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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합조단 모순에 뜨거운 관심…한국 언론 분위기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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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합조단 모순에 뜨거운 관심…한국 언론 분위기와 달라"

[인터뷰] 도쿄서 기자회견 가진 서재정 美 존스홉킨스대 교수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서 드러나는 각종 모순점을 집중 제기하고 있는 재미 학자들이 9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재정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 교수와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 교수는 이날 오후 도쿄 일본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합조단의 조사보고서는 천안함이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는 걸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며 "데이터가 조작된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는 약 100여 명의 도쿄 주재 외신 기자와 30~40여 명의 일본 언론 기자들이 참석했다. <프레시안>은 회견이 끝나고 도쿄에 머물고 있는 서재정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 서재정 교수(가운데)와 이승헌 교수(왼쪽)가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 기자회견 분위기는 어땠나?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도쿄 주재 외신 기자들과 일본 매체 기자들이 130명 넘게 왔다. 최근 일본외국특파원협회(FCCJ)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관심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협회 관계자들이 말했다. 특히 외신 기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는 점이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조선일보>가 왜 미국도 한국도 아닌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하느냐는 칼럼을 게재해서 "중국을 제외하면 조총련 등 그나마 친북세력이 활동하고 그들이 주장이 유통될 수 있는 곳이 일본이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외교 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왜 일본에서 했나?

"기본적으로 이승헌 교수가 현재 일본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마침 일본에 들를 일이 있었기 때문에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우리가 그간 같이 연구하고 문제제기 한 것을 함께 알리는 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성사가 됐다. 그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

우리는 5월 말부터 천안함 문제에 관해 같이 작업을 해 왔다. 그러나 그동안은 이메일을 주고받거나 전화로만 얘기했다. 얼굴을 맞대고 토론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서로 도쿄에 머무르는 기회에 직접 만나서 그간 해 왔던 작업을 재검토하고 확인했다. 그 결과를 같이 발표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 기자회견에서 특별히 강조했던 점은?

"전체적인 내용에서 그동안 <프레시안>이나 다른 한국 언론을 통해 소개된 것 외에 새로운 얘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간 해왔던 주장을 종합해서 말했다.

그래도 특별한 것이 있었다면...우리는 합조단 발표 자료에 데이터 조작 의혹이 있다는 걸 주장해 왔지만 어떤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특정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합조단에서 실시한 수중폭발실험에서 나온 흡착물질에 대한 EDS(에너지 분광) 분석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명시적으로 했다. 그 역시 영문 논문에서 이미 밝혔기 때문에 아주 새로운 얘기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 부분을 강조했다.

합조단의 실험폭발에서 알루미늄 산화물이 나왔는데 폭발을 통해 그렇게 됐을 것이라는 점은 합조단의 주장이기도 하고 이승헌 교수의 알루미늄 용융·냉각 실험에서 확인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지질과학과의 양판석 박사가 지적했듯 그것이 정말 알루미늄 산화물이라면 EDS 데이터에 나타나는 산소/알루미늄 비율이 0.23 정도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합조단의 EDS 자료를 보면 그 비율이 0.9 정도로 나온다. 미세한 차이가 아니라 엄청난 차이가 있고, 이건 알루미늄 산화물에서는 나올 수 없는 수치다. 이 점에서 데이터 조작 의혹이 있는 것이다."

(☞관련 기사 : "천안함 데이터 치명적 오류…알루미늄은 거짓말 안 해" / 이상한 나라의 '천안함'…"알루미늄 산화물은 없었다")

▲ 서재정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에 다니던 중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에서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정치학 석·박사를 받은 후 현재 워싱턴 D.C.에 있는 존스홉킨스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프레시안

- 참석한 기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역시 첫 번째 질문은 '천안함이 왜 침몰했다고 보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줄곧 말해왔듯 (정보가 없기 때문에) 침몰 원인 자체를 규명할 입장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작업의 목적도 원인 규명이 아니다. 따라서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건 합조단의 보고서를 평가하고 분석하는 작업일 뿐이다.

이승헌 교수가 알루미늄 용융·냉각 실험을 직접 해서 결과를 발표했더니 합조단이 이 교수의 실험 조건이 어뢰 폭발 때와는 달라서 엉뚱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도 두어 개 있었다. 이승헌 교수가 이미 재반박을 했지만 오늘 다시 설명이 잘 됐다.

같은 조건에서 실험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폭발 조건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반응을 재연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폭발 과정에서 알루미늄이 액체와 기체로 전환됐다가 다시 급격히 고체로 전환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승헌 교수의 실험은 고체 상태의 알루미늄이 액체·기체로 전환됐다가 다시 고체로 되는 과정을 재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 결과는 폭발로 인한 물리적 현상과 다를 게 없다. 1100도로 녹이느냐(이승헌 교수 실험) 3000도로 녹이느냐(합조단 주장 어뢰 폭발 당시 온도)의 차이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합조단이 간과하는 것이지만, 합조단의 수중실험폭발 결과와 이 교수의 실험 결과는 일치한다. 즉, 합조단의 실험 결과도 이 교수의 실험 결과를 지지하는 것이다. 합조단의 폭발실험에서 알루미늄 산화물이 결정질로 나왔고 이 교수가 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합조단의 수중폭발 실험 생성물에 대한 EDS 데이터가 실제 알루미늄 산화물의 데이터와 달라 조작 의혹을 제기함)

- 기자들의 전반적인 반응은?

"오늘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이곳이 도쿄지만 여기 파견된 외신 기자들이 아주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다. 우리의 문제 제기가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보였고, 질문도 상당히 호의적이고 우호적으로 했다는 것에서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다. 요즘 한국 언론들이 보이는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는 조사를 원점에서 다시 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대로 버티면 다른 조치를 강구할 생각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지금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상황 전개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게 나타날 수 있다. 지금은 일단 한국 정부 쪽에 공을 던져 놨고, 따라서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생각이다."

▲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가 자신의 주장을 발표하고 있다. ⓒ프레시안

한편, 서재정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조단은 어뢰가 북한제라는 증거로 '1번'이라는 문자를 제시했지만, 폭발 후 다른 곳은 타버렸는데 그 부분만 멀쩡하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의 발표를 보면 천안함 침몰 시점이나 위치도 계속 바뀌고 있다"며 "현재 발표로는 어뢰가 천안함의 외부에서든 내부에서든 폭발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승헌 교수는 "조사 결과를 완전히 공개하고 다시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주장을 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어 통역을 맡았던 재일 한국인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외신 기자들이 질문 30여 개를 하는 등 관심을 많이 가졌다"며 "국제정치학과 물리학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균형 있는 기자회견이 됐고 '용기 있는 행동을 한다'고 말한 기자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외신 기자들이 상황 자체에 대한 이해는 한국 사람들보다 떨어지겠지만 정보 제공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기자회견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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