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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산지 "미국이 나를 암살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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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산지 "미국이 나를 암살하려 한다"

"위키리크스, 현금 부족으로 문닫을 위기"

미국 국무부의 외교전문과 아프가니스탄‧이라크전 관련 국방부 비밀 자료들을 공개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정보공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자금 부족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프런트라인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키리크스 웹사이트가 올해 안으로 문을 닫을 수도 있다면서 지난 10달 동안 계속된 미국 정부와 기업들의 '금융 봉쇄'를 그 이유로 지목했다.

어산지는 "만약 위키리크스가 이 봉쇄를 제거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음해까지 유지될 수 없다"면서 금융 봉쇄로 인한 손실이 '수천 만 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미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금융 및 전자결제 관련 기업들은 지난해 말 위키리크스가 국무부 외교전문을 공개한 이후부터 자신들의 시스템을 이용해 위키리크스에 후원금을 보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어산지는 이 때문에 현재 위키리크스에 전달되는 후원금은 월 1만 달러(약 1130만 원)에 불과하다면서 "우리의 (기부금) 수입 95%가 날아갔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금융 봉쇄가 시작된 직후부터 "전 세계가 위키리크스를 후원하는 것을 한 줌의 금융기관이 막아서는 안 된다"며 반발해 왔다.

어산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금융 봉쇄는 미국에 의한 "위험하고 억압적이며 비민주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위키리키스는 아이슬란드, 덴마크, 영국, 미국, 호주 등지에서 이 봉쇄에 맞서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법적 대응과 위키리크스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공격적으로 모집하는 활동 때문에 현재 정보 제공자들로부터 받아 공개를 준비 중인 수만 건의 비밀문서들에 대한 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 측도 별도 성명을 내고 당분간 비밀 자료들의 공개를 중단하고 자금 모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흐라픈손 위키리크스 대변인은 그러나 그간 기능 장애를 빚어 왔던 홈페이지를 통한 비밀자료 제보 기능은 다음달 28일부터 재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정보공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의 '금융 봉쇄'를 비판하고 있다. 어산지의 등뒤로 이 금융회사들의 로고를 뒤집어 붙여놓은 것이 보인다. ⓒ로이터=뉴시스

어산지 "미국이 나를 암살하려 한다"

미국 금융회사들은 위키리크스에 대한 후원계좌 서비스를 중단한 이유에 대해 위키리크스가 사용 약관을 위반했다거나 미국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다. 해커 단체 '어나니머스' 등은 이 때문에 관련 금융회사들을 해킹으로 공격하기도 했었다. 기업들의 서비 중단은 외교전문 공개 직후부터 강경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압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는 어산지 등 위키리크스 관련 인물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정보를 요구하고 공무원들의 위키리크스 전문 접근을 전면 차단하는 등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국무부 관리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전문을 개인 블로그에 링크했다는 이유로 해고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보기)

어산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키리크스를 중상모략하고 파괴하려는 음모가 있다"며 자기 자신과 위키리크스 조직은 모두 그 음모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 재무부와 정보기관, 우익단체들을 음모의 배후로 지목했다. 그는 또한 자신과 위키리크스 관련자들을 암살하려는 "윗선으로부터의 지시"도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위키리크스가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는 신호는 지난달부터 관측됐다면서 이 단체가 모금을 위해 어산지 관련 물품을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에 내놓았던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경매에 나온 물품은 어산지가 성폭행 혐의로 영국 교도소에 수감됐을 때 감옥에서 몰래 가지고 나온 커피 한 봉지와, 보석 중 거주지로 지정된 가택 내에 있는 어산지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다. 또 위키리크스는 외교전문 공개를 위한 준비 작업에 쓰였던 노트북 컴퓨터도 경매에 내놓았다. 6000달러로 시작한 이 노트북 경매는 지난달 55만2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어산지는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키리크스 운영을 위해 모금된 자금이 자신의 법정 소송비로 쓰이지는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분이 상한 듯 퉁명스러운 태도로 '그런 일은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7월 스웨덴에서 두 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스웨덴 검찰에 기소된 어산지는 현재 스웨덴 송환 여부에 대한 영국 고등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월 진행된 1심에서 영국 법원은 어산지의 스웨덴 송환을 결정했으나 어산지는 이에 불복, 항소했다.

어산지는 자신이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이송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미국이 간첩죄 등을 적용해 최고 사형까지도 구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체포돼 같은달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제한된 거주지에 머물며 매일 인근 경찰서에 출두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적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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