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부정의 구렁텅이에 수많은 당의 간부들과 당원들이 완전히 빠져들었다고 비난받는 오늘의 현실은 참기 힘든 고통"이라며 "편파적이고 부실한 진상조사"로부터 "당원들의 마지막 남은 자긍심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자신에게 주어진 '요청'은 두 가지라며 "하나는 책임에 대한 문제다. 당의 법적 대표로서, 진보통합의 실질적 주역으로서 가장 무거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책임'의 방식과 관련해 "오는 6월 3일 당직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를 중심으로 짜여 질 차기 당권구도는 이제 없다. 저를 모두 내려놓고 호소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공동대표는 대표단 사퇴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총사퇴는 옳지 못한 선택"이라며 "비대위는 당을 장기간 표류시킬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08년 분당도 비대위 상황에서 빚어진 일"이라며 "오는 12일 향후 정치 일정이 확정될 당 중앙위원회가 끝나는 즉시 저에게 주어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겠다. 이것이 제가 책임지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사태 일부를 알게 된 이후 오늘까지, 토론하고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은 정치적 희생양이 필요한 때'라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면서 "'당권파와 함께 당직에서 철수하라'는 압박만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프레시안(최형락) |
이 공동대표는 책임과 함께 자신에게 부여된 사명의 두 번째는 "진실에 대한 공정한 규명"이라며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가, 누가 얼마나 어떤 정도의 책임을 져야하는지 밝혀내자고 누누이 말씀드린 것은 아무 죄 없는 당원들에게는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권리와 명예를 지켜드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었다.
이 공동대표는 진상조사위가 보고서에 대해 "불신에 기초한 의혹만 내세울 뿐 합리적 추론도 초보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조사방식"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받았다. "투표 모두에서 정당성과 신뢰성을 완전히 잃었다는 부풀리기 식 결론은 모든 면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공동대표는 "현장투표의 부정사례로 명시돼 거론된 당원들은 진상조사위로부터 전화 한 통 받지 못했다고 한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완벽히 해명할 수 있고 증언할 사람도 충분한데 전혀 소명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부정의 당사자로 내몰렸다"고 공세를 폈다.
이 공동대표는 진상조사 자체가 자신이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자리를 비운 2주 간 일어난 일이라며 "진상조사위는 진실을 밝힐 의무만 있을 뿐이지, 당원을 모함하고 모욕 줄 권한은 없다"고 진상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다시금 분명히 했다. 그는 "당이 처한 상황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당원 한 사람의 명예라도 헌 신짝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진상조사위가 온라인 투표의 정당성과 신뢰성이 상실되었다고 발표한 이상, 당원들의 투표내용은 이제 온전히 검찰의 손아귀에 들어갈 것"이라며 경고하고 "통합진보당이 흔들리고 있다. 역사적 진보통합과 야권연대를 성사시킨 주역들인 당원 여러분들이 나서 당의 원칙과 정신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 공동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참관인들이 큰 소리로 '힘내세요'라고 응원을 보내는 등 박수갈채를 보였다. 반면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의 모두발언은 박수를 받지 못했다.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았던 조준호 공동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한 여성 참관인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겁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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