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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대 은행 모두 파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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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대 은행 모두 파산 상태"

S&P "그들의 숫자 자체를 믿지 않는다"

세계최대 보험사 AIG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미국 정부의 용인 하에 미국의 대표적인 상업은행들에게 은밀히 배분된 사실이 폭로된 직후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속사정이 드러났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 <매클래치> 신문 보도(원문보기)에 따르면, 자산규모로 미국에서 영업 중인 5대 은행 모두 경제가 획기적으로 호전되지 않는 한 지난 연말 기준 재무재표상 사실상 파산을 면치 못하는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은행은 이미 합계 1450억 달러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공식적으로 받았으나 끝없는 부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 '파산 주가' 1달러 수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씨티그룹. ⓒ로이터=뉴시스

90일 사이에 잠재 순손실, 49%나 급증

그 명단은 다음과 같다. 씨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HSBC 미국 본사, 웰스파고, JP모건체이스 등이다. 이들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파생상품에 연결된 잠재 순손실은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5870억 달러에 달한다. 충격적인 것은 이 수치는 불과 90일 사이에 49%나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파산 선고를 받지 않는 이유는 오로지 이들 손실이 장부 외 거래로 아직 정식으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적인 손실로 취급된다는 것 뿐이다. 엄격한 회계규칙을 적용한다면, 파생상품을 장부 외 거래로 취급하는 것 자체가 분식회계다.

게다가 파생상품은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이들 은행이 사실상 파산했다는 것은 '연쇄 파산'의 뇌관으로 작용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처럼 취약한 파생상품이 전세계에 판매될 수 있었던 것은 AIG 등이 주도한 CDS(신용디폴트스와프)라는 일종의 파생 보험상품 탓이다.

"파생상품 손실, 규모 알 수 없는 연쇄 파산의 뇌관"

하지만 전문가들은 AIG 등은 '보험상품'의 상식을 뒤집고, 파생상품이 부도가 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이 CDS를 마구 판매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파생상품과 CDS 자체가 거대한 사기극이라는 것이다.

파생상품의 손실 정도로 은행들의 신용을 평가하는 업체 '리스크 분석'의 크리스토퍼 월렌은 "CDS는 '시한폭탄'이며, 얼마나 손실이 확대될지는 경제가 얼마나 나빠지는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9일(현지시간) 씨티은행의 지주회사 씨티그룹의 주가는 파산을 의미하는 1달러를 간신히 넘긴 1.05 달러로 마감했다.

이들 은행들은 사실상 파산 상태라고 할 만큼 손실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와이스는 "그들의 숫자 자체를 믿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파생상품 자체가 연방금융규제당국의 감시 사각지대에서 거래됐으며, 신용평가기관들이 엉터리로 평가했다는 것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은행들의 보고서만으로도 사실상 파산은 예고돼 있다. 자체적으로도 향후 예상되는 순손실은 1.2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5870억 달러에 달하는 잠재적 순손실은 이미 충당금으로 쌓아둔 497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실라 베어 의장은 "부실상태에 빠지더라도 국민의 혈세로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것 이외에 달리 대안이 없는 초대형 은행의 출현을 허용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만시지탄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초대형 은행'이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는 손실에 빠진 초대형 은행은 '이미 죽은 대마'라는 것이다.

또한 미국 정부가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대마불사'의 논리에 빠져 허우적대는 동안, 워렌 버핏이 지적한 대로 "미국 경제는 지난 6개월 사이에 벼랑 밑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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