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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빈국' 중국, 교육대국 위한 발걸음 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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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빈국' 중국, 교육대국 위한 발걸음 딛는다

[中國探究] '교육규획강요'의 내용과 의미

금년 7월 베이징의 날씨는 이상기온으로 무척 더웠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고, 더위에 쓰러지는 사람도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서도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은 매우 중요한 회의를 개최하였고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바로 '전국 교육공작회의'였다. 이 회의의 준비 기간은 거의 2년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지난 2008년 8월 국가과학교육영도소조(國家科敎領導小組)를 구성하고 원자바오 총리를 조장, 리우옌둥(劉延東) 국무위원을 부조장으로 14개 부처 업무 팀을 구성하였다. 500여 명의 관련 전문가와 학자들이 11개 분야의 중대한 교육전략 주제에 대한 논의에 참가하였고, 100여 명의 고위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도 구성하였다. 그동안 1800여 차례의 크고 작은 토론회를 가졌는데 참가한 연인원이 3만 5000여 명에 이른다.

이러한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7월 13일과 14일, 이틀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소강당에서 '전국 교육공작회의'를 개최하였다. 더운 날씨를 감안하여 지도부들은 노타이에 와이셔츠 바람으로 회의에 참석하였다.

▲ 지난 7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교육공작회의'에 참석한 원자바오 총리.
당 정치국 상무위원 중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제외한 8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과 정치국국원, 국무위원 등이 중국의 당정지도부가 대부분 참석하였다. 향후 10년간 중국 교육의 청사진과 교육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였다.

회의는 리커창 정치국 상무위원이 사회를 보고, 후진타오 총서기가 주재하면서 주요 연설을 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국가 중장기 교육개혁 및 발전규획요강 : 2010-2020(약칭 '교육규획강요')>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하였다. 회의에 대한 결과는 중국의 교육 분야 최고 수장인 리우옌둥 당정치국 위원 겸 국무위원이 종합적인 결론을 발표하였다.

이 회의는 각 성, 자치구, 직할시와 신지앙생산건설병단 및 각 시(지, 주, 맹)에 별도 회의장을 설치하여 중국 전 지역의 교육 분야 종사자 전원이 화상을 통해 회의를 참관하도록 하였다. 이후 회의 결과는 절차에 따라 지난 7월 29일 정식으로 공포되었다.

이 회의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지난 해 중국은 건국 60주년과 개혁개방 30주년의 성과를 전 세계에 과시했다. 중국지도부는 명실상부하게 G2로서 초강대국의 반열에 올랐음을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국가의 외적인 성장에 비해 내적인 발전, 특히 국민의 자질과 인재배양의 교육 분야는 취약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10년 7월 15일자 <인민일보>의 보도를 보면 "(중국은) 이미 개혁발전기의 결정적인 시기에 진입하였다. 경제건설, 정치건설, 문화건설, 사회건설 및 생태문명 건설이 전면적으로 진전되었고, 이에 따른 공업화, 정보화, 도시화, 시장화, 국제화가 크게 발전하였다. 그러나 인구, 자원, 환경 문제의 압력이 날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경제구조를 조정하고, 경제발전 방식을 변화시켜야만 하는 요구가 절박하다. 이러한 점은 곧 국민들의 자질을 제고시키고 새로운 인재를 배양하는 일의 중요성과 긴박성이 더욱 절실해졌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다"라고 주장함으로써 왜 교육의 현대화가 중요한지를 지적하고 있다.

특히 21세기를 맞이하여 전 세계가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도 인재의 육성이 국가발전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회의를 준비해왔다.

▲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회의의 핵심 키워드를 '교육의 현대화'로 설정하였다. 그는 2020년에 이르면 중국은 "기본적인 교육의 현대화를 실현하고 학습형 사회를 형성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역사기점에서 과학발전을 바탕으로 교육 사업을 추진하여 보다 신속하게 '교육대국'에서 '교육강국'으로, '인력대국'에서 '인력강국'으로 매진함으로써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인류문명의 진보에 크게 공헌하기 위함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하였다.

사실상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한 이래 30년 동안 이와 같은 회의가 모두 3차례 있었다. 이번이 4번째였으며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는 처음 있는 의미 있는 회의였다.

그렇다면 중국의 '전국 교육공작회의'란 어떤 회의인가? 이 회의는 당 중앙과 국무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교육 분야 최고 정책결정 회의다. 특히 중국 공산당이 추구하는 다양한 정책을 보다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향후 '교육 분야'에서 추진해야할 의견을 집약하고 기획하는 회의이다.

제1차 '전국 교육공작회의'는 1985년 5월 15일부터 20일까지 베이징에서 거행되었다.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위한 교육체제 개혁을 위한 조치들을 강조하기 위해 개최한 회의였다. 이 회의가 개최되게 된 의미는 당시 지도자 덩샤오핑이 행한 연설에서 찾을 수 있다. 5월 19일 덩샤오핑은 '각급 당위와 정부는 교육공작을 진지하게 처리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국력의 강약은 경제발전 이후의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궁극적으로 국력은 노동자의 자질에 의해서, 그리고 지식분자의 수와 질에 따라 결정된다.…당 중앙이 최선의 노력으로 교육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아울러 자라는 아이들에게 교육을 잘 시키는 일은 바로 전략적인 시각에서 비롯된다. 만약 전당과 전국이 이러한 임무를 제기하지 않으면 큰일을 그르칠 것이고 역사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현대화 건설을 위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특히 그는 "교육을 홀대하는 지도자는 미래를 보는 눈이 부족한 지도자이기 때문에 현대화 건설을 이끌 수 없다"고 설파하였다. 2차 회의는 1994년 6월 14일부터 17일에, 3차 회의는 1999년 6월 15일부터 18일에 각각 베이징에서 개최했었다.

이후 중국 지도부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교육 분야 발전에 대한 깊은 고려를 지속적으로 강조했었다. 그러나 지역적 편차, 빈부의 차이, 정책의 우선순위 등에서 교육에 대한 발전은 실제로 그 성과에 대해서는 문제점이 없지도 않다. 한 예로 1993년에 계획했던 GDP 중 4%의 교육비 지출은 아직까지도 실시되고 있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2012년에 도달할 목표를 상정하고 있다. 중국에서 교육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2008년 말을 기준으로 전체인구에서 교육 분야 관련 인구가 25.6%로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점은 중국에서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정책 추진의 어려움도 함께 노정하고 있다.

경제발전에 따른 빈부차이가 교육 혜택의 불균형에 미치는 문제점들, 지나친 입시 위주의 교육 등은 중국 교육의 단골 지적사항이다. 최근 8월 5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저명한 교육가인 류다오위(劉道玉) 전 우한(武漢)대 총장은 중국 청소년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며, 이를 입시위주 교육 방식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그는 "20세기 인류의 20대 발명품 가운데 중국의 발명품은 하나도 없고 노벨상 수상자 역시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아프게 진단했다.

그의 지적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한 자녀 갖기 정책으로 인한 '샤오황띠(小皇帝)'의 양산이 응석받이로 키운 가정교육의 문제점, 지나친 배금주의, 학생 수의 증가 등으로 취업의 어려움, 도덕불감증 등 다양한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문제는 중국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깊이 하고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교육규획강요>를 발표한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교육규획요강>의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중국 교육의 현주소는 물론 향후 10간의 중국 교육의 방향을 알 수 있고 이것을 우리 교육의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육규획요강>은 '서문', '종합적 전략', '발전임무', '체제개혁', '보장조치 및 실시'로 구성되었다. 전체 22장, 70개 항목, 약 2만 7000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 핵심은 2020년에는 '교육대국'이 되겠다는 것이 그들의 청사진이다. 그 주요 방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발전에서 '교육'을 가장 우선하는 전략적 지위를 부여하고 완벽한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현대화 교육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취학 전 교육을 기본적으로 확대하고 2020년까지 1년간의 취학 전 의무교육의 비율을 현재의 74%에서 95%로 높이고, 현재 초등교육부터 시작하는 9년간의 의무 교육을 더욱 공고히 하여 의무교육의 지역 간 균형적인 발전을 추진하고 중고등학교의 보편적인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고등학교의 전체 입학률을 국민의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학교육 대중성 수준도 현재보다 더 올려 전체 입학률을 국민의 40%까지 올릴 계획은 물론 아울러 청장년들의 문맹 퇴치 노력도 아울러 할 계획이다. 직업교육은 더욱 중요시하여 대대적으로 농촌의 직업교육을 발전시키고 중고등학교의 직업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더욱이 대학교육의 질을 높임으로써 대학교육 구조를 특성화하여 중국의 대학을 세계 일류대학이나 국제적 지명도가 있는 대학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그동안 중국 대학 내에 만연했던 관료체제인 '행정직급제'를 점차 폐지하기로 결정하였다. '행정직급제'란 대학교의 교직원의 직책도 정부의 직급으로 환산하였고, 이것이 '대학부패의 뿌리'였다. 이러한 핫이슈가 <교육규획강요>에 삽입됨으로써 '정치와 학교행정'이 분리되고 대학이 '순수한 학문의 장'이 되어야한다는 점이 강조된 것이다.

이는 매우 진전된 정책이다. 평생교육을 크게 발전시키고 민족교육 사업을 중시하고 특수교육에 대해서 더욱 높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노동력의 평균 교육 연한을 9.5년에서 11.2년으로 높이고 이 중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비율이 20%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둘째, 사람을 육성하는 일이 근본인 교육 업무에 맞게 교육 규율과 학생의 심신발달에 관한 규율을 존중하기로 하였다. 특히 인재양성을 교육업무의 근본으로 삼아 학생이 중심이 되고 교사는 학생이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학습하도록 안내함으로써 학생의 성장을 촉진하여 궁극적으로 그들을 인재로 배양하는 일을 모든 학교 업무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셋째, 개혁적이고 창조적인 정신을 교육발전의 강력한 동력으로 삼아 건전하고 활력이 충만한 교육 체제를 만들셌다는 것이다. 학교 운영체제와 교육관리 체제, 그리고 질적, 양적 평가체제를 개선하고자 하였다. 현재의 시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를 개혁하여 중국 특색적인 현대적인 학교제도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나 기업 등 사회적인 역량이 공립학교 설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또한 민간이 설립한 학교 교육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인민들의 다양화된 교육수요를 만족시키려고 하고 있다. 지방정부와 학교가 과감하게 학교설립의 자율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 개방을 더욱 확대해 해외의 우수한 교육 자원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교육의 국제합작 수준을 높이고자 하였다.

넷째, 국가의 기본 교육 정책을 공평하게 추진시키기 위해 국민들이 법에 따라 평등한 교육을 받을 기회의 보장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교육의 공익성과 보편성 원칙을 견지함으로써 도시와 농촌의 기본적인 공공교육 서비스체계를 확립하고 학교가 잘 운영되고 학생에게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하였다.

또한 공공 교육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면서도 농촌지역, 빈곤지역과 민족지역에 좀 더 관심을 가져 도농 간의 차이를 줄이고, 지역 간 학교간의 간격도 줄이도록 하였다. 어떠한 경우도 학생이 가정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공부를 할 수 없어서는 안 된다. 특히 농민공 자녀들의 입학문제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써서 농민공들이 도시로 나가 의무교육을 받은 이후에는 현지에서 '호구제'의 제한을 극복하여 진학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농촌에 기숙학교를 건립하여 이들 자녀들에게 혜택을 주려고 계획하였다.

다섯째, 교육의 질 제고가 교육개혁 발전의 핵심적인 임무이며 국민들에게 더욱 풍부하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교육 자체의 발전을 중시하여 학교마다 특색 있고 수준 있는 교육을 하도록 격려하기로 하였다. 결국 양질의 교육자원 총량을 확대하여 고품질 교육을 받으려는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기로 하였다.

그 밖에 주목할 만한 것은 국내총생산액(GDP)에서 차지하는 국가 교육 예산 비율을 점차 증가시켜 2012년에는 4%에 이르도록 한다는 것이다. 2009년도 기준으로 보면 중국 GDP가 4조 9000억 달러이기 때문에 196억 달러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중국의 부상을 지켜보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황이 아니라 미래에 있다는 점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은 교육이다. 중국의 교육현대화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고 실현되길 기대하면서도 이 시점에서 우리 교육도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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