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이란이 자국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서방과의 새로운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도 연기했다고 밝힌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에는 이란의 원유 수입을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금융기관은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안이 포함되어 있어 세계 4대 산유국인 이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란은 이에 앞서 서방의 새 제재가 시작되면 세계 유조선의 약 4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곧 태도를 바꿨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마수드 자자예리 사령관은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5년 전 얘기"라며 "지금은 봉쇄 문제를 제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해상훈련 중인 이란 해군이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는 보도를 해군 측에서 부인한 것 역시 주목된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오전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도했지만 마흐무드 무사비 해군 대변인은 다른 방송에 출연해 "미사일 시험 발사는 며칠 안에 이뤄질 것"이라며 발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훈련 중인 이란 해군. ⓒAP=연합뉴스 |
알리 레자 셰이크 아타르 독일주재 이란대사는 잘릴리 대표가 협상 재개를 위해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에게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터키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이란과 6개국의 협상은 결렬된 바 있다.
하지만 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서방국들은 이란의 협상 제안이 제재를 늦추기 위한 '시간 끌기' 시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며 이란이 대화를 하고 싶다면 핵 의혹과 관련한 서방국의 요구에 '상당한 양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19일 이란은 서방의 새 제재안이 만들어지는 '근거'로 대이란 보고서를 만들었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자국 방문을 제안했다. 하지만 IAEA는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한 조사를 허용하지 않는 한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고 보고 방문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IAEA의 보고서 역시 이란의 핵무기 제조 의혹을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근거를 담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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