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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최악의 부정선거' 충격, 내막을 들어보니…

통합진보당 "총체적 부실·부정선거…동일 IP에서 중복투표"

통합진보당이 19대 국회의원 비례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총체적 부실·부정선거가 진행됐다"고 인정해 파장이 예상된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공동대표)은 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진상조사위는 비례대표후보 선거가 선거관리 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부정선거'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장투표와 관련해 "조작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사태의 책임에 대해 "정상적인 선거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거를 강행, 사태를 야기한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사무총국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못박았다.

▲조준호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2일 국회 기자회견장을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도중 침통한 표정으로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뉴시스

"온라인 투표 상식 이하…규정도 없었다"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는 온라인 투표와 관련해 조 위원장은 "투표라는 중요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시스템을 사전에 충분한 검증 없이 사용해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를 초래했다"면서 "이로 인해 잘못 표기된 데이터를 초기화하는 등의 사례는 선거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상실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위원장은 "동일 IP에서 집단적으로 이루어진 투표행위에서 대리투표 등 부정투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고 밝혀 파문을 예고했다. 조 위원장은 "샘플링(사례 채취) 결과 중복된 IP에서 투표한 내용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조 위원장은 온라인 투표 도중 시스템 수정은 "불가"하며 부득이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경우 엄격한 통제와 관리가 있어야 했지만 이같은 절차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 차에 걸친 프로그램의 수정은 투표함을 여는 행위와 같은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뿐만 아니라 기표오류를 수반한 결함도 발생하여 투표 중단 및 투표데이터를 직접 수정하는 등 온라인 투표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적정한 조건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하고, 선거관리위원이 아닌 사무총국 직원의 임의적 판단과 지시에 따라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수정하는 등 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는 선거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앞서 진행된 청년비례대표 투표 과정에서 동일한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개선되지 않고 오류를 반복한 것은 단순한 실무착오나 기술적 문제 수준을 넘은 심각한 선거관리 부실사례"라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문제가 발견됐음에도 이를 사전에 규제하거나 사후 처벌할 규정 자체가 없다고 밝힌 대목이다. 조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상식적 수준에서 볼 때 선거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면서 "어떤 규정도 없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투표관리 시스템에 선관위 관계자 외의 접근은 금지되는 등의 조처가 있어야 했지만 "선관위가 아닌 사무총국 당직자가 (투표)환경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나누는 일이 있었"던 등 "안정성과 보안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관리 시스템에서 어떤 작업이 행해졌는지를 기록할 수 있는 '형상관리 프로그램' 자체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밝힌 부분은 충격적이다. 그간 당 선관위 등에서는 청년비례대표 선출이나 비례후보 선출과 관련해 온라인 투표 부정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투표 결과에 대한 조작은 없었고 기술적 수정을 했을 뿐'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조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정말 그 (기술적 수정이라는) 일만 했는지, 다른 일도 했는지 확인이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장투표, 동일인 필체, 당원 아닌 경우도 나와"

조 위원장은 현장투표에서도 마감시간 이후의 투표,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투표의 집계 등 "다양한 형태의 부실, 부정행위 등 선거관련 당규위반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현장투표의 경우 "분명한 부정적 내용을 확보했다"면서 "동일인 필체가 나온 것을 확보했고, (투표한 사람이) 당원이 아닌 경우도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투표에서 중선관위는 "투표를 진행하고 보고된 결과를 집계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며 "결과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부정, 부실 선거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조 위원장은 현장투표소 80~90%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는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직 검토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확률로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당기위원회 회부 등 단호한 조치 필요"

향후 대책에 대해 조 위원장은 "당원들의 민의가 왜곡되고 국민들로부터 많은 의혹과 질타를 받게 된 데 대하여 당의 성원으로서 송구함과 더불어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전체 당원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재발방지대책 및 당 쇄신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조사 결과 이번 선거가 정당성과 신뢰성을 잃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며, 책임소재가 분명한 사안에 대해서는 당기위원회 회부 등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조 위원장은 진상조사 결과가 당 대표단 회의 등 각급 당 기구 및 회의체에도 아직 정식 보고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에 가장 먼저 공개하게 됐다면서 "이게 진보를 살리는 길이고 당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 다음은 조준호 위원장이 이날 발표한 진상조사 결과 전문이다.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결과 발표

2012년 4월 12일 제27차 공동대표단 회의 결정에 따라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에서 2012년 4월 17일부터 5월 1일까지 조사한 내용이다.

1. 총평 - 총체적 부실.부정선거 당 근본적 쇄신 불가피

진상조사위원회는 비례대표후보 선거가 선거관리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부정선거'라고 규정한다. 이로 인해 당원들의 민의가 왜곡되고 국민들로부터 많은 의혹과 질타를 받게 된 데 대하여 당의 성원으로서 송구함과 더불어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 따라서 부정선거 의혹 규명과 더불어 근본적인 당 쇄신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라며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정상적인 선거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거를 강행, 사태를 야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사무총국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하며, 지역선관위와 선거사무원, 그리고 이를 묵인 방조 또는 방치한 단위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본다.

또한, 투표라는 중요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시스템을 사전에 충분한 검증없이 사용하여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를 초래하였고, 이로 인해 잘못 표기된 데이터를 초기화 하는 등의 사례는 선거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상실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2. 조사결과 요약

2-1. 사무행정상의 오류

사무총국의 당원관리(입·탈당 및 당권 인정여부) 부실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관리 능력 부재로 인해 총체적 부실·부정선거가 진행되었다.

또한, 적정한 조건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와 수의 계약하고 선거관리위원이 아닌 사무총국 직원의 임의적 판단과 지시에 따라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수정하는 등 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는 선거가 진행되었다. 현장투표에서는 중앙선관위의 역할이 지역 투표소 선거사무원의 양심과 관행에 의존하여 투표를 진행하고 보고된 결과를 집계하는 역할에 머물러 결과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부정, 부실 선거를 초래하였다.

2-2. 온라인 투표 문제점 조사 결과

투표 와중에 시스템 수정은 불가하다. 부득이 수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엄격한 통제와 형상관리를 통한 철저한 관리를 하여야 함에도 그렇게 수행되지 않았다. 수차에 걸친 프로그램의 수정은 투표함을 여는 행위와 같은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뿐만 아니라 기표오류를 수반한 결함도 발생하여 투표 중단 및 투표데이터를 직접 수정하는 등 온라인 투표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잃었다.

특히, 앞서 진행된 청년비례대표 투표과정에서 동일한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사전에 개선되지 않고 오류를 반복한 것은 단순한 실무착오나 기술적 문제 수준을 넘은 심각한 선거관리 부실사례라 하겠다.

동일 IP에서 집단적으로 이루어진 투표행위에서는 대리투표 등 부정투표 사례가 확인되기도 하였다.

2-3. 현장투표 문제점 조사 결과

현장투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수의 투표소에서 다양한 형태의 부실·부정행위 등 선거관련 당규위반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났다.

또한, 투표마감시간 이후에 온라인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적지 않은 수의 현장투표가 집계되어 투표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

3. 결론

조사결과 이번 선거가 정당성과 신뢰성을 잃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며, 책임소재가 분명한 사안에 대해서는 당기위원회 회부 등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전체 당원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재발방지대책 및 당 쇄신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진상조사 경과

○ 2012년 4월 12일 대표단 회의에서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 조준호) 구성
○ 2012년 4월 17일 1차 진상조사위 회의 개최
- 온라인/현장 투표 조사 책임자 선정
- 현장투표 관련 일체 자료 확보 결정
- 온라인 투표시스템 업체 면담 실시
○ 2012년 4월 18일 2차 진상조사위 회의 개최
- 진상조사의 방향과 일정계획 확정
○ 2012년 4월 24일 3차 진상조사위 회의 개최
- 온라인/현장투표 관련 조사 진행사항 보고
-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면담 실시
○ 2012년 4월 25일 4차 진상조사위 회의 개최
- 온라인 투표시스템 업체 면담 실시
- 온라인/현장투표 관련 조사된 결과 보고
○ 2012년 4월 28일 5차 진상조사위 회의 개최
- 온라인/현장투표 관련 1차 조사결과 보고서 초안 마련
○ 2012년 5월 1일 6차 진상조사위 회의 개최
- 투표시스템 업체 대표 및 중앙당 관련 당직자 면담

2012년 5월 2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진상조사위원회. 통합진보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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