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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강병기, 당권도전 "구파도 신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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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강병기, 당권도전 "구파도 신파도 아니다"

오병윤 거취가 변수…심상정과 2파전? 3파전?

통합진보당 대표 경선에 강병기 전 경상남도 정무부지사가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이는 이른바 경기동부연합과 광주전남연합 등 구 당권파와 조율을 마치지 않은 울산연합 세력의 독자적인 행보로 보인다. 구 당권파 주류에서 대표 후보로 생각하고 있는 오병윤 의원(광주 서을, 초선)의 행보가 변수로 보인다.

강 전 부지사는 15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농민으로 살며 묵묵히 지역을 일구겠다고 결심했던 제가 담히 당 대표 선거에 나서야겠다는 결단을 하게 됐다"며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 대립을 종식시키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전 부지사는 "이른바 구 당권파와 신 당권파가 자기 주장만이 옳다는 아집에 사로잡혀 통합의 정신을 외면하고 극단적 '치킨게임'을 벌였다"며 "대립과 대결의 연장선상에서 당직 선거를 치르게 되면 당에는 쇄신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구 당권파와 혁신비대위 양 측을 모두 비판했다.

강 전 부지사는 △선거 부정사태의 '정치적' 해결 △진보적 정체성 확립 △정파주의 및 패권주의 청산 △당의 외연 확대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교체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선거 부정사태 해결과 관련해 "제명 출당의 방법이 아닌 설득의 방법으로, 당사자 결단의 원칙에 따라 자진 사퇴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그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사퇴 불가 입장인데 설득이 가능하다고 보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답했다.

강 전 부지사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출신으로,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당선된 6.2 지방선거에서 범 진보진영 '지방 공동정부'의 한 축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번 4.11 총선에서 경남 진주을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중도에 친여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패배해 사퇴한 바 있다.

울산연합의 대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민병렬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최고위원 출마 계획을 밝혔다. 강 전 부지사와 민 위원장 등 이른바 울산연합은 자주파(NL)에 속하면서도 혁신비대위에 참여하는 등 당 내에서 중간자적 위치를 취해 왔다.

▲강병기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프레시안 자료사진

강 전 부지사의 대표 출마는 울산연합의 독자적 판단으로 보인다. 민 위원장은 '오병윤 의원 등과도 협의가 된 것인지'를 묻자 "그렇게 전체적으로 한 건 아니다"고 답했다.

경기동부연합 쪽 핵심 관계자도 강 전 부지사의 출마에 대해 "몰랐다"며 "폭넓게 의견수렴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 전 부지사 본인도 "구당권파, 신당권파 어디에도 얽매일 생각이 없다"며 구 당권파의 당직선거연대설에 대해 "소문에 불과할 뿐"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강 전 부지사가 가진 약점도 있다. 무엇보다 제3당으로 부상한 통합진보당을 이끌기에는 지명도가 약하고 지도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강기갑 비대위원장도 강 전 부지사 출마를 만류했었다. '구도의 힘'으로는 당선이 가능하지만, 독자적 실력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강 전 부지사의 취약점이다.

총선 과정에서 보인 단일화 행보에 대한 비판도 있다. 당시 강 전 부지사는 무소속 강갑중 후보와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를 선 제안했으나 패했다가 불복, 이후에 승복하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진보진영 내에서는 '불복'보다도 애초에 강갑중 후보와의 단일화 제의를 한 것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강갑중 후보는 무소속이긴 하지만 구 한나라당 공천으로 도의원을 지냈고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보수, 친여 성향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두 후보 모두 진주 강씨여서 '같은 문중이라고 단일화하나'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었다.

강 전 부지사가 이같은 약점을 극복하고 당선되기 위해서는 구 당권파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마를 선언한 것은 구 당권파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독자 출마는 필패'라는 이야기다. 오병윤 의원은 여전히 고심 중이다. 구 당권파 내 광주전남연합에서는 '강병기로 단일화하자'는 주장에 비교적 긍정적인 반면 경기동부연합에서는 오병윤 의원 출마를 강력 권유하고 있다고 한 당직자가 전했다.

오 의원 측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오 의원이) '더 고민해 봐야겠다'고 했다"며 아직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오 의원도 출마할 경우 통합진보당 대표 선거는 강 전 부지사와 오 의원, 그리고 혁신비대위 측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혁신파는 이날 중 회동을 갖고 후보 논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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