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두 대가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을 겨냥한 실전훈련을 한 것이 알려지자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은 심야에 최고사령부 긴급 회의를 열어 전략미사일 부대에 사격 준비 지시를 내리고, 미국 본토까지 도달하는 미사일 궤적까지 그려진 작전지도를 배경으로 회의하는 사진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권은 물론 옛 소련 위성국가였던 동구권까지 해외 군사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북한의 대내, 대외적인 선전 레토릭에 가깝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전방 시찰 사진. |
"개성공단 상황이 가장 좋은 척도"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체면을 지키려고 국지적인 도발을 감행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지만, 국지전 도발은 북한의 위협적인 발언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전면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위협을 '레토릭'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국지전 도발 가능성도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최근호는 "북한의 위협은 공허하거나 희극적인 경우가 많았다"면서 "지난 반세기에 걸쳐 북한은 실제 행동보다 말이 훨씬 거칠었다"고 지적했다. 비근한 예로 2012년 4월 북한은 남쪽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에서 "서울을 잿더미로 만들겠다"고 위협했으나 그동안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한 고위 관료도 <CBS>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은 전쟁을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면서 "북한은 상호 모순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로는 전시상황이라는 등 최고 수위의 위협적인 발언을 하면서도 개성공단을 폐쇄하지도 않고,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은 연간 20억 달러의 매출을 일으키고, 북한의 노동자 5만여 명이 고용돼 이들이 벌어들이는 달러만 연간 1억 달러에 육박하는 곳이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의 상황이 북한의 전쟁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우선적인 척도로 보고 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부대가 발사 대기에 들어가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 관계자는 "실제 전쟁 준비가 아니라 군사훈련이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 본토 공격할 북한의 ICBM은 없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전문 유리 라이헬은 최근 '종이 호랑이의 위협'이란 글을 통해 "북한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면서 "미국과의 군사 동맹까지 고려하면 북한의 승전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일축했다.
북한이 '미 본토 타격 계획'이라는 지도가 포함된 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비확산·군축국장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공격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야 자유지만, 실제로 미 본토를 공격할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31일 김정은이 처음으로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경제와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하고, "조선의 핵무기는 정치적 흥정물이나 경제적 거래물이 아니다"면서 핵보유의지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을 확고히 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의 원료가 철저히 통제되고 있어 확실치는 않지만, 북한 당국이 극도로 통제가 가능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농축 우라늄(HEU)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정말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은 북한의 '전쟁 의지와 능력'이 아니라 북핵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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