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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후원계좌 봉쇄한 BoA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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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후원계좌 봉쇄한 BoA의 불편한 진실

사이먼 존슨 "엄청난 부실로 정부가 편법 지원 중"

세계적인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금융기업들의 공세로 수입의 95%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런 금융사들과 연결된 후원계좌 폐쇄 조치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위키리크스가 미국의 외교전문 25만여건을 폭로한 이후 이들 금융사들이 위키리크스 후원계좌를 봉쇄해 왔는데, 여기에는 미국 정부가 위키리크스를 옥죄기 위해 금융사들을 움직였다는 의혹이 무성하다.

이날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기자회견에서 위키리크스를 잠정 폐쇄하고, 다음달 28일 새로운 기밀문서를 공개하면서 사이트를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정난이 계속된다면 이마저도 불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근 파산위기로 미국 정부가 우회적인 불법적 지원에 들어갔다는 폭로가 나왔다. 파산시키기에는 너무 크고, 그렇다고 질서정연한 해체도 쉽지 않은 '부실한 공룡업체'로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AP=연합
BoA와 위키리크스의 불편한 관계

어산지는 이런 금융 봉쇄는 법적 근거도 없다면서 미국에 의한 "위험하고 억압적이며 비민주적인 공격"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어산지의 불편한 관계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미국 외교전문을 폭로할 당시 "거대은행 한 두 개를 쓰러뜨릴 자료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어산지가 이전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자료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사실을 들어, 우선적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대한 폭로가 나올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위키리크스의 후원계좌를 봉쇄하고 싶을 정도로 '구린' 곳이 많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현재 극심한 부실로 미국의 금융위기의 또다른 뇌관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세계적인 금융경제학자 사이먼 존슨 MIT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에 BoA와 미국 금융당국의 수상한 거래를 폭로하고 나섰다. BoA의 위기가 심각하자 미국 금융당국이 은밀하게 불법적인 방식으로 부실이 터지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내버려두기에 너무 거대한 BoA(Bank of America Is Too Much of a Behemoth to Fail)'라는 이 글의 주요 내용(☞
원문보기)이다.<편집자>

'도드-프랭크 법'은 왜 헛소리인가

오바마 정부는 금융규제 법안인 '도드-프랭크 법'에 따라 공적자금으로 구제받을 금융업체들은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말만 들으면 고무적이지만 이미 헛소리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금융업체가 구제금융을 받을 일이 없으려면 몇 가지 전제가 성립되어야 한다. 심각한 충격에도 견딜 만큼 재무 건전성이 양호해야 한다. 또한 위기에 견디지 못하게 되면 질서 정연하게 해체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도록 '도드-프랭크 법'은 사전에 금융당국의 조치가 가능하도록 대형 금융업체가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제공할 준비를 해둘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관련해 이 법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나 살펴보자. 미국 금융당국은 일종의 보증 형식으로 혈세 투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인 구제금융'을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우회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 18일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계열사인 투자은행 메릴린치의 극도로 위험한 파생상품 계약들을 소매금융 파트가 떠안도록 허용했다. 이런 조치는 예금 보증을 서고 있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FDIC의 기금은 회원 은행들이 내는 것이지만, 이 기금이 고갈되면 재무부가 채워줘야 하고, 이것은 결국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런 조치는 납세자를 볼모로 대규모의 도박을 지속하도록, 아니 더 크게 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서유럽 국가들이 자국 국영 은행들을 보증해주다가 금융시스템 전체를 재앙의 벼랑 끝에 내몰고 있듯이 미국도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의 지원은 즉각 의회 조사 받아야 할 불법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통제불가능한 공룡이다. 이 은행의 시가총액은 충격적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19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1998년 각종 인수합병에 1480억 달러를 써버린 이 은행의 현재 시가총액은 65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 은행은 경영이 엉망이다. 지난 2008년 당시 최고경영자 켄 루이스는 컨트리와이드를 40억 달러에 인수했다. 컨트리와이드는 주주들에게 600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엄청난 부실덩어리 모기지 전문업체다.

뉴욕 검찰총장 에릭 슈나이더먼은 컨트리와이드에서 벌어진 방만한 모기지 대출과 각종 불법 행위들에 대해 반드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루이스는 1년에 걸쳐 실사를 한 뒤 컨트리와이드를 인수했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한 것일까? 그리고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9월 주말 사이에 메릴린치 인수를 결정했다. 이것은 분명히 별 생각도 없이 한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추가 손실이 그 대가로 주어졌다.

FDIC가 납세자의 부담이 될 조치에 동의한 것은 수수께끼다. 연준이 이런 예외적인 조치를 압박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이런 불법적 조치는 즉각 의회의 조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파산을 면할 충분한 자본은 있는 것인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이 은행은 총자산이 2.2조 달러다. 기준자기자본은 1177억 달러다. 각종 모기지 관련 소송과 유럽의 부채 위기로 인한 충격을 견디기에는 결코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이 은행의 자본 상당 부분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폭락한 것도 이때문이다.

최근 이 은행이 상당한 수익을 거두었다는데, 상당 부분이 부채가치조정(DVA)라는 억지스러운 회계기준을 적용해 부채의 시장 가치가 줄어든 덕분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정말 자본이 충분하다면 파생상품 리스크를 FDIC가 보증하는 예금 파트로 떠넘길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오바마 정부가 뉴욕 검찰총장의 철저한 조사를 하자는 요구를 완강히 물리치지도 않을 것이다.

미국 법만으로도 쉽지 않은 부실 글로벌 은행 해체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질서정연하게 해체를 할 수 있을까? 시장을 동요시키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메릴린치는 글로벌 기업이며 금융업체를 정리하는 기구는 완전히 미국 내부에 속하기 때문이다.

내가 미국의 법조계와 금융계 전문가들, 그리고 G20 관계자들과 여러 번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봤는데, 의견이 한결같다. '도드-프랭크 법'에 따른 정리기구는 글로벌 은행의 질서정연한 청산을 이끌어 내는 데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지만, 그것은 채권자에 대한 완전한 구제금융을 뜻하는 것이다. 파산을 시킨다면 그것은 리먼 사태 때처럼 무질서한 붕괴를 의미한다.

질서정연한 해체를 위해 사전에 구체적인 경영사항을 준비하라는 조항은 실질적인 의미가 있을까? 금융당국과 재무부가 대형은행들과의 관계에서 보여준 전례를 보면, 이들이 선제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점에 대해 나는 회의적이다.

선제적 조치는 미국 정계의 좌우파로부터 지지를 얻어야 할 문제다. 공화당 대선후보들이 이런 조치에 동의해야 한다(이미 대형은행들로부터 많은 돈을 받은 미트 롬니는 차치하고). 지금까지 '대마불사'가 문제이며,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준 대선후보는 존 헌츠먼(공화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이 유일하다.

다른 정치인이나 금융당국자들이 대오각성할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해체되어야 한다. 파산시켜도 괜찮을 정도로 나뉘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시장에 처분을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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