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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미국, 아일랜드 꼴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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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미국, 아일랜드 꼴 될라"

월가 부실 대형은행 감싸는 美정부 성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미국 경제에 대해 갈수록 비관적 시나리오를 꺼내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Erin Go Broke(파산 위기의 아일랜드)'라는 칼럼(원문보기)에서 그는 "세계 경제에 대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묻는다면, 미국이 아일랜드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칼럼에 따르면, 아일랜드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DP -10% 성장'이라는 수치는 경기침체와 공황을 구분하는 경계선으로 활용되는 지표다.
▲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로이터=뉴시스
금융규제 완화, 주택시장 거품이 초래한 아일랜드의 비극

문제는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아일랜드 정부는 세금 인상과 정부 지출 삭감 등으로 숨을 돌리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런 정책들은 경기침체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일랜드가 파산 위기에 몰린 이유는 무엇인가. 아일랜드는 역시 파산 위기에 몰린 아이슬랜드와 함께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외국자본에 의존해 급성장한 공통점을 가졌다.

지난해 헤리티지 재단의 발표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경제시스템을 가진 나라로 꼽혔다.

특히 아일랜드에서 가장 자유로운 분야는 금융산업이며, 금융의 무분별한 대출로 주택시장 거품이 팽창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아일랜드의 주택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매각해도 빚을 갚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아일랜드 은행 잠재적 손실, GDP 두 배로 불어나

주택대출이 부실화되면서 파산 위기에 몰리는 은행들이 속출했다. 이에 놀란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해 9월 은행들의 채무를 무제한 보증하는 무리수를 두었다.

이로 인해 납세자들이 감당해야 할 잠재적 손실은 아일랜드 GDP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 되었으며, 이는 미국에 비교하자면 30조 달러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당연히 아일랜드는 국가채무 상환 능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면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정도로 위기에 처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채권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또다시 지난 4월초 은행들의 부실자산 매입과 함께 세금 인상, 재정지출 삭감 등 일련의 정책을 발표했다.

이런 정책들은 납세자의 부담을 더욱 늘리는 한편, 경기회복은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해온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도 아일랜드 꼴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부실이 심각한 월가의 대형은행들을 일시적으로 국유화해서 처리하는 정공법 대신, 사실상 납세자의 돈으로 부실자산을 비싸게 사들이는 미봉책을 고집하며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판 미네르바' 사건 낳은 미 정부 정책 불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국유화를 거치지 않고도 월가의 대형은행들의 생존할 수 있다는 근거로 5월4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이미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에 따른 평가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게다가 20일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월가의 대형 은행들이 잇따라 발표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부실자산에 따른 손실이 엄청나게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미국판 미네르바' 사건이 파문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은 월스트리트의 19개 은행 가운데 16개 은행이 이미 기술적으로는 파산상태"라는 한 미국인 인터넷 논객의 글이 20일(현지시간) 시중에 퍼진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홀 터너라는 이름의 이 블로거가 쓴 글이 파문을 일으키자 미 재무부까지 진화에 나섰다.

앤드루 윌리엄스 재무부 대변인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16개 은행 가운데 하나로 거론한 HSBC 홀딩스는 테스트 대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글이 파장을 일으킨 이유는 사실 여부보다 월가 대형은행들의 부실에 대한 우려와 미국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자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현실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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