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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북기본합의서의 서해 경계선 조항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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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북기본합의서의 서해 경계선 조항 폐기"

"정치군사적 대결 해소 관련 모든 합의 무효"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30일 남북간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들"을 무효화하고, 1991년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와 그 부속합의서에 있는 "서해 해상군사경계선에 관한 조항들"을 폐기한다고 밝혔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조선(한)반도 정세는 남조선 보수 당국의 무분별한 반공화국 대결책동에 의해 갈수록 긴장해지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조평통의 성명은 '통일부 장관 성명'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 성명은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지난 17일 남측과의 "전면대결 태세"를 선언한 것에 이은 조치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와는 협상을 하더라도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대남 강경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23일 중국 공산당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한반도 정세의 긴장 상태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는 미국을 향한 메시지였지 남측을 향한 게 아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남북 합의 무효화 선언…구체적으로는 적시 안 해

조평통은 우선 '남북간 합의의 무효화'를 천명한다면서 "지난 시기 채택된 합의들에는 서로의 사상과 제도존중 문제, 비방중상 중지 문제, 무력충돌 방지 문제를 비롯한 정치군사적 대결을 해소할 데 대한 문제들이 반영돼 있다"고 무효화 대상을 열거했다.

조평통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방문 중 했던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통일' 발언과 반북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 급변사태론, 선제공격론 등을 거론하며 "북남 합의사항들을 무참히 파괴, 유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평통은 "이런 형편에서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관련한 북남합의는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됐으므로 우리는 그 합의들이 전면 무효화되었다는 것을 정식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효화 대상 합의서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진 않았다.

기본합의서 조항 적시하며 "서해 경계선 조항 폐기"

조평통이 '엄숙히 천명한' 두 번째 사항은 서해 해상군사경계선 폐기와 관련된 것이었다. 조평통은 남북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 가운데 서해 경계선과 관련한 내용을 명시하면서 "북남합의 파괴책동으로 서해 해상 군사경계선 관련 조항들이 휴지장으로 되어버린 조건에서 우리는 그 조항들을 완전히 그리고 종국적으로 폐기한다는 것을 공식 선포한다"고 말했다.

기본합의서 2장 11조에는 "남과 북의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은 정전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한다"고 되어 있고, 부속합의서 3장 10조에는 "해상불가침 구역은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조평통은 이 내용을 그대로 소개하면서 "조선반도에서 군사적 충돌과 전쟁 위험성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지 결코 조선전쟁 교전 일방인 미국이 일방적으로 그어놓은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인정한 것이 아니었다"며 "그 합의의 기본취지는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하루빨리 공정하게 확정하여 분쟁의 불씨를 없애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아량과 선의를 악용해 얼토당토않은 '북방한계선'이라는 것을 집요하게 고집했을 뿐 아니라 오늘에 와서는 그 유령선을 절대화하면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력충돌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로 나오고 있다"며 "남의 집 마당에 제멋대로 금을 그어놓고 제집 마당이라고 우격다짐하는 어리석은 행위는 이제 더 이상 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발언 이후 합동참모본부가 서해상 경계 태세를 강화한 것을 두고 하는 말로 풀이된다. 인민군 총참모부에 이어 조평통도 이러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가깝게는 2~3월, 멀게는 5~6월 꽃게잡이 철에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이던 1998년 및 2002년 두 차례의 충돌 때와는 달리 현재의 대결 분위기 속에서 서해상 충돌이 빚어질 경우 북한이 서해안에 배치한 실크웜 미사일을 발사하고 한국이 대응함으로써 충돌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 내정자 공식 거부

한편 조평통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을 입안한 현인택 고려대 교수를 통일부장관에 내정한 것에 대해 "우리와 끝까지 엇서나가겠다는 것을 세계 면전에 선언한 것"이라고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조평통은 "이제 북남관계는 더 이상 수습할 방법도, 바로잡을 희망도 없게 되었다"며 "북남 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은 극단에 이르러 불과 불, 철과 철이 맞부딪치게 될 전쟁 접경으로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까지 부정한 마당에 이제 그 무슨 대화에 대해 논할 여지가 있고 화해와 협력에 대해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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