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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왜 '이해찬-박지원'을 겨누나?

[대선읽기] 명분, 실리 다 노린 '양수겸장?'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요구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민주당 혁신, 둘째는 단일화 과정의 문제 해결과 재발방지다.

당 혁신과 관련해 안 후보는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미 제기되고 있는 당 혁신 과제들을 즉각 실천에 옮겨 달라"고 말했다. 이같은 안 후보의 말은 사실상 '이해찬-박지원 체제'(이-박)의 즉각적 종료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긴급 기자회견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혁신 과제에 당 지도부-원내지도부 퇴진도 포함되나?'라는 질문에 "공개된, 언론을 통해 전달된 내용만 알고 있다"며 "내용에 대해 구체적 으로 언급하는 건 안 맞다"고 피해갔다.

그러나 언론에서 제기된 수준에서도, 당 혁신을 가장 간명하게 상징하는 것은 언제나 '이-박 퇴진' 이었다. 민주당 내 새정치위원회는 지난달 말 지도부 총사퇴 의견을 낸 바 있고, 이달 초 김한길 의원도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이-박'의 퇴진을 요구했다.

▲ 안철수 후보로부터 사실 퇴진 압력을 받게 된 이해찬-박지원. ⓒ연합

문제는 안철수 후보가 왜 민주당 내의 문제일 수도 있는 '이-박 퇴진'을 단일화 논의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걸었느냐 하는 점이다.

먼저 안 후보 측에서는 단일화 국면에서 문제가 됐던, 자신들이 '구태 정치'라고 표현한 행위들의 주체를 이-박 지도부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가 "문 후보가 직접 단일화 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셔야 한다"면서 요구한 "실질적인 재발방지책"이란 것이 결국 당 혁신과 내용적으로 같을 수 있다는 것. 결국 첫째와 둘째는 형식상으로는 분리되지만 한 가지라는 얘기다.

단일화 협상에서 안 후보 측의 문제제기를 받았던 인물들 중에는 '친노'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협상 대표로 나선 윤호중 의원, 안 후보 측의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에 대한 인신공격 논란을 빚은 백원우 전 의원, 협상에 배석했다는 것만으로도 논란이 됐던 윤건영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다. 그런데 이해찬 대표는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친노의 수장'이라는 평가를 당 내외에서 받고 있는 상태다.

또 이날자 <서울신문>에 따르면,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최근 호남에서 여론조사를 위한 조직 동원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가 '호남 조직 동원'에 관여했다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또 이와는 별개로, 단일화 과정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지역이 호남이고, 현재 민주당 지도부에서 호남을 대표하는 것이 박 원내대표다.

즉 지금까지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안 후보 측이 문제 삼은 행동들을 미리 막고,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 민주당의 탄탄한 지역조직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까지는 실리의 측면이다.

다른 한 가지 측면은 명분이다.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단일화 시일인 25일이 열흘 내로 다가왔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협상을 재개하라는 압력이 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의 사과만 받고 못 이긴 채 복귀하는 것은 모양새가 썩 좋지 않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따라서 민주당의 쇄신을 유권자들에게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인 이-박 퇴진을 현실화해 내면서, '선거 과정에서부터 정치를 바꾸겠다'는 자신의 출마선언 내용을 실현했다는 것을 명분으로 문 후보와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 실제로 안 후보 캠프와 가까운 한 인사는 최근 협상중단 상황의 출구로 '정치쇄신이라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을 거론한 바 있다.

안 후보 본인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저는 어제 다시 출마선언문을 꺼내 읽었다"며 "그 때 이런 말씀을 드렸다. '저는 먼저 정치개혁은 선거과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왜 정치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왜 이 자리에 서 있는지 이유"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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