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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우라늄 농축 대응, 대화보다는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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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우라늄 농축 대응, 대화보다는 압박?

안보리 재논의 추진하는 듯…효과는 '제로'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는 미국이 우선 대화보다는 압박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불러 들여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수용 의사를 밝히는 등 대화 국면을 모색했던 북한의 시도는 일단 좌절된 셈이다.

한국과 미국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4~5의 방한을 계기로 이같은 대응 기조를 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5일 "한·미 양측은 북한의 UEP 활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1874호)와 9.19 공동성명 등 국제규범 위반이란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말했었다.

압박의 방식은 다양하지만 우선 검토되고 있는 것은 유엔 안보리 재논의와 규탄 문건 채택. 정부 당국자는 6일 <연합뉴스>에 "한국과 미국은 유엔 안보리를 통해 북한의 UEP 문제를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1월에 안보리 회의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이사국들이 UEP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UEP 문제를 논의하다가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중단했다.

미국이 대북 압박을 통한 UEP 대응 쪽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는 무엇보다 북핵 문제에서 타협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이란 핵 문제 대처가 꼬일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 핵 문제를 다루는 국제 협상이 지난해 12월 14개월 만에 재개됐고 이달 말 후속 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해서만 호락호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이 '안보리 논의'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19일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관련 시설들을 들여올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대북 제재 무력화 때문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중국 책임론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압박하고 싶어도 수단 없어 고민

그러나 미국의 압박이 효과를 발휘해 북한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중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라'고 빠져나갈 경우 중국 책임론을 강조하는 것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설령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또 채택된다고 해도 북한을 실효적으로 제재할 수단은 거의 없다. 우라늄 농축 시설은 계속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미국의 대북 압박은 한시적이고, 결국에는 대화 쪽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안보리 논의 추진 자체가 향후 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국내정치적 명분 쌓기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효과 없는 압박으로 시간을 보내기에 우라늄 농축 문제는 너무나 위험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은닉과 유출이 용이한 우라늄 농축 자재·기술이 '적대 세력'에 넘어가는 상황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작년 11월 UEP를 공개했을 때 보즈워스가 즉시 한국에 올 정도로 미국은 UEP 문제를 심각하게 본다"며 "이번에 얘기를 다시 해보니 그 당시 못지않게, 아니면 더 심각하게 보는 것 같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둘러봤던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공동소장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은 (북한 주장과 달리) 일차적으로 (핵폭탄 제조를 위한) 군사용이거나 적어도 군사용과 민수용의 이중용도로 보인다"고 말한 것도 미국의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헤커 소장은 <원자력과학자 회보> 최신호에 "북한이 오랫동안 농축 활동을 진행해왔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따라서 미국이 정말로 유엔 안보리 논의를 밀어붙일지는 6일 미·중의 베이징 협의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대표는 북한 핵 문제를 담당하는 중국 측 고위 책임자들의 반응을 떠 보면서 안보리 논의로 갈지, 휴지기를 가진 후 6자회담으로 갈지, 한국은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등을 가늠해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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