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사일 관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3일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3일(현지시간) 미국의 비확산 담당 당국자가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징후가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실제 발사를 할지 여부는 물론 언제 발사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이전에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장비 운반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관심끌기' 성공…더 나아갈 듯
이에 대해 미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보사항에 논평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활동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그 지역(동북아)에 우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드 부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도움이 안 되며 솔직히 도발적인 행위가 될 것"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18호에 의해 북한의 미사일 관련 활동은 금지돼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결의안 1718호는 지난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후 채택됐다.
미 국방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의한 미사일 실험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국무부와 동일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동향에 반응을 나타냄으로써 오바마 행정부의 눈길을 끌겠다는 북한의 의도는 일단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미사일 관련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미국을 양자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오는 3월 6자회담 차원에서 제공되는 대북 에너지 지원이 중단되면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중단시킬 가능성도 점쳐지는 등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북한의 행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美, 北기업 제재 발표…갈등 씨앗 될 수도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미사일 및 관련 기술 거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활동에 개입해온 북한의 3개 회사를 제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연방관보>에 따르면 국무부는 미사일 및 관련기술 거래와 관련해 무기수출금지법 등에 근거, 북한의 조선광업무역개발회사(KOMID), 모공(Mokong) 무역회사, '시노-키(Sino-Ki)' 등 3개회사와 중국의 2개 회사에 대해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WMD 확산에 개입한 일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KOMID, 목송(Moksong) 무역회사, '시노-키' 등 3개 회사와 이란의 사히드 바케리 인더스트리얼 그룹(SBIG)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모공(Mokong)과 목송(Moksong)은 같은 기업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작년 10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뒤 북한 기업에 제재가 부과된 것도 처음이다.
그러나 KOMID의 경우 1992년 이후 8번째 재재 대상에 포함되는 등 이번 발표는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법절차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오바마 미 행정부의 시선을 끌기 위해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같이 이같은 제재를 이유로 더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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