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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플레이션, 경제체질 전환만이 해법"

<뉴욕타임스> "자산 ·금융 복합부실 위기 우려"

중국 정부가 최근 물가 상승 기세에 빨간불이 커지자 내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올해 3%에서 4%로 상향조정하면서 경제성장률 목표를 8%로 잡았다.

지난 11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1%로 거의 3년내에 최대치를 기록하자, 그동안 10% 안팎을 기록했던 경제성장률 목표를 인플레이션 부담을 우려해 어느 정도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중국의 경제에 대한 우려하는 목소리는 오히려 커져가고 있다. 14일 일본의 노무라 증권은 "중국은 '루이스 터닝 포인트'에 도달했다"면서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 중국 노동자들이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현상은 중국의 경제가 근본적인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로이터=뉴시스

"중국, 루이스 터닝 포인트 도달"

'루이스 터닝 포인트'는 197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윌리엄 아서 루이스가 제시한 개도국 경제발전 단계 이론으로, 농촌에서 공급된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한 제조업 발전이 한계에 이르면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그동안의 고도 성장세가 둔화된다는 전환점을 의미한다.

이런 전환 과정에서 제대로 대응을 못하면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얼마전 중국의 경착륙 시나리오를 발표했던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그 가능성을 높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만일 그런 상황이 온다면, 자산 시장 붕괴와 금융부실이 복합된 위기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산 시장과 연결된 국유은행들의 부실채권 문제가 터져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도 "점점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물가 급등, 정부 부채 급증, 그리고 자산 거품으로 인해 중국 경제의 성장속도가 내년에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인플레이션 문제는 수치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최대 당면 과제라고 지적한다.

모건스탠리 분석가 출신으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경고해온 앤디 시에는 "중국 당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너무나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면서 "이런 자금들이 부동산에 흘러들어가 땅값은 어느 곳은 20배, 어떤 곳은 100배나 오른 곳들이 속출했다"고 지적했다.

"미국보다 우유값 비쌀 정도"

현재 중국에서 인플레이션은 부동산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시에는 "슈퍼마켓에 가보라. 중국에서 우유 가격이 미국보다 비싸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경우 평균 노동자 월 임금이 약 350 달러인데, 우유 1갤런(약 3.78ℓ)이 5.5달러나 된다는 것이다.

수출산업단지의 임금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올랐고, 내년에는 더욱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는 물론 좋은 소식이겠지만, 임금이 이처럼 가파르게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한편, 나아가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불가피하게 만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의 부실채권 문제도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여기지고 있다. 부실채권 문제는 이미 1990년대말과 2000대초에 걸쳐 한차례 터진 바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부실채권으로 자본이 거의 거덜난 국유은행들을 대대적인 구제금융과 자본 확충으로 살려내야 했다.

이들 국유은행들은 이후 유상증자를 실시해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예전보다는 자본 건전성이 훨씬 좋아졌다. 하지만 지난주 영국의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측은 중국에 투자한 고객들에게 큰 손실을 볼 위험에 대해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연 평균 10% 정도의 경제성장을 지속해온 중국의 경제가 급격히 둔화된다면 글로벌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가 부진해도 그동안 아시아와 남미는 중국의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한 중국은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자이고 미국의 주요 투자처이기에 중국의 경기둔화는 미국 기업들에게도 타격을 줄 것이다.

내수시장 확대로의 순조로운 전환 가능할까

중국 정부도 중국 경제의 취약점들을 인식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금리 인상, 대출 억제 등 물가와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들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로 해결되기에는 중국 정부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복잡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에게는 인플레이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해 경제체제를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중국 경제가 연착륙을 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이러한 체질 변화라는 과제를 얼마나 순조롭게 해낼 수 있느냐는 점에 달려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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