 불확실성이 계속됐다"는 인식을 보였다.
이어 "이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면서 "북한은 핵 보유와 경제 발전의 동시 달성이라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세웠다.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다(You canno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고 북한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
朴, 미 의회에 원자력협정·전문직 비자쿼터 등 현안 협조 구하기도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한국의 과거 경제성장을 언급하며 "세계인들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구축이라는 4대 국정기조를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룰 것"이라고도 했다. 취임사, 첫 국무회의 등 주요 메시지마다 등장한 '한강의 기적'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언급된 셈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미 의회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직접 의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한미원자력협정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은 제3세계에 핵발전소를 짓는 일을 함께 하고 있으며(partnering), 현대적이고 호혜적인 협정 개정은 양국의 관련 산업에 큰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하거나, 미 의회에 법안이 계류 중인 전문직 비자 쿼터 문제에 대해 "미 의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한 부분 등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 중 한국전 참전 경력이 있는 미 의원들을 일으켜 세워 소개하거나 한국전 참전 및 주한미군 근무 등으로 3대에 걸쳐 한국과 인연을 맺어 온 현역 미군 가족의 일화를 소개해 의원들의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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