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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상황, 시리아 정권에 산소마스크 끼워줬다"

로버트 피스크 "서방 국가들, 이집트 상황엔 왜 침묵하나"

이집트의 시위가 점점 격화되고 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24일(현지시간) 최고군사위원회의 중재로 이뤄졌던 시위대와 진압 경찰 간의 '휴전'이 전날 밤부터 재개된 폭력사태로 깨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내무부 중앙보안국 소속의 경찰들은 도발이 없었음에도 시위대를 향해 대량의 최루 가스를 발사했다. 같은날 이집트 보건 당국은 지난 19일 이후 이집트 전역에서 발생한 시위에서 35명이 숨지고 3250명이 다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시위대들은 28일부터로 예정된 총선이 연기돼야 하며 정국을 이끌고 있는 최고군사위원회의 역할을 사회 원로들의 위원회가 대신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또 신문은 '혁명의 심장' 타흐리르 광장에 세워진 임시 병원이 부상자들로 넘쳐났다면서 이들의 부상 원인으로 보안군이 발사한 최루탄을 지목했다. 신문은 전날 보도에서 이집트 당국이 더 강력한 최루가스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 때문에 간질과 유사한 발작이나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전한 바 있다.

이같은 이집트의 상황이 미치는 국내외적 영향에 대해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중동 특파원 로버트 피스크는 색다른 분석을 내놨다. 피스크는 23일자 칼럼에서 "이는 바사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는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최고군사위원회와 알아사드 정권은 모두 '민주주의'로의 변화를 강조하면서도 시위대에 대한 진압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알아사드 정권의 입장에서는 '시민 혁명'이 일어난 이집트의 상황도 시리아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할 기회를 얻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피스크는 내전 상태로 치닫고 있는 시리아의 참상과 알아사드 정권이 민주주의에 대해 떠벌리고 있는 기만적인 상황에 대해 꼬집으면서도, 주요 서방 강대국들이 최근 이집트의 시위 사태에는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시리아와 이집트에 대한 '이중 잣대'를 지적하기도 했다. 다음은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
☞원문 보기) <편집자>

▲23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내무부 건물 인근 도로에서 한 시위대원이 이집트 국기를 들고 서 있다. 자욱한 최루가스 연기 속에서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양동이로 보이는 것을 머리에 뒤집어쓴 채 방독면을 착용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로이터=뉴시스

"카이로의 혼란,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에게는 기회"

이집트의 상황은 시리아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다. 서방 (그리고 카타르) 지도자들이 잔혹한 반정권 시위 탄압에 대해 알아사드 대통령을 몰아붙이는 사이 이집트 각지에서는 보안군이 시위대를 잔혹하게 탄압했다. 이집트 시위대들은 군대가 진정한 민주적 의회 주도의 질서에 복종하고 새로운 헌법의 '수호자'인 양 하는 것을 그만두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시리아는 이집트가 아니다. 이집트에 대해 오바마, 클린턴, 사르코지, 카타르의 군주 등은 생쥐처럼 침묵하고 있다.

이는 시리아 정부에 민주주의, 개혁, 정치적 다원주의, 새 헌법에 대해 떠들 시간을 줬다. 그 동안 시리아군은 홈스로부터 퍼진 무장 봉기 세력과 싸우고 있었지만 말이다. 시리아 중부 도시 홈스는 격렬한 전쟁의 중심지다.

알아사드가 이집트의 상황으로부터 생겨난 작은 산소병으로 연명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진정으로 의미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증명하는 게 여전히 가능할까? 민주주의, 다원주의 같은 것 말이다.

알아사드 정권의 외무차관 파이잘 모크다드는 이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자다. 모크다드 차관은 "시리아는 변화하고 있으며 과거의 시리아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리아는 언론의 자유가 있고 투표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크다드는 또 "나는 막대한 민간인 사망자 외에 이라크에서 숨진 미군 젊은이들의 수만 4600명이라고 들었다. 미국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사담 후세인은 사라졌지만 그게 4000억 달러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었나? 또 리비아에서의 대가는 3만 명의 죽음이었다"고 말했다.

당연히 따라오는 물음은 유엔이 추산한 시리아의 민간인 사망자 수다. (알아사드 정권을 지키는데) 3500명이 죽을 만한 가치가 있었나? 모크다드는 이런 질문을 던지기에 적합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월 시리아 남부 데라에서 알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그라피티(스프레이 페인트 낙서)를 하다가 체포돼 고문받아 죽은 10대 청년 2명의 유족들에게 알아사드를 대리해 파견됐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데라에서는 평화로운 시위가 있었다"면서 "(당시) 일어났던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 나는 조문을 위해 데라로 파견됐고 분노한 사람들과 마주했다. 나는 그들에게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런 사태를 원치 않았으며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나는 그들에게 대통령의 조의를 전달했고 그들은 실수가 있었음과 대통령은 관계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주지사를 해고하고 독립적인 사법위원회를 구성해 사건을 조사하게 했다. 내가 아는 것은 무장 그룹들이 시위대를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장 그룹'에 의해 시위대들이 죽었다는 그의 말은 홈스에서 촬영된 유튜브 영상에 비치는 것과는 딴판이다. 한편 '무장 그룹'은 알아사드의 군인들도 많이 죽였다. 반정부 세력은 무장 봉기의 배후에 자신들이 있음을 부정하지만 누구나 그들을 의심하기에 충분할 만큼의 (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모크다드는 또 외신 기자들이 시리아에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필자가 홈스에 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당신이 살해되기라도 하면 영국 정부는 우리를 비난할 것"이라는 이유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세계 지도자들이 시리아 야권을 포용해야 하며 시리아는 전면적인 내전 상태로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캐머런 총리는 알아사드 정권의 시위 진압에 대한 터키와 아랍연맹(AL)의 개입을 치하했다. 그는 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시리아에 대해 중요한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시리아에서 전면적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세계는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일치된 압력과 반정부 세력과의 긍정적인 대화를 필요로 한다"며 "반정부 세력은 총체적인 전환 국면에서 시리아를 대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굴 대통령은 앞서 "시리아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으며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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