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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핵전쟁? 중동핵전쟁 가능성 100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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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핵전쟁? 중동핵전쟁 가능성 100배 크다"

[해외발언대]"본질은 중·일 자원전쟁, 북한은 중국의 투견"

역사를 보면, 모두가 주목하며 걱정하는 일은 정작 일어나지 않고 다른 곳에서 사건이 터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핵보유국' 북한은 한반도가 전시상태라고 선언하고 지난 9일 서울의 외국인들에게 핵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피신하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은 아무 경험도 없이 세습권력을 쥔 30세의 젊은이로 권력기반이 취약하다. 그를 상대해본 경험이 없는 미국 등 서방권에서는 "혹시 김정은이 정신이상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북한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대두되면서, 정작 한반도의 주민들은 심드렁해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더 떨고 있는 것이다.
▲ 지난 2월 28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왼쪽)이 전 미 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맨과 함께 평양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 선수들의 농구경기를 관전하면서 즐겁게 웃고 있다. ⓒ로이터

돌연 유화국면 전개되나

또한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계속된 위협, 여기에 대응한 한미연합군의 무력시위, 다시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조치에 늦어도 주말 전후에 발사될 것이라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까지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가 되는 상황으로 치닫자 돌연 "사태를 진정시키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제 중국도 북한이 너무 막 나가고 있다고 제어하려는 모습을 공공연히 보이고, 미국 정치권에서 "살살 대하자"는 얘기들이 나오고,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는 등 유화국면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북한전문가로 유명한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교수는 <뉴욕타임스> 10일자 기고문을 통해 "역사의 경험으로 볼 때 몇 주안에 모든 것들이 진정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매체들은 김정은이 미 제국주의자들을 겁에 질리게 해 북한을 침략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선전할 것이며, 북한 외교관들은 국제적인 원조와 외교적 양보를 얻어내려 나서기 시작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정은과 북한 원로세력, 현세 향락 추구자들"

란코프 교수의 이런 단언은 "김정은이 정신이 이상하다고 우려하는 것은 아무 근거없이 겁을 먹은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 지도자들이 비이성적이며, 그들의 결정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정말 한심한 판단"이라면서 "북한은 사후 세계를 설파하는 광신자들이 이끄는 신정체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란코프 교수는 "김정은은 농구와 피자를 좋아하는 등 삶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북한의 원로 세력들도 값비싼 자동차와 양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북한이 자멸할 길을 원한다는 생각은 아무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정은 등 북한의 지도부가 미치지 않았다고 해도, 우발적인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만만치 않다.

"재래식 도발이 핵전쟁으로 돌변 가능"

조지타운대 교수 키어 리버와 다트머스대 교수 대릴 프레스도 <포린어페스> 최신호 공동기고문에서 "북한과의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결코 희박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두 교수는 "김정은이 허풍을 떨고 있다고 해도, 재래식 전쟁을 벌이다가 궁지에 몰리면 핵전쟁으로 순식간에 돌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란코프 교수도 몇 개월전 "김정은은 일정한 양보를 얻을 때까지 도발의 수위를 높이다가 남한 사람들의 생명을 희생시킬 정도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아시아판 편집인 데이비드 필링은 "란코프 교수의 예측은 지금까지 소름끼치도록 정확해서 이런 예측이 더 우려를 자아낸다"고 지적했다.

필링은 "북한의 도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와 김정은이 협상이 잘 되는 대상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 변수"라면서 "미국은 긴장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미국은 이미 예정됐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계획을 연기하는 등 북한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핵 저지 못하면 이스라엘이...."

일각에서는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 때문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보다는 이란의 핵개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이스라엘의 전쟁 불사론이 실제로 현실이 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반도 위기의 본질은 중국과 일본의 '자원전쟁' 가운데 벌어지는 '사이드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전제는 중국이 북한을 '완벽히 장악하고 있다"는 판단을 깔고 있다. 북한이 도발을 일으켜도 중국이 '통제가능한' 범위에 그친다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의 핵 문제를 국제사회가 유화적으로 다루게 된다면 이스라엘이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점을 묻고 있다. 북한의 핵을 국제사회가 저지하지 못하는 것을 본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할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다.

10일 영국 <가디언>에 게재된 '한반도 위기, 남북이 아니라 중일의 대결(Korea is the focus, but this is China versus Japan)은 이런 주장을 담은 글이다.

필자는 중국계 영국인 작가 티머시 모. 그는 한반도 위기는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 섬과 석유 등 자원과 관련된 갈등 속에서 벌어지는 '사이드쇼'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 편집자

"중국이 북한에 경고? 한바탕 쇼"

한반도 위기는 남북과 관련이 거의 없다. 중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보장할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확보와 관련된 것이다. 현재 북한이 악당으로 등장한 상황은 6개월 전 센카구 섬을 둘러싸고 벌였던 쇼의 재판인 일종의 판토마임이다.

센카구 열도와 그 밑에 깔려 있는 화석에너지 자원이 분쟁의 본질이며 남북 문제가 아니다. 석유에너지 고갈 문제가 대두되면서 열강들에게 장기적 에너지 안보는 최우선의 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 정권에게 이 문제가 더욱 절실해지는 이유가 있다.

원유 1배럴 가격이 200달러가 넘어가고 실업률이 15%에 이른다면 미국에서는 집권당이 대선에서 패배하는 정도의 문제라면, 중국에서는 생사가 걸린 문제, 최소한 모든 것을 잃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공산당 독재체제의 중국에서 세습 권력 엘리트 층이 자리를 지키려면 지속적인 성장과 삶의 질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고 여기에는 석유가 있어야 한다.

북한이 대외거래에 자율성이 있다거나, 중국이 원하는 수준을 넘어가는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한바탕 쇼일 뿐이다.

북한은 중국의 '투견'이다. 중국은 각종 무기, 식량, 연료를 지원하면서 북한을 통제하고 있다. 중국은 1950년 유엔군을 상대로 한국전쟁에 개입해 전쟁의 흐름을 바꾼 그 날부터 북한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인사권을 쥐고 있다. 북한은 막강한 전력을 가진 사나운 투견이다. 그러다보니 주인의 뒷발꿈치를 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정말 주인인지는 서로 알고 있다.

북한은 중국에 예속된 정권이라기보다는 특별자치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고층빌딩과 법치 대신 핵무기와 강제수용소가 배치된 곳이다.

"센카쿠라는 장물을 둘러싼 중.일 대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위협과 무력시위가 커다란 태풍으로 변할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의 최고지도부가 아니다. 전례없이 분열된 군부다.

북한도 내부적인 자체 문제가 있다. 지금 같은 위기를 고조시키는 상황은 북한의 젊은 최고지도자 김정은에게 군부에 대한 장악력을 키워준다. 한껏 숨을 들이쉰 개구리처럼 북한도 국제 무대에서 실제보다 크게 세력을 과시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가 그렇게 치명적인 것이 아니라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오길 바라는 것은 철부지 같은 소망이다. 김정은은 한바탕 소동을 벌이면 과거처럼 제재가 완화되고 원조가 재개될 것으로 믿고 있다.

한국인 대부분은 이런 위협에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전쟁으로 두 번, 평화시에 한 번 등 세차례나 핵재앙을 겪었다.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일본인들이 거리에서 북한 요원들에 의해 납치되는 사건이 수십년째 풀리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북한은 실제로 위협적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일본을 외교에 치우치고 군사적 대응에 소극적인 나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일본의 자위대, 특히 해군은 강력한 무력을 자랑한다. 일본은 중국만큼 많은 핵무기를 만들 플루토늄을 축적해 놓고 있다. 일본은 헌법으로 핵무기 수입이 금지돼 있지만, 순식간에 만들 능력이 있다.

국지전 정도는 아이들 불장난처럼 언제나 막을 수 있지만, 진짜 전면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수습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상황은 장물을 둘러싼 뜨거운 흥정이라고 봐야 한다.

일본은 댜오위 섬의 석유 지분을 최대한 가져가길 원하는 반면, 중국은 최대한 적게 양보하려고 한다. 결국 일본은 중국에게 밀리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 이란에 대한 극단적 조치 명분 찾을 것"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서는 살펴본다면, 미국은 힘없는 동맹국들을 끝까지 보호한 역사가 별로 없다.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는 중국이 무력으로 나오면 미국에게 외면받을 것이다.

미국의 소위 '아시아 중시 전략'은 작동할 수 없다. 이 지역은 중국의 뒷마당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중국의 함대가 유전을 확보하겠다고 멕시코만에 진입하거나 케이먼 제도에 상륙한다고 생각해보면 헛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짜 볼거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다.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쇼보다는 100배나 가능성이 높다.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서방권이 유화적으로 나올수록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명분을 찾을 것이다. 정말 우려해야할 사태는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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