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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선군정치 계승…정치·비서국 고위직도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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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선군정치 계승…정치·비서국 고위직도 시간문제"

장성택 '후견 컨트롤 타워'…리영호·김경희·최룡해 등 김정은 옹위할듯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28일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번에도 위원장으로 재신임된 당 중앙군사위는 북한 인민군을 관장하는 요체다. 김정은이 맡은 부위원장직은 그동안 없던 자리로, 그에게 군사적 실권을 주기 위해 이번에 신설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정은 '후계자 수업', 군사 분야서부터

김정은은 또 당 중앙위원회 위원(총 124명)으로도 선임됐다. 그러나 당초 예상됐던 정치국, 비서국 내 고위직이 아닌 일개 위원에 그쳤다.

다만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대장 칭호'를 받은데 이어 북한의 군사정책을 주무르는 중앙군사위 요직을 차지함으로써 공식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굳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군대의 2인자 직책이라 할 수 있는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을 맡은 것은 사실상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김정일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된 것과 상응하는 정도의 공식적 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이 군사 분야에서 첫 직책을 맡은 것은 북한의 선군정치 계승·강화 기조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후계자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선군정치의 계승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군 장악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교수는 또 "북한은 김정은에게 먼저 군사 부문에서 후계자 수업을 받게 한 뒤 차츰 전면에 등장시킬 계획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정치·비서국의 고위직을 맡는 건 시간문제다.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을 공표한) 2012년께에 그런 직위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경력이 일천한 김정은을 처음부터 당의 양대 지도기관인 당 중앙위와 중앙군사위에 동시에 등장시키기보다 먼저 군대를 확고하게 장악한 뒤 다음 단계를 밟게 하는 것이 권력 승계의 안정성에 있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리영호의 부상…김경희·장성택·최룡해와 '김정은 옹위'?

▲ 리영호 북한 인민군 참모총장 ⓒ연합뉴스
'후계자 수업'이 군사 분야에서 시작되는 것과 관련해 최근 군의 실세로 부상한 리영호 군 참모총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리영호 참모총장도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대장에서 27일 차수로 파격 승진된데 이은 결과다.

리영호는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정치국 최고위급인 상무위원에까지 진출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이번 당대표자회로 새로 임명된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내각 총리), 조명록(군 총치국 국장) 등 단 다섯 명 뿐인 상무위원회에 진출한 것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리영호는 앞으로 정치적 실권도 구사하면서 군을 대표하는 역할 내지 군-당 간 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당 행정부장)의 최측근임을 감안하면, 장성택·김경희(당 경공업부장) 부부를 중심으로 한 김정은 옹위그룹에 속해 김정은의 군사 수업을 돕게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양무진 교수는 "리영호는 야전 실무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실전 경험이 없는 어린 지도자(김정은)의 지도력을 보완하는 후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영호는 올해 67세로 10여 명의 북한 인민군 차수 중 가장 젊다. 따라서 그의 전면적 등장은 그간 7~80대 인물들이 포진해 있던 군부의 세대교체를 암시하기도 한다. 김일성 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한 리영호는 사단 참모장으로 인민군 이력을 시작, 훈련소 참모장, 총참모부 작전국 부국장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평양방어사령관에서 총참모장으로 발탁된 바 있다.

장성택, 한 발 물러난 모양새

리영호 외에 눈에 띄는 인물들은 장성택, 김경희, 최용해(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다. 우선 김경희는 조카 김정은과 함께 앞서 대장 칭호를 받은데 이어 당 정치국 위원에 선임됐다. 남편이자 권력 '2인자'로 불리는 장성택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장성택이 예상을 깨고 요직을 맡지 못한데 대해, 힘이 장성택 쪽으로 지나치게 기우는 부작용을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 그래도 '실세', '2인자'로 불리는 장성택에게 너무 많은 보직을 줄 경우 후견인 이상의 존재가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만 놓고 보면 김경희가 남편을 앞지른 듯한 모양새지만, 후계체제의 전반적 관리는 여전히 장성택 수하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장성택이 모든 걸 관리하고 김경희가 내각, 군, 당 전체에 두루두루 관여하는 '서포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고(故)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 최현의 아들인 최룡해는 비서국 비서와 정치국 후보위원, 중앙군사위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룡해는 27일 김정은, 김경희와 함께 민간인으로서 대장 칭호를 받은 이들 중 하나다. 최룡해 역시 장성택의 측근으로, 앞으로 후계구도 구축에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28일 44년 만에 열린 북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 참가자들이 개회에 앞서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중앙은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AP=뉴시스

"노동당 규약 새로이…내용 보충"

44년 만의 당대표자회는 최대 안건이었던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치른 뒤 하루 만에 막을 내렸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보도에서 "당대표자회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지도기관을 선거하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2010년 9월 전원회의 결정 내용이 통보됐으며, 김영남이 폐회사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 58년, 66년 1, 2차 당대표자회가 각각 4일, 8일에 걸쳐 열린 것과 대조된다. 1차 대표자회에선 인민경제발전 1차 5개년 계획 등이, 2차 대표자회에선 현정세와 당의 과업,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당면 과업 등이 함께 논의됐지만 28일 3차 대표자회는 오롯이 당의 조직 문제에 집중됐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1980년 6차 당대회 이후 30년 만에 '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를 채택해 "김정일 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사상적 전일체로서, 당의 특성에 맞게 조선노동당 최고지도기관의 구성과 그 지위와 역할에 대해 새롭게 규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당원의 의무와 각급 당조직들의 사업내용을 전반적으로 수정·보충했다"며 "'당과 인민정권', '당마크, 당기' 장을 새로 내오고 인민정권과 청년동맹에 대한 당의 영도를 강화하며 인민군대 내 당조직의 역할을 높일데 대한 내용을 보충했다"고 설명했다.

제3차 북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 선거 주요 결과

-정치국 상무위원 : 김정일,김영남,최영림,조명록,리영호

-정치국 위원 : 김정일,김영남,최영림,조명록,리영호,김영춘,전병호,김국태,김기남,최태복,양형섭,강석주,변영립,리용무,주상성,홍석형,김경희

-정치국 후보위원 : 김양건,김영일,박도춘,최룡해,장성택,주규창,리태남,김락희,태종수,김평해,우동측,김정각,박정순,김창섭,문경덕

-비서국 : 김정일(총비서), 김기남,최태복,최룡해,문경덕,박도춘,김영일,김양건,김평해,태종수,홍석형

-검열위원회 : 김국태(위원장), 정명학(제1부위원장), 리득남(부위원장), 차관석,박덕만,차순길,김용선

-당중앙군사위원회 : 김정일(위원장), 김정은, 리영호, 김영춘,김정각,김명국,김경옥,김원홍,정명도,리병철,최부일,김영철,윤정린,주규창,최상려,최경성,우동측,최룡해,장성택

-당 부장 : 김기남,장성택,김영일,김평해,리영수,주규창,홍석형,김경희,최희정,오일정,김양건,김정임,채희정,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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