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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언론 "이란 핵과학자 암살 배후는 모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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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언론 "이란 핵과학자 암살 배후는 모사드"

이란 외무장관 "CIA가 암살 추진했다는 증거 확보"

이란 핵과학자 모스타파 아마디 로샨이 지난 11일 자신의 차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사망한 사건은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의 암살 공작에 의한 것이라는 서방 언론의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이는 이란이 제기한 '배후설'과 일치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며, 한 서방 정보소식통은 로샨뿐 아니라 지난 2010년 발생한 3건의 이란 핵과학자들의 '의문의 죽음' 또한 모사드의 소행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모사드로부터 특수한 훈련과 지원을 받은 이란인들이 로샨을 암살했다면서, 지난해 이란인 마지드 자말리 파쉬가 모사드의 훈련을 받고 핵과학자 암살을 도왔다고 자백한 것 또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파쉬는 이란 현지 TV에 출연해 자신이 텔아비브에 위치한 모사드 본부를 방문했으며 2010년 1월 초 사망한 이란 핵과학자 마수드 알리 모함마디 암살에 관여했다고 밝혔었다. 이 소식통은 파쉬와 연관된 모사드 세포조직은 '제3국'에 의해 이란에 발각됐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도 15일자 보도에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로샨 암살의 배후에는 모사드가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모사드의 지령을 받은 암살조 요원들이 복면을 한 채 오토바이를 타고 로샨의 차량으로 접근해 자석 형태의 플라스틱 폭탄을 그의 차에 부착시킨 후 폭파시키는 방법으로 암살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만약 작전이 이란 당국에 노출됐다면 요원들을 그 자리에서 자살했을 것이라면서 "첩보영화에 나오는 간단한 작전은 몇 달간 정보수집을 거쳐 정예 요원을 투입해 부단한 노력을 한 결과"라고 신문에 말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발생한 이란 핵과학자 모스타파 아마디 로샨의 폭사 사건 현장 ⓒ뉴시스

이란 외무장관 "배후는 CIA"

한편 이란은 14일 미국의 CIA가 로샨 암살의 배후라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 TV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에 공식 서한을 보내 "CIA가 이번 테러 행위를 계획·지도·지원했다는 믿을 만한 문서와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어 "자료를 보면 테러 행위가 CIA와 연계된 요원이 직접 개입해 실행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대사관은 미국과의 국교가 단교된 이란 내에서 미국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

이란은 영국 첩보기관인 해외정보국(MI6) 수장이 이란에 대한 '정보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힌 직후 로샨 암살이 이뤄졌다면서 영국 정부에도 비난 서한을 발송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군 합동참모본부의 마수드 자자예리 대변인은 "우리의 적들, 특히 미국과 영국,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정부는 또 유엔(UN)의 반기문 사무총장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로샨 암살 테러를 비난해 달라고 촉구했다.

美 "우리가 안 했다. 암살은 나쁜 짓" 비난, 이스라엘은 "…"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로샨의 장례식이 치러진 13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추도사를 통해 "미 중앙정보국(CIA)과 모사드가 핵과학자 로샨의 비열한 암살을 계획하고 지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당국은 공식적으로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지난 13일 <CNN> 인터뷰에서 '자신이 아는 한' 로샨 암살에 대해 이스라엘은 아무런 역할도 한 바가 없다고 말했었다.

미국은 오히려 핵과학자 암살을 비난하는 등 관련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단언컨대 이란에서 발생한 어떤 폭력사태에도 미국은 관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토미 비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이 사태와 전혀 관련이 없다. 우리는 이번 사태와 같은 폭력적 행동을 포함해 모든 폭력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말했고,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도 "무고한 사람에 대한 어떤 공격이나 암살"도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유족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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