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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의 초저금리 정책, 일본식 디플레 초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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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의 초저금리 정책, 일본식 디플레 초래" 경고

그린스펀 "美경제, 대기업과 고소득자만 혜택"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달 21일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이례적으로 불확실"하다는 전망과 함께 현행 제로수준의 기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현재의 위기는 초저금리가 의도하는 효과가 발휘되는 '통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지속적인 저금리 정책으로 발생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또다시 초저금리로 해결하려는 것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면서 "버냉키는 초저금리를 끝내라"고 촉구했다.

▲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초저금리 정책이 미국의 경제를 일본식 디플레이션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한 제임스 불러드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로이터=뉴시스

이어 지난 주말 Fed의 금리정책결정기구 FOMC의 멤버이자 이른바 '인플레이션 매파'로 불리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그동안 인플레이션 위협을 강조하면서 금리 인상을 촉구하던 입장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진단을 '디플레이션' 쪽으로 바꾸었다.

게다가 그는 미국의 경제가 인플레이션 위협보다는 디플레이션 위협이 더 크며, 초저금리 통화정책이 의도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라구람 라잔 교수의 진단보다 더 비관적이 되었다.

"Fed 정책, 몇 년내에 디플레 초래 위험"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불러드 총재는 "Fed의 정책은 향후 몇 년내에 미국 경제를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빠뜨릴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러드 총재는 그동안 미국 경제가 지지부진한 회복세를 보이며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의 위협이 더 크다고 판단하는 주류에 속했으며, 경기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자산 매입을 해줘야 한다는 정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Fed 목표치인 2%의 절반 수준을 나타내고, 유럽의 부채위기가 시장을 불안하게 하자, 스스로를 매파로 분류하던 불러드 같은 인사들도 미국 경제의 흐름에 대해 우려를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신문은 "이제 불러드는 장기적인 높은 실업률과 디플레이션 위협이 미국 경제가 직면한 최대 위협이라는 견해를 밝힌 다른 Fed 인사들과 의견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인사들로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와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Fed의 이사회(FRB) 멤버로 추가될 3명도 이 진영에 속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를 FRB 부의장에, 그리고 피터 다이아몬드 매사추세츠주 공대 교수와 새라 블룸 래스킨 메릴랜드주 금융규제위원장을 FRB 이사로 지명했다.

문제는 불러드 총재는 디플레이션 위협에 맞서 저금리를 선호하는 온건파와도 다른 입장이라는 점이다. 그는 "또다시 '부정적 충격'이 시장을 강타한다면, Fed는 초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저금리 정책은 양날의 칼"

특히 그는 "제로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약속은 '양날의 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러드 총재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제로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약속이 왜 '양날의 칼'인지 다음과 같이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제로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정책은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이 정책에 반응해 상승할 것이고, 결국 경제를 목표한 균형 성장으로 이끌어갈 것이라는 판단를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일본처럼 의도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경제전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어 그는 현재 미국의 정책은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초저금리 정책은 지속적으로 낮은 이자수익을 예고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초저금리 정책보다는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Fed가 매입해주는 정책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미국의 디플레이션 위협이 크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었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2.4%로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은 작년 3분기에 2.2%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선 후 4분기 5.6%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으나 올해 1분기 3.7%, 2분기 2.4% 등으로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 경제가 하반기 들어 1.5% 수준으로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미국 경제가 현재 '유사 경기침체' 상태라고 진단했다. ⓒEPA=연합뉴스

"미국 경제, '유사 경기침체' 상태"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이런 추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1일(현지시간) 미국의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완만한 회속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금은 '휴지기'에 들어가 '유사 경기침체'처럼 느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대형은행들의 건전성이 상당히 개선되고, 대기업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높은 실업률이 경제의 토대를 허물고 있다"면서 9.5% 수준의 높은 실업률이 올해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그는 미국이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19년간 Fed 의장을 지내며 '저금리 거품'을 조장해 현재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비판을 받고 있지만 퇴임 후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한발 물러선 탓인지 어느 정도 자기 반성적인 태도를 고백하거나 더 넓고 장기적인 큰 틀에서의 견해를 밝히는 경제원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는 "미국의 경제는 매우 왜곡돼 있어 경기부양책에 의한 경제회복도 대형은행, 대기업, 고소득자에게 국한돼 있다"면서 "나머지 경제 부문은 비극적인 장기 실업 속에 피폐해지고 있지만, 이런 경향이나 높은 실업률이 개선될 조짐은 발견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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