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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광부들의 '감동 드라마', G20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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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광부들의 '감동 드라마', G20에 불똥?

<BBC> 칠레 보도에 예산 과다투입…G20 등 중요 이슈 밀어내

칠레 광부 33명의 '감동 스토리'가 세계 정상 20명은 물론, 은막의 스타들도 밀어냈다?

영국 <BBC> 방송이 칠레 광부들의 구조 작업을 취재하는데 막대한 돈과 인력을 들인 통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물론 내년 아카데미상 시상식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등 굵직한 이슈의 취재에 돈줄을 죄어야 할 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인터넷판 기사에서 <BBC>가 이번 취재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았다면서 다른 국제 이벤트들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신문은 <BBC>의 국제뉴스 에디터인 존 윌리엄스가 작성해 자사 간부들에게 보낸 메모를 인용해 방송이 칠레 관련 보도에 들인 돈이 10만 파운드(약 1억 7700만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했다. 10만 파운드는 당초 이 이슈를 취재하는데 쓰기로 계획됐던 예산을 훨씬 웃도는 액수다. 산 호세 광산 현지에 보낸 취재 인력도 26명으로 액수만큼 파격적이었다.

이 메모에서 윌리엄스는 "(회사의) 재정 상황이 심각하다"며 "앞서 합의가 됐던 초과 지출 가능 액수 500만 파운드를 초과해 현재 6만 7000파운드를 더 쓴 상태"라고 경고했다.

윌리엄스는 이런 초과 지출이 11월과 그 이후에 있을 다른 이벤트의 취재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도 함께 언급했다.

먼저 내달 11~12일 서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윌리엄스는 메모에 "G20 회의에 대한 (취재인력) 배치를 축소할 것"이라면서 "로버트 페스튼, 닉 로빈슨 둘 다가 아닌 둘 중 하나가 가게 될 것"이라고 썼다. 페스튼과 로빈슨은 각각 <BBC> 경제, 정치 분야 에디터다.

<가디언>은 윌리엄스의 메모에는 두 에디터 중 누가 G20 회의 취재에 투입될지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지만, 이번 문제가 없었다면 당초 둘 다 서울 현장에 파견될 터였다고 덧붙였다.

윌리엄스는 내달 19~20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 보도에 대해서도 "(당초보다) 야망을 훨씬 줄여야 할 판"이라고 묘사했다.

이밖에도 <BBC>는 내달 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릴 기후정상회의에도 딱 한 명의 특파원만을 보낼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가들은 <BBC>의 기후회의 관련 보도의 질이 떨어질까 우려하기도 했다.

앞서 매몰된 광부들의 구출 작업 개시를 앞두고 칠레 산 호세 광산에는 <BBC>를 포함한 39개국 15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으며, 첫 탈출자 프로렌시오 아발로스의 아버지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주먹다짐이 벌어질 정도로 취재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8월 광산 붕괴 사고로 매몰된 칠레 광부들의 구조 작업 개시를 앞두고, 아무도 찾지 않던 칠레 북부 코피아포 산 호세 광산에 15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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