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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자동차가 6월 7일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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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자동차가 6월 7일 공개됩니다

쌍용차 해고자, 시민 후원으로 2만 개 부품 모아 자동차 만든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바자회·문화제 등을 열고, 공지영 작가의 <의자놀이> 출간을 기획했던 '함께 살자 희망 지킴이'가 올해 상반기 핵심 사업으로 'H-20000 프로젝트'를 내놨다.

H-20000 프로젝트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자동차 부품 2만 개를 모아 손수 자동차를 만드는 계획이다. 2만 개 부품 하나하나에 이 프로젝트를 후원·지지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 기계가 아닌 인간의 자동차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다. H는 마음(Heart)을 뜻하기도 하고, 해고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통로인 사다리를 놓자는 의미 또한 담고 있다.

자동차 2만 개의 부품을 누구나 희망 지킴이 홈페이지 등을 통해 후원할 수 있다. 본래 부품 종류에 따라 가격에 큰 차이가 있지만, H-20000 프로젝트의 부품 값은 종류와 상관없이 모두 1만 원으로 동일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동차는 지난 2009년 정리해고가 단행된 날짜인 6월 7일에 맞춰, 서울광장에서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 상자 참조. <편집자>

지난달 29일 대한문 앞 쌍용차 희생자들을 위한 분향소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방화 용의자가 구속 기소되었다는 뉴스가 떴다. 맞아! 그랬었지, 불이 났었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까마득한 옛일 같다. 그 화재가 각 언론의 사회면을 채우고 며칠 지나지 않아 분향소가 아예 철거됐다. 마치 모아 놓은 쓰레기 치워지듯.

결코 길다고 하기 어려운 지난 1년, 시련도 많고 사연도 많았던 바로 그곳, 대한문 분향소. 이미 사계절을 함께 보낸 대한문과 그 옆 지기 분향소는 누구랄 것 없이 서로 바라보며 서로 지켜주는 단짝이 돼버렸다. 우리 근현대사의 자랑거리보다는 치욕과 설움만을 오롯이 담고 있는 대한문, 그리고 21세기의 잔인한 우리 현실을 민낯으로 보여주고 있는 분향소는 이제 고스란히 서로 닮아버렸다.

한 젊은 해고 노동자가 23층에서 몸을 던진 작년 어느 봄날의 새벽, 그 순간 우리 마음의 봄은 사라졌다. 그때 우리는 그들의 고통과 절망을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정의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때야 비로소 그들 가슴 속에 카인의 표적처럼 새겨졌던 치욕과 분노, 슬픔과 고통이 결국 우리의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단지 정혜신 박사의 솔직한 고백처럼 우리는 그들에게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할 뿐이었다.

누구에게나 명예는 자신의 구체적 삶을 지탱하는 마지막 자존심이자 끈이다. 그들이 당했던 부당한 정리 해고, 그리고 온 국민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거벗긴 채 당해야 했던 잔인한 국가 폭력, 이후 '폭도'나 '빨갱이'라는 누명과 함께 자행된 사회적 배제, 이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조작으로 기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된 '절차'였음이 이미 상당 부분 드러났음에도 그들의 명예는 여전히 길바닥에 찢긴 채 펄럭거리는 영정 속에 차갑게 갇혀 있다.

추모 무덤이 되어버린 대한문 분향소

▲ 4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가 경찰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중구청은 마치 군사 작전을 하듯 신속하게 이 자리에 흙을 부어 화단을 만들었다. ⓒ프레시안(최형락)

하지만 이 비극의 책임 소재가 이미 드러난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의 권력은 그들의 명예 회복은커녕 그들을 치워내지 못해 안달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분향소 비닐과 깔개 구청에 의해 철거됨'이라는 내용의 트위터가 연신 휴대전화에 올라오고 있다. 분향소 자리에 터를 잡은 '추모 무덤'은 조만간 전 세계에서 가장 기괴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흙더미로 세계적 관광 명소가 될 것임을 장담한다.

끙! 너희가 영정과 해고자들을 쓸어내고 그 자리에 세운 흙무덤을 지켜보려 아무리 용을 써봐라. 우리는 분향소를 끝까지 다시 세우고 그들 스스로 그리고 우리 모두 맞잡은 손으로 명예를 회복시키고야 말 것이다. '함께 살자 희망 지킴이' 활동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명예의 연대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

대한문 분향소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녀간다. 아마 대통령과 청문회장을 누볐던 각료들 빼고는 다 들러봤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분향소에서 만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투쟁가라기보다는 평생 차만을 만들어 왔던 우직하고 정직한 노동자들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피부로 느끼고 놀라워한다. 그들과 잠시만 대화를 나눠보면 굳이 공지영 작가의 표현을 빌지 않아도 그들이 '천상 노동자'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아챌 수 있다.

2만 명의 참여로 차를 만들자!

ⓒ함께 살자 희망 지킴이 제공

그들은 차를 만들고 싶어 한다. 희망 지킴이가 기획한 'H-20000 프로젝트'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디어가 아니다. 작년부터 '차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들이 그들 사이에서 자주 오르내렸고 길고 긴 투쟁 기간 때문에 손이 녹슬어 간다는 탄식도 나왔다. 지금도 일 얘기만 나오면 평소 말이 없던 해고자들도 마치 자신들이 공장에서 막 퇴근해 삼삼오오 둘러앉아 있는 양 신이 나 차 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들은 차를 만들고 정비하던 그때나 투쟁하고 있는 지금이나 갈 데 없는 '천상 노동자'다.

그들은 지금 당장에라도 공장으로 돌아가 자동차를 조립하고 정비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권리가 있으며, 명예를 반드시 회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난 4년 동안 말 한마디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삶의 끈을 놓아버린 희생자들을 위해서, 그리고 지금도 쌍용차 출신 노동자라는 사실을 쉬쉬하며 지내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들을 위해서 그들은 반드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자부심과 명예 회복을 위한 'H-20000 프로젝트'가 이제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 프로젝트는 그들의 명예 회복에 열망하고 이를 지지·지원하는 2만 명의 지원자와 함께 진행될 것이다. 앞으로 약 2개월 동안 차량에 필요한 2만 개의 부품을 2만 명의 지원자가 구매하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그 부품을 조립하여 오는 6월 7일 서울광장에서 그 차와 함께 멋진 모터쇼를 벌일 것이다. 벌써부터 모터쇼에 등장할 그들의 늠름한 모습에 가슴이 설렌다.

□ 쌍용차 해고자, 자동차를 만들다!!! H-20000 프로젝트

조각 난 퍼즐을 맞추듯 다시 자동차를 만들고 조립합니다.
자동차의 지붕이 되어주세요
자동차의 두 바퀴가 되어주세요
자동차의 전조등이 되어주세요
2만 개의 부품이 모이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가 달릴 수 있습니다.
2만 개의 부품은 여러분이 구매하신 퍼즐 한 조각입니다.
4월 퍼즐 조립이 시작됩니다.

◎ 어떻게 진행되나요?

○ 1단계: 4월 1일~4월 30일/ 참가자 모집, 자동차 이름 공모
- 프로젝트 참가자 2만 명을 모읍니다. 참여와 모금은 웹페이지에 소셜 펀치를 연동하여 진행합니다.
- 4월 1일부터 홈페이지 http://hope.jinbo.net , 이메일 hopegardians@gmail.com , 페이스북 계정 지킴이(gardians.hope), 트위터 계정 @Hope_Gardians 를 통해서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 4월말 2차 해바라기 토크쇼를 통해 그간의 과정을 공개합니다.

○ 2단계: 5월 1일~ 5월 21일/ 준비 단계
- 자동차를 구입하고 분해 과정을 참가자들과 공유하면서 진행합니다.
- 자동차가 조립 완성된 이후 자동차를 기증받을 곳의 사연을 공모합니다. 심사위원회에서 응모한 사연들을 압축하여 사이버 투표와 현장 투표로 자동차를 기증할 곳을 선정합니다.

○ 3단계: 5월 22일~6월 4일/ 조립 단계
- 조립 과정에 참여하고 싶은 참가자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조립 이후 외장 디자인 작업을 미술 작가들도 함께 합니다.
- 완성된 자동차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모터쇼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

○ 4단계: 6월 4일~7일/ 자동차 이동 단계
- 5월말까지 국회에서 결론이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평택에서 서울까지 조립을 마친 자동참와 함께 대대적인 행진을 벌입니다.

○ 5단계: 6월 7일/ 모터쇼와 기증
- 2009년 당시 법적으로 정리 해고가 시작된 날인 6월 7일, 서울광장에서 모터쇼를 하고 자동차를 공개합니다.
- 대중적인 문화 행사인 해바라기 토크쇼를 진행합니다.
- 이 자리에서 자동차 기증 대상으로 압축된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현장 투표를 진행하여 당선자를 확정합니다.
- 자동차를 공개하고, 사연 당선자에게 자동차 키를 전달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 전 과정은 SNS를 통해 영상으로 중계됩니다. 매일매일 퍼즐을 맞춰 본 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참여자들이 재미있게 지켜보도록 합니다.

* 스토리를 꾸준히 발굴·창작하여 참가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이 과정을 통해서 희망 지킴이 회원 확대도 같이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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