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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과학자 암살은 보복 암살만 부를 뿐"

미국ㆍ이스라엘의 대이란 '비밀전쟁' 불법성 논란

이란의 핵과학자 모스타파 아마디 로샨이 지난 11일 자신의 차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사망함으로써 지난 2년 동안 살해당한 이란의 핵과학자는 모두 4명이 됐다. 외신들은 일련의 살해 사건의 배후에는 이스라엘 혹은 미국이 있다는 추정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요인 암살, 사이버공격, 폭파, 망명 유도 등 2010년부터 미국이 벌이고 있는 '비밀전쟁'은 국제법 위반이며 이란으로 하여금 같은 방식의 보복을 부를 뿐이라는 지적이 서방 언론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전문가들이 비밀전쟁의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밀전쟁은 공식적인 전쟁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전쟁의 대안으로 2010년 이후 등장했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늦출 수는 있어도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게 하나의 이유였다.

미 컬럼비아대학의 안보 전문가 개리 식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와 비밀전쟁 캠페인은 이란의 핵포기를 설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이란이 미국의 과학자들을 살해하고 사이버 공격을 가한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라"고 반문하며 "그렇다고 미국이 굴복하겠는가? 미국은 싸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란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그 무대는 이스라엘과 미국 영토뿐만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들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러큐스대학의 안보법 전문가 윌리엄 뱅스는 이란 핵과학자의 암살이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해도 미국이 이스라엘에 특수 정보를 제공했다면 요인 암살을 금지한 미국 법령(행정명령)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국제법적으로도 암살을 돕거나 선동하는 것은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행위와 똑같이 간주된다"며 "미국은 도의적으로도 위험한 입장에 처하게 되고, 미국의 행위는 전세계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11일 발생한 이란 핵과학자 암살 현장 ⓒ뉴시스

영국 <BBC> 방송은 인터넷판 기사에서 "이란 핵과학자에 대한 암살은 이란이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며 보복 공격을 경고했다.

방송은 "현재까지 이란은 말로만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핵 프로그램을 계속 하겠다는 말만 했을 뿐 유사한 공격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이란의 강력한 정보기관 에티라트, 혁명수비대, 쿠드스 특수부대 등이 해외에서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이란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충분한 스파이를 보내 놓은 상태라서 보복을 하기로 한다면 그 나라에 있는 미국인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2002~06년 이란 주재 영국 대사였던 리처드 달튼은 이란 핵과학자들에 대한 비밀전쟁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면서 "이제는 이란이 같은 방식으로 답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핵과학자 암살의 배후에 어떤 국가가 있다면 그것은 국가 테러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응 공격을 불러 올 수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tit-for-tat) 식의 반발을 불러오는 복잡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날 칼럼에서 요인 암살 등의 행위는 국제법과 국제인권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이란 정부와의 협상을 어렵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칼럼은 "그러한 불법 행동은 이란으로 하여금 핵활동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버리고 보다 급진적으로 움직이게 할 것"이라며 "보다 중요하게는 이란도 유사한 방식의 비밀전쟁에 나서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란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이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란의 유력 일간지 <카이한>은 12일 사설에서 왜 이란은 보복에 나서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이스라엘 정부 관리와 군 요인을 충분히 암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일간지 <레살라트>는 "이란 과학자 암살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복뿐"이라고 보도했다.

테헤란대학의 학생들은 이날 중 이란 주재 프랑 프랑스·독일·영국 대사관 앞에서 테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다고 이란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처럼 서방에 대한 규탄 분위기가 고조될 경우 3월 2일 총선에서는 서방에 더 날카롭게 각을 세우는 후보가 당선될 환경이 조성될 뿐이라는 게 외신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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