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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오바마, 과감한 경기부양책 실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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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오바마, 과감한 경기부양책 실시하라"

"지금은 비상 시기, 최소 6000억 달러 이상 투입돼야"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차기 미 행정부가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관련 기사:크루그먼 "오바마, 뉴딜정책 실패 반복 피해야")

그는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Depression Economics Returns'라는 칼럼에서 "미국의 경제는 차기 행정부가 상당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면서 "잠정적으로 계산해보니 6000억 달러라는 큰 규모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할 때는 상황이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 틀림없다면서, 내년말 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6.5%에서 8.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골드만삭스의 전망을 인용하기도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해 재정적자를 거론하며 제기되는 '신중론'에 대해 일축했다. 지금 미국의 경제는 이른바 '불황 경제학'이 지배하는 상황으로, '신중함'을 미덕으로 앞세우기에는 너무나 위태롭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는 오바마 진영이 그런 규모의 대책을 제시할 정도로 과감한가"라면서 "차기 행정부가 정말 그 정도로 과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편집자>

▲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과연 미국을 불황에서 건져낼 과감함을 발휘할 수 있을까.ⓒ로이터=뉴시스

대공황 사태가 재연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982년에 기록한, 대공황 이후 가장 높았던 실업률 10.7%까지 가는 사태가 오지도 않을 것으로 본다. (그렇게 장담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내가 '불황 경제학'이라고 부르는 상황에는 이미 확실하게 들어와 있다. 1930년대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경제정책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FRB가 금리 인하로 경제를 떠받드는 능력도 예외가 아니다.

'불황 경제학'이 엄습한 상황에서는 경제정책의 일반적 규칙도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미덕이 악덕이 되고, 신중함은 위험하고, 절제는 어리석은 것이 된다.

"오바마 취임 때 상황 더 악화될 것"

실업수당 신청자가 50만명에 달한다는 새로운 고용지표는 그것 자체만 보면 심각하게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2001년, 1990~91년 경기침체 당시의 수준과 같은 것이다. 게다가 당시에는 FRB의 금리 인하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더 낮출 여지가 없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없는 상황에서 경제 하강 기류를 막을 수단이 없다.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소비지출은 더욱 감소할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투자 계획도 축소될 것이며 다시 더 많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경제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정부 관료들이 관습적인 편견을 극복하지 못하면 이런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다.

우선 재정적자에 대한 편견이 있다. 평상시에는 재정적자를 걱정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또한 위기에서 벗어나자마자 재정에 신경을 쓰는 것은 미덕이다.

"불황에서는 미덕이 악덕이 된다"

하지만 '불황 경제학'이 지배할 때 이런 미덕은 악덕이 된다.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7년 재정의 균형을 서둘러 꾀하다가 뉴딜정책을 거의 망쳤다.

또다른 편견은 정책이 신중하게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이치에 맞는 말이다. 확실하게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큰 변화를 일으켜서는 안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신중함은 위험하다. 이미 악화일로의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행동을 지체하다가는 더 깊은 경제적 재앙을 부를 것이다. 정책적 대응이 가능한 한 정밀하게 이뤄쟈야 하지만, 시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정책적 목표를 적절하게 설정하는 것도 평상시에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모자람에 따른 실책보다는 지나침에서 오는 실책이 훨씬 나은 것이다.

경기부양책이 필요한 것보다 지나친 것으로 나타나도 그 위험은 경기과열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다. 하지만 FRB는 항상 금리 인상으로 이런 위협을 대처해 나갈 수 있다.

반면, 경기부양책이 너무 모자른 것이라면 FRB가 그 공백을 벌충할 수 없다. 따라서 불황 경제학이 지배할 때는 절제는 어리석은 것이 된다.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할 때는 상황이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 틀림없다. 골드만삭스는 내년말 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6.5%에서 8.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경제는 차기 행정부가 상당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잠정적으로 계산해보니 6000억 달러라는 큰 규모가 되어야 한다.

문제는 오바마 진영이 그런 규모의 대책을 제시할 정도로 과감하느냐다. 차기 행정부가 정말 그 정도로 과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뿐이다. 현재의 상황은 신중함에 양보하기에는 너무나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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