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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상호 경계 태세 완화…군사 긴장 '수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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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상호 경계 태세 완화…군사 긴장 '수면 아래로'

서해 표류 北 주민 송환도…'진정성' 요구는 계속돼

일촉즉발로 치닫던 남·북의 군사적 대결 양상이 일단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정부는 서해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북한 주민들을 돌려보내기로 했고, 남·북 군 당국은 경계 태세를 하향 조정했다. 새해 들어 양측 모두 '대화'를 얘기하는 상황이 반영된 움직임으로 보인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7일 "지난해 말 어선을 타고 서해상을 표류하다 우리 측 해역으로 넘어온 북한 주민 2명을 오늘 오후 2시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송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두 남성인 이들은 작년 12월 3일 서해 연평도 서북방 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0.5마일 해상에서 표류하다 남측의 해군 함정에 의해 구조됐다. 관계 기관들은 이들을 합동 심문했지만 귀순 의사나 특별한 대공 용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송환을 결정했다.

한편 북한군은 작년 11월 21일 서해 각급 부대에 하달한 특별경계근무 태세를 최근 해제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날 <연합뉴스>에 "북한군이 작년 11월 21일 우리 군의 호국훈련과 관련해 하달한 특별경계근무 태세 명령을 최근 해제했다"면서 "서해안 해안포 부대의 동향도 특별경계근무 태세 명령 이전 수준으로 완화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새해 초부터 우리 측에 대화를 제의하는 등 유화적인 태도로 나오고 있는 것들이 군의 이런 조치와 연관이 있는지를 정부와 군 당국이 면밀히 분석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련해 한미연합사령부도 지난 4일부로 대북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2단계에서 3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연합사는 작년 11월 23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격상했었다. 워치콘 3단계는 평시 대북 감시수준이다.

그러나 남·북의 이같은 움직임이 남북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북한의 진정성이 필요하다는 남측의 요구에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엄종식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지난 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을 통해 남·북 당국간 무조건적 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형식이나 내용으로 볼 때 진정성 있는 공식 대화 (제의)로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엄 차관은 이날 오전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형식 측면에서 신년 공동사설의 연장선상에서 얘기가 나온 것이고 내용 부분에서도 남북관계 악화 책임을 우리 쪽에 돌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엄 차관은 북한에 요구하는 '진정성'에 대해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핵 폐기,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사건에 대한 실천적 조치를 의미한다"며 "북한이 우리가 지난해에 요구했듯이 이와 같은 도발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남북대화가 제대로 되려면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기본적으로 돼 있어야 한다"며 "천안함 또는 연평도 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가 없다면 이것은 대화의 진정성이 부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 차관은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해 진정성을 보인다면 기본적으로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는 입장"이라며 "6자회담 개최의 열쇠는 진정성을 북한이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폐기 조치를 해야 대화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고, 그 후에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엄 차관의 말은 남북대화에 관해 정부 당국자들이 최근 제시한 전제조건 중 수위가 가장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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