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장관은 1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 측이 제기하길 원하는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이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일부 장관이 직접 성명을 발표하며 북한에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함에 따라 향후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는 메시지와 함께 류 장관은 현재 개성공단 운영 중단의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류 장관은 성명에서 "남북 간 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운영 중단 조치는 민족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으로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고 있다"며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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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이날 류 장관의 성명을 두고 북한에 사실상 대화 제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류 장관은 "대화 제의라기보다는 지금 현재 개성공단 문제, 북한의 가중되는 위협적 행동 등 이런 모든 문제들을 대화를 통해서 풀어야 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 역시 오늘 류 장관의 발언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그동안 박 대통령도 말했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성명 발표 직후 통일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대화 제의는 아니라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이 당국자는 "구체적인 대화 제의를 한 것은 아니고 대화의 프로세스를 제시한 것"이라며 "정부의 기본 입장은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고, 언제든지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대화 프로세스의 진행에 대해 이 당국자는 "북한이 대화 제의를 하든 우리가 하든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두 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열어 놓겠다는 것"이라고 밝혀 상황 변화에 따라 먼저 대화 제의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 당장 북한과 물밑대화를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건 구체적 대화 제의로 가는 것인데 오늘 성명에서 발표한 것의 다음 단계다. 지금은 여전히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길도 있다는, 대화의 길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안으로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기대를 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혀 향후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보내느냐에 따라 구체적 대화 제의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류 장관의 성명이 지난 8일 통일부가 발표한 성명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는 지적에 당국자는 "지난번 성명은 개성공단에만 국한되어 있었고 이번 성명은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대한 것"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고 있다는 정부의 기본적 입장에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 8일 성명에서 북한의 근로자 철수 및 개성공단 잠정 중단 조치에 따르는 모든 책임은 북한 당국이 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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