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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깜짝 실적이 불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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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깜짝 실적이 불길한 이유

크루그먼 "금융개혁 없는 금융권 호실적, 대재앙 부를 것"

지난주 미국 월스트리트의 최강자로 불리는 골드만삭스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였다. 뉴욕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 주당 3.5달러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주당 4.9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게다가 이런 호실적을 낸 임직원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골드만삭스의 성공(The Joy of Sachs)'라는 칼럼(☞원문보기)을 통해 "골드만삭스의 깜짝 실적은 골드만삭스와 임직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급격히 회복되는 보수를 받게 될 금융권의 슈퍼스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라고 질타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로이터=뉴시스

금융위기를 초래한 금융산업의 비정상적인 영업행태가 개혁되지 않은 채 금융업체들의 실적 호전은 다른 많은 사람들의 돈을 빼앗가는 사기극일 뿐 아니라, 향후 더 큰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크루그먼 교수는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아직도 새로운 금융개혁 방안을 완성하지 못한 단계에서 금융권의 로비에 무력화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 내용이다.<편집자>

미국 경제가 노동자 6명 중 1명꼴로 실업 또는 불완전 고용일 만큼 심각한 침체에 빠져있다. 그런데도 골드만삭스는 2분기에 기록적인 실적을 냈다고 한다. 그래서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에 맞먹을 막대한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 경제는 엉망인데 골드만삭스는 오히려 잘 나간다는 대조적인 현상은 어떤 의미인가?

"골드만삭스의 영업방식, 미국에 좋지 않다"

첫째, 골드만삭스는 영업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골드만삭스가 하는 영업 행위는 미국에게 좋지 않다.

두번째, 월스트리트의 나쁜 관행, 특히 금융위기를 초래한 요인 중의 하나로 꼽히는 보상체계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번째, 금융시스템을 개혁 조치 없이 구제함으로써 미국 정부는 새로운 위기에서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대책도 없을 뿐 아니라 또다른 위기가 닥칠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 알아보자.

레이건 정부 이후 금융규제 완화 기조가 지속된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 경제는 이른바 '금융화'됐다. 자금을 이리저리 돌리고 갖가지 방식으로 증권화시키는 영업이 실물 생산 활동에 비해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금융화라는 것이 가장 생산적인 영역에 자본이 흘러들어가게 하고, 리스크를 분산하고 줄이는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등 내세워진 목적에 충실한 방식으로 이뤄져 돈을 버는 것이라면 바람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제정신으로 이렇게 해서 돈 벌었다고 주장할 사람이 있을까? 알다시피 금융업체들은 수요가 따르지 못할 주택과 쇼핑몰 건설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도록 했다. 리스트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확대시키고,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집중시켰다. 사실상 금융산업은 어리숙한 소비자들에게 위험한 특허약을 팔아댄 것이다.


'골드만삭스, 스스로 사기극 벌이는 줄 알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금융화 과정에서 다른 업체들과 비슷한 역할을 했는데, 한 가지 점에서 남달랐다. 골드만삭스는 스스로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자각했다는 것이다.

다른 업체들은 자기들이 시중에 판매한 '독극물 쓰레기' 상품에 스스로 막대한 투자를 한 반면 골드만삭스는 주택저당증권이라는 이런 '독극물 쓰레기' 상품들을 팔아서 엄청난 돈을 벌었을 뿐 아니라, 이런 상품들의 가치가 폭락하기 직전에 '공매도'해 더욱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

이런 행위는 완벽하게 합법적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골드만삭스가 나머지 모두를 바보로 만들면서 수익을 거두었다는 점이다. 또한 월스트리트는 어떻게 해서든 이런 게임을 계속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조만간 지급하려는 막대한 보너스는 금융산업의 야심가들이 여전히 '이익이 나면 자기들이 가져가고, 손해가 나면 다른 사람들이 책임지는' 체제 하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체제에서는 당신이 금융가로서 막대한 단기 수익을 거두면 큰 보상을 받고, 기대했던 수익이 나중에 신기루였던 것으로 드러난다고 해도 보너스를 반납할 필요도 없다.

이런 체제라면 금융가들이 투자자들을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위험 속으로 끌어들이려 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위기에 처한 월가 금융업체들에 대해 정부가 막대한 지원을 한 일련의 전개과정을 보면, 결과가 나빠지면 납세자와 투자자들만 봉이 되는 방식이어서 금융가들이 이런 행태를 지속할 동기를 더욱 강화시켰다.

대공황이 재발하는 것을 피하려면 이런 구제금융 조치가 불가피했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으며, 사실 나도 그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 결과 금융권의 부채가 묵시적으로 정부 보증을 받는 상황이 되었다.


"금융산업 전체가 1980년 저축대부조합 사태같은 파국 맞을 것"

과거 금융구제에는 금융업체들이 이런 특권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훨씬 엄격한 규제가 동반됐다. 현재 새로운 규제방안은 아직도 미완성인 상태에서 금융권은 이미 소비자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조항들도 무력화시키기 위한 치열한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이런 로비가 성공한다면 몇 년 뒤 더 큰 금융위기가 닥칠 것이다. 향후 위기는 금융산업 전체가 1980년대 저축대부조합(S&L) 사태를 방불케 하는 파국을 받는 상황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골드만삭스의 깜짝 실적은 골드만삭스와 임직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급격히 회복되는 보수를 받게될 금융권의 슈퍼스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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