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최대 금융그룹으로 군림했던 씨티그룹이 결국 국유화 수순을 밞게 됐다. 27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보유 중인 씨티그룹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달라는 씨티그룹의 요청을 수용해 정부가 최대 36%의 지분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씨티그룹이 정부에게 이런 요청을 하게 된 것은 파산을 피하기 위한 자구계획의 일환이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미국 정부로부터 450억 달러의 자금 지원과 3000억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을 지원받았으나, 막대한 손실과 주가 폭락으로 파산 위기설에 시달려왔다.
지분 희석 우려로 씨티그룹 주가 폭락세
이번 조치는 지난 26일 종가(주당 2.46)에 32%의 프리미엄이 붙은 주당 3.25달러로 정부가 보유중인 250억달러 규모의 우선주를 이 가격에 보통주로 전환해 정부의 지분을 일단 36%까지 늘리는 사실상 국유화로 안정 기반을 다지는 효과 등을 겨냥한 것이다.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대가로 정부가 보유한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한 배당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조건도 붙였다.
정부가 씨티그룹에 투입한 450억 달러의 공적자금 중 나머지 200억달러 규모의 우선주는 8%의 현금배당을 받는 '선순위 우선주(Senior preferred stock)'로 전환하게 된다.
이번 조치로 씨티그룹의 기존 주주들의 보통주 지분은 26%로 줄어들게 되며, 주가도 지분 희석에 대한 우려로 이날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정부가 보유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식은 당장 공적자금이 추가로 들지는 않지만, 씨티그룹의 부실이 커질 경우 정부가 떠안야할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유화로 씨티그룹의 건전성이 크게 회복되면, 주가 상승에 따라 공적자금을 회수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기대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