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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제재 압박에 미사일·핵 카드로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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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제재 압박에 미사일·핵 카드로 응수

아마디네자드 "중앙은행, 힘과 자신감 가져야"

미국의 강화된 제재에 직면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의 성과를 공개 선전하고 중·장거리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강경하게 맞섰다.

이란 원자력기구(IAEO)는 1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순수 국산 기술과 원료로 만들진 우라늄 핵연료봉을 수도 테헤란의 한 연구용 원자로에 주입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일간 <테헤란 타임스>는 "이 위대한 성취는 이란이 핵연료판을 제작하는데 실패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던 서방에는 당혹스러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연료봉에 사용된 농축우라늄의 농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란 서부 해안에 지어진 부셰르 원전에 사용되는 핵연료보다는 농축의 정도가 높은 20% 전후일 것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은 예상했다.

핵물질인 우라늄은 저농도로 농축하면 원자력 발전의 원료가 되지만 90% 이상으로 농축하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HEU)가 된다. 서방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핵무기 개발 목적이라고 의심하고 있지만 이란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은 지난 11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군사적 성격을 띨 수 있다는데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근거로 대(對)이란 제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가능성에 대한 우려'만을 놓고 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 등은 반대하고 있다.

그러니만큼 당사국인 이란의 반발은 예상된 것이다. 이란은 이날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시험 발사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험 발사 장소는 이란이 '봉쇄'를 언급한 바 있는 세계 석유운송의 길목 호르무즈 해협 인근이다.

마무드 무사비 이란 해군 대변인은 이날 국영 <IRNA> 통신에 시험 발사 성공 소식을 전하며, 발사된 미사일은 국내에서 설계되고 생산된 것으로 '메라브'라고 이름붙여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 미사일에는 레이더 회피 목표물(스텔스와 같은) 및 미사일 교란 정보체계에 대항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이 적용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사비 대변인은 사거리 등 기타 상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은 이란이 미사일을 보유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자국 핵시설을 노린 공습을 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며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S-300 방공미사일(사거리 300km)을 구매하려다 실패한 후 자체 개발에 역점을 두어 왔다면서 "이날의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발표는 이같은 이란의 노력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이란은 다음날인 2일에는 장거리 지대함(地對艦) 크루즈 미사일인 '가데르' 발사에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가데르 미사일 또한 국내에서 생산된 것으로 사거리는 200km라면서 "(해상의)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3일에도 두 가지 다른 종류의 미사일이 추가로 시험발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해군은 1일(현지시간) 새로이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뉴시스

무사비는 또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벌어진 해군의 훈련에서 모든 해군 함정과 잠수함은 해협 봉쇄를 위해 필요한 새로운 전술을 연습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미사일 발사나 해군 훈련은 서방의 원유 수출 제재나 공습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제스처로 읽힌다.

이란이 이같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한 압박감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원유 수입을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은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이란 제재 법안에 서명한 다음날인 이날, 이란의 리알화(貨) 가치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폭락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란 중앙은행의 공식 환율은 달러당 1만1179리알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 이후 환전상 등에서 적용되는 실거래 환율은 1만6000리알까지 상승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중앙은행 간부들과 모임을 갖고 "적들의 압력에 대처하는 중추 조직"인 중앙은행은 "적들의 모든 음모를 제거하기 위해 힘과 자신감으로 견고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나하반디안 이란 상공회의소장 역시 미국의 제재를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하고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 국가 및 무역·경제 활동 종사자들은 (미국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라며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의 기업들은 이란과 같은 신흥시장에서의 투자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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