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햇볕정책의 철학은 아직도 유효하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햇볕정책의 철학은 아직도 유효하다"

[한반도평화포럼 '논평'] 김대중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으며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이사장 임동원·백낙청)이 18일 발표한 '한반도 논평'을 전재합니다. '한반도 논평'은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 등에서 현안이 있을 때마다 나오는 비정기 글입니다.

한반도평화포럼은 전문가, 시민사회 인사, 전직 관료 등이 모여 만든 민간 포럼으로 전쟁과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 지향의 평화운동을 추구하는 단체입니다. <편집자>

김대중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으며

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한반도는 여전히 대결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너진 남북관계의 현실에서 포용정책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 북한 특사가 내려오고 남북대화의 기회가 마련된 이후, 더 이상 의미 있는 전환점은 없었습니다. 남북관계의 미래에 걱정이 많습니다.

우리는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기대했습니다. 광복절은 우리에게 해방의 기쁨과 더불어 분단의 아픔을 상징합니다. 역대 정부는 그래서 이날 남북관계나 외교정책의 중요한 방향을 국내외에 천명해 왔습니다. 국내외 정세에서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 임기 종반을 앞두고 있습니다. 늦었더라도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관계를 정상화해야 할 시점입니다. 8.15 경축사는 모든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정책전환의 의지를 밝힐 유일한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8.15 경축사를 보면서,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낍니다. 광복절의 의미도, 분단에 대한 역사의식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상실된 지는 오래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한반도 정세관리의 책임감은 보여주었어야 합니다. 이대로 임기가 끝난다면, 이명박 정부는 냉혹한 역사적 평가가 불가피합니다. 북핵문제를 방치했고, 남북경제공동체의 기반을 허물었으며, 한국의 외교적 고립을 자초했다는 역사적 비판을 두려워해야할 시기입니다. 안타깝게도 그런 평가에 대한 두려움조차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6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현상유지가 어렵습니다. 긴장의 원인을 해소하지 않으면, 대결과 충돌의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대결의 악순환이 반복될 뿐입니다. 설혹 국제정세의 큰 흐름 덕에 새로운 충돌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한국의 위상은 더욱 낮아지고 사태해결에 아무런 역할도 못할 것입니다. 북핵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이 북핵문제에 대한 협상의 지혜를 발휘하지 않는다면, 6자회담의 미래가 밝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오바마 행정부 역시 국내 경제문제로, 공화당의 발언권이 강해진 의회 사정으로,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미 양국의 외교적 무능이 북핵 상황을 악화시키고, 결국 동북아 질서를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진보개혁 진영이 준비해야 할 한반도 평화의 과제가 더욱 막중해졌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무능한 외교가 가져온 재앙이 만만치 않습니다. 동북아 질서는 변했고, 남북의 불신은 깊어졌으며, 경제협력의 기회는 줄어들었습니다. 폐허 속에서 한국 외교를 재건해야 합니다.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 새로운 미래를 모색해야 합니다. 남북관계의 악화를 방지하고 나아가 이를 정상화의 길로 되돌리며, 무너진 경제공동체를 회복하고, 복잡해진 북핵문제의 해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철학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2주기를 맞으며, 포용정책의 가치를 재확인해 봅니다. 우리는 암흑 속에 빛나는 별처럼, 포용정책의 소중함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접근이 멈추자, 변화가 중단되고, 역행이 이루어졌습니다. 공존을 거부하자, 흡수통일론이 춤을 추고, 불신이 깊어지고, 군사적 긴장이 격화되었습니다. 호혜적인 협력이 중단되자, 한국 중소기업의 희망이 사라지고, 대륙경제의 꿈도 날아가 버렸습니다.

▲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걸려 있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사진 ⓒ프레시안 자료사진

접근을 통한 변화, 협력을 통한 상생, 그리고 공존을 통한 탈냉전을 지향하는 포용정책의 철학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물론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서 보완해야 할 점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질서변화가 병행 발전하는 지역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사실상의 통일'의 구체적인 형태와 방법을 둘러싼 토론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한반도 경제공동체 구상에서 환경과 생태의 중요성도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미래를 준비할 때입니다. 현재의 재앙적 현실이 분발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2013년 진보개혁 진영이 바라는 한반도 평화의 미래를 이제는 구체화해야 할 때입니다. 한반도평화포럼은 진보개혁 진영이 지혜를 모으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마지막 소망이자 전국민의 염원인 한반도 평화가 실현될 수 있는 시대를 되찾기 위해 각계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