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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 공세로 유엔 중재안 '휴지조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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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 공세로 유엔 중재안 '휴지조각' 위기

국경 넘어 기자들에게 총격하고 대낮 공개처형까지

시리아 정부가 유엔의 평화 중재안을 수용하면서 사태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란 일각의 기대도 있었지만,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시간끌기에 불과하다"는 프랑스의 경고대로 휴전안이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원래 중재안에 따르면, 10일부터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벌이는 지역에서 정부군이 철수를 시작하고 이틀 뒤인 12일 현지시각으로 오전 6시를 기해 양 측이 모두 무기를 내려놓아 모든 폭력행위를 중단하기로 돼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돌연 반군이 무기를 내려놓겠다는 것을 서면으로 약속하기 전에는 철군하지 않겠다면서, 카타르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반군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군은 이런 제안을 즉각 일축했다. 반군은 시리아를 통치하는 현재의 정권은 폭력집단일 뿐인데, 평화안에 대한 약속은 이런 갱단에게 한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해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9일 시리아군이 국경을 넘어 총격을 가해 레바논 기자 알리 샤만이 피살됐다. 유족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연합

엔 "시리아 정부, 휴전 약속 지킬 의지 안보인다"

시리아 정부가 새로운 휴전 조건을 들고 나온 배경에 대해 <AP> 통신은 시리아 정부가 반군의 동시 휴전을 보장받지 않고 병력을 철수할 경우 반군에 역습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알렝 쥐페 외무장관은 시리아 정부가 중재안을 수용할 때부터 아사드 정권이 휴전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며,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조치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중재안을 받아들인 것 자체가 시간끌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시리아 정부가 서면 보장까지 요구하면서 어깃장을 놓자 미국도 프랑스처럼 "시리아 정부의 요구는 시간끌기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각) "시리아 정부는 약속을 지킬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가리기 위해 막판에 재를 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방의 외신들도 대체로 "알아사드 정권이 새로운 요구를 들고 나온 것은 평화안을 무산시키려는 의도적 행위"라면서 "중재안이 실행되기 어려워졌다"고 예상했다.

유엔도 시리아 정부가 평화안을 지키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시리아 정부군의 공세가 무차별로 더욱 거세졌다는 점을 우려했다. <알자리라>에 따르면 정부군의 이번 공세는 1년을 넘긴 시리아 유혈사태 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수준이다.

하룻만에 100명 넘게 사망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9일 하루 동안에만 시리아 주요 교전지에서만 최소한 100명이 넘게 사망했다. 이 단체는 희생자 가운데는 정부군과 반군 30명 정도를 빼고는 모두 민간인이라고 전했다.

특히 시리아 정부의 폭격을 받은 중부 지역의 알 라트마나라는 도시에서는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최소 35명의 민간인이 숨졌으며, 이곳은 이틀 전에도 정부군 공격으로 40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게 시리아인권관측소의 전언이다.

심지어 시리아군이 국경을 넘어서 총격을 가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현재 시리아 접경지역인 터키와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등지에는 수만 명의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거대한 난민촌을 형성하고 있다. 터키 국경에만 2만4000여 명의 난민이 몰려 있다.

시리아군, 국경 넘어 난민과 기자들까지 총격

<알자지라>에 따르면 9일 시리아군은 북쪽 국경을 넘어 터키 남부 킬리스 인근의 난민촌에 총격을 가했다. 터키 외교부는 이 총격으로 2명의 시리아 난민과 1명의 터키 통역 등 모두 세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뿐이 아니라 외신기자들도 안전을 보장하지 않기로 악명이 높은 시리아군은 레바논 접경지대에서 레바논 TV카메라 기자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레바논 TV방송사 '알자디드'의 카메라기자가 시리아 쪽에서 날아든 총탄에 맞았다. 알리 샤반이라는 이름의 카메라 기자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숨졌으며, 현장에 있던 동료도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 당시 기자들은 레바논 국경 안쪽에서 시리아 지역을 촬영하고 있었고, 시리아군이 다가오길래 "우리는 군인이 아니라고 말했는데도, 우리들이 타고 있던 차에 총을 쐈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공개처형 방식의 학살도 저질렀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해 말부터 시리아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가 약 100명의 민간인 및 반군을 처형 형식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학살은 최근 4개월 간, 특히 지난달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처형된 사람들 중 85명은 전투와는 무관한 민간인들인데도 공포감 조성을 위해 대낮에 공개적으로 처형당했다"면서 "유엔 안보리는 이런 만행을 반인권 범죄로 기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금까지 시리아 유혈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는 유엔 집계로 9000명이 넘었고, 시리아인권단체 측에서는 1만1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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