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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서방 맹비난…지지자들 '인간방패'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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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서방 맹비난…지지자들 '인간방패'로 나서

리비아 외무 "민간인 희생돼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해야"

미국, 영국, 프랑스가 리비아에 군사작전을 감행한 데 대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카다피는 19일 서방의 공격 개시 후 국영 TV를 통해 방송된 전화연설에서 서방의 군사작전에 대해 '십자군 전쟁' '식민지화를 위한 공격'으로 규정하며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나선 국민들의 무장을 돕기 위해 무기고를 개방하겠다고 밝히는 등 서방측의 군사공격에 대한 항전 의지를 표명했다.

카다피는 또 서방의 공격으로 리비아 내 군사 목표물은 물론 민간인까지 위험에 노출됐다며, 리비아 정부는 회원국의 자위권을 보장한 유엔헌장 51조에 따라 자국을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군사행동으로 북아프리카 지역이 '진짜 전쟁터'가 됐고, 인근 국가들까지 위험에 처했다며 아프리카와 아랍권, 남미, 아시아가 적군과 맞서 싸우는 리비아인의 편에 서달라고 호소했다.

리비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서방의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회의를 소집해 달라고 요구했다.

외무부는 프랑스가 전투기를 이용해 리비아를 공격함에 따라 리비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안보리 결의 1973호는 더 이상 효력이 없으며, 리비아는 자위권 차원에서 민간과 군용 항공기를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칼레드 카임 리비아 외무차관은 <BBC> 인터뷰에서 "외국 간섭이나 외부 공격이 있다면 리비아 국민뿐 아니라 알제리, 튀니지, 이집트 등이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전투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군사개입이 이웃국가들의 리비아 지원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리비아 정부 관계자들도 서방의 공격에 대응해 리비아는 앞으로 불법 이민자를 근절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과 해온 공조와 협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인간방패를 자처하며 모여든 카다피 지지자들 ⓒAP=연합뉴스

한편 카다피 지지자들은 서방 전투기가 공습할 가능성이 있는 주요 시설물에 모여 인간방패를 형성했다. 국영 TV는 이날 국제공항과 카다피의 관저 '바브 알-아지지야', 군사시설이 모여 있는 트리폴리 복합단지 주변에 리비아인 수백 명이 모여들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 지지자들은 카다피의 초상화와 국기를 들고 카다피 관저 주변에서 구호를 외쳤고, 공중에 총을 쏘며 항전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리비아 당국은 카다피 지지자들이 집결하자 평상시 취재가 제한됐던 복합단지에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지지자들이 운집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기자는 복합단지에 모인 시민 대부분이 아이와 여자들이었으며, 일부는 자신들이 카다피 친위부대원의 가족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높은 올리브색 담장에 둘러싸인 복합단지 정문이 열린 가운데 군인들은 망루에서 AK-47 소총을 들고 망을 보고 있었고, 속속 집결한 카다피 지지자들은 그 주변에서 카다피를 칭송하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카다피의 딸 아이샤는 이날 갑작스럽게 복합단지를 방문해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기도 했다. 카다피의 지지자들은 트리폴리뿐 아니라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공항에도 속속 모여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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