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3남 김정은에 '인민군 대장' 칭호 부여

공식 발표에 첫 등장…'김정은 후계구도' 가시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남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8일 전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져 온 김정은이 북한의 대외적인 공식 발표에 등장한 것은 처음으로, 베일에 싸여 있던 '김정은 후계구도'가 확실시되고 있다.

통신은 이날 "김정일 동지께서 27일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데 대한 명령 제0051호를 하달하셨다"면서 "명령에는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등 6명에게 대장의 군사칭호를 올려준다고 지적되어 있다"고 밝혔다. 대장 칭호를 받은 나머지 3명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통신의 전격적인 보도는 이날 44년 만에 소집되는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 맞춰, 김정은을 후계자로 천명하려는 대내외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날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은 당의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위원, 비서국 비서 같은 요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그의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도 김정은과 함께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받은 것도 주목된다. 김정은의 '후견 세력'으로 분류돼 온 이들에게 김정은 후계체제의 버팀목 역할을 맡긴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번 당대표자회의 단일 안건이 '최고지도기관 선거'인 만큼, 대표자회는 이들 후견 세력의 거취를 포함해 김정은 후계구도를 구축하기 위한 인적 개편이 될 공산이 커졌다.

아울러 김정은이 첫 공식 직함으로 인민군 대장을 부여받은 것은 북한이 '선군정치'를 계속 유지하면서 김정은의 군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1982년 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후반의 어린 나이인 김정은은 존재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가, 2008년 무렵부터 차기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간 북한 소식통 등의 전언을 통해 북한에서 김정은에 대한 치적 쌓기 작업이 한창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왔지만 공식적인 등장은 없었다.

한편 <로이터> 통신, <AFP> 통신 등 전 세계 주요 언론들도 이날 김정은이 대장 칭호를 받은 사실에 주목하면서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근·현대사상 최초의 3대로의 권력 세습인 이번 조치에 대해 <로이터>는 "왕조계승의 첫 단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