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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BoA 투자', 이번에도 금융시장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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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BoA 투자', 이번에도 금융시장 구할까

<뉴욕타임스> "심각한 부실, 美더블딥 확률 급증해 보장 못해"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미국의 최대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50억 달러(약 5.4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25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편입종목들이 거의 모두 급락하며 1.5% 넘게 하락한 뉴욕증시에서, BoA만 나홀로 9.44% 올랐다. 장중 한 때 2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버핏의 투자가 미국 경제를 구하려는 애국적 행위라고 찬사를 보냈다. 최근 BoA가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고, '제2의 리먼'으로 또다시 미국발 금융위기의 뇌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이다. 3년전 9월 미국의 대형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며 금융위기가 터진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위기설이 나도는 가운데, 워렌 버핏이 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어 상황이 녹녹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P=연합
BoA, 부실 자산 인수와 모기지 손실로 휘청

BoA는 자산이 2조 달러로 미국 최대은행이며, 기본자본(1636억 달러)으로는 세계 1위인 초대형 은행이다. 하지만 지난 1년 6개월 사이에 9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면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아왔다.

게다가 BoA는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주택담보증권(MBA)을 팔았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증권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투자자 기만 행위'로 각종 소송에 휘말리고, 엄청난 배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 "버핏의 투자는 도움이 되겠지만, BoA의 앞날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지적했다. 뉴욕 소재 크레디아리크폴 은행의 분석가 마이클 메이요는 "BoA는 줄줄 새는 손실의 구멍들을 막을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BoA의 규모로 볼 때 50억 달러는 그렇게 큰 금액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BoA의 가장 큰 손실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 위기에 몰린 서브프라임 대출업체 컨트리와이드를 인수하면서 초래되고 있다. 이미 300억 달러가 컨트리와이드 부실 처리에 들어갔다.

지난 몇 주 동안 BoA 주가는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도대체 BoA의 부실 자산 처리 비용이 얼마나 계속 늘어날지, 그리고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BoA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8월 들어 BoA 주가는 30% 가까이 폭락했다.

"BoA 주가 하락 속도와 부도위험 증가, 3년전 파산 금융업체들 수준"

<뉴욕타임스>는 "다른 은행들의 주가도 떨어지기는 했는데, BoA 주가가 떨어지는 속도와 BoA 채권의 부도위험도가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2008년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라더스가 자본 잠식을 해결하지 못해 파산했던 기억을 떠올릴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BoA는 현재 모기지 자산만 3000억 달러에 달하지만, 주택가격 하락과 실업 사태가 계속되면서 추가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3년전에도 비슷한 투자로 수익을 올렸던 버핏이 손해볼 판단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버핏은 당시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부실 위기에 빠졌을 때 50억 달러를 투자해 지난 4월 50억 달러를 돌려받고 그동안 배당금만 16억 달러를 챙겨연간 12.6%의 수익을 올렸고, 제너럴일렉트릭(GE)에도 30억 달러를 투자해 이미 배당금 12억 달러를 받아 연간수익률 11.1%를 기록하며 오는 10월에 30억 달러도 돌려받을 예정이다.

버핏의 이번 투자도 배당률 6%라는 조건으로 이뤄졌다. 25일 BoA의 주가는 7.65 달러로 마감했는데, 향후 10년 동안 언제든지 주당 7.14 달러에 7억 달러 어치를 살 수 있는 권리도 얻었다.

버핏은 6%의 배당을 받기로 해 매년 3억 달러를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다. GE와 골드만삭스에 투자했을 때 약 10%의 배당금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BoA의 상황이 덜 나쁘기 때문에 배당률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버핏도 "지금은 2008년과 같은 위기는 아니다"라며 "때문에 BOA는 좀더 나은 조건에 50억달러를 투자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침체 확률, 지표 종합 분석 결과 40%"

문제는 미국 경제다. 버핏의 투자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시가 하락한 것은 그만큼 '더블딥 공포'가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날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 <CNBC>는 바로 BoA의 보고서를 인용해 "일부 경제지표가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8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모든 지표를 종합해 봐도 침체 확률은 40%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80% 확률'의 근거로 제시된 것은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와 미시간대학교 소비심리지수다.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으며, 미시간대학교 소비심리지수는 3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은행들은 현재 국내 은행들보다도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 높은 상황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가 날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신용도가 나빠져 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는 의미다.

미국계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25일 기준으로 333bp, 메릴린치는 381bp, 모건스탠리는 304bp 수준이다. 프랑스의 제2위 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은 CDS 프리미엄이 307bp이다.

이는 국내 주요 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5일 기준으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각각 158bp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은 168bp, 신한은행은 176bp, 하나은행은 182bp, 우리은행은 196bp였다.

KIC, 주당 30달러 매입해 평가손실 80% 육박

한편, 버핏의 BoA 투자 소식에 한국투자공사(KIC)의 투자 손실이 비교되고 있다. 2008년 한국의 국부펀드로 외환보유액 일부를 운용하기 위해 출범한 KIC는 지난 2008년 1월 메릴린치의 우선주에 20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메릴린치는 얼마 뒤 파산 위기에 빠져 BoA에 인수됐다.

당시 메릴린치에 투자한 주식은 BoA 주식으로 바뀌어 현재 80%에 가까운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주당 30달러 수준으로 매입했는데, 주가가 7달러대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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