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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만나볼 사람 만나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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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만나볼 사람 만나고 가라"

北 김기남 "의장 선생 노력 많이 해 달라"

북한의 '특사 조의방문단'은 21일 국회의사당에서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 영전에 조문을 끝내고 김형오 국회의장과 환담을 나눴다.

김형오 의장은 이 자리에서 조문단장인 김기남 조선노동당 비서에게 "계시는 동안 만나 뵐 사람 만나시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3층 국회의장실으로 조문단 일행을 초청해 "이번 기회가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도 "여야를 초월해 남북관계와 대화의 발전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며 "기회가 되면 북한을 방문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장과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 조문단의 방문을 계기로 남북 고위 당국자간 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필요하다면 당국 대화를 할 수도 있다는 정부·여당의 시각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 김형오 국회의장과 김기남 비서가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김기남 비서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의미에서 북남화합과 북남관계 개선에 대한 고인의 뜻을 받들어 할 일이 많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그는 대화 후반 "국회의장 선생을 비롯해서 노력을 많이 하셔야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김 의장은 또한 지난달 30일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해 북측에 예인된 '800 연안호' 문제를 거론하며 "김정일 위원장이 (남쪽으로 내려 보내라는) 좋은 지시를 했다고 들었는데 돌아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나도 직항로를 타고 평양에 한 번 가고 싶다"고 말했고, 김 비서는 "언제든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환담에 참석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정부·여당도 여러 번 남북대화가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번 조문단 방문을 계기로 남북대화 물꼬가 터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남측) 당국도 북측도 그런 걸 감안해 달라"며 "민족의 먼 미래를 위해 (대화가)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야기가 오간 끝에 김 비서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고인이 염원하고 노력하셨던 의도를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15분 가량 진행된 이날 환담에는 이들 외에도 민주당의 박지원·추미애·이미경·문희상 의원, 홍양호 통일부 차관,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이 함께 했다.

북측에서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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