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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벌써 지지자들을 배신하나"

<폴리티코> "주요 공약 대부분 뒤집어"

민주주의와 평화를 열망한 미국의 유권자들이 또 속은 것일까. 8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전문 인터넷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의 진보진영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그 배경을 심층 보도했다.

'Liberals voice concerns about Obama' (원문보기)라는 이 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진보진영이 오바마를 지지한 이유가 됐던 주요 공약들을 대부분 지키지 않고 있다.
▲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벌써부터 진보진영에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예를 들어 오바마는 부시 대통령이 도입한 부자를 위한 감세를 즉시 철회하겠다는 공약이나, 고유가로 인해 막대한 이득을 챙겨온 석유메이저에게 초과이득세를 과세하겠다는 공약도 뒤집었다.

특히 오바마는 이라크 주둔 미군을 신속하게 철수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지금은 이 공약 역시 회피하고 있다. 차기 행정부 주요 인사에서 진보진영의 인물들은 배제하고 있는 것은 진보진영을 특히 격분시키고 있다.

"오바마도 부시와 비슷"

조지 W. 부시로부터 벗어났다고 좋아했으나, 새로운 대통령도 부시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극도의 실망감마저 제기되고 있다.

진보단체 PDA를 이끄는 팀 카펜터는 "오바마는 중도와 우익인사들로 내각을 꾸림으로써 우리들이 갖고 있던 우려를 확인시켰다. 하지만 내각 구성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최소한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진보적 인사가 임명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초조해 했다.

지지자들조차 오바마의 역주행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미국의 미래를 위한 운동'의 창립자 로저 히키는 "오바마가 기본적인 약속을 지킬 것인지 우려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그를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그에계 열광적인 지지자들을 몰아준 목표들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에 대한 불만 목록은 길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불만 리스트들은 이런 것들이다.

오바마는 대선 유세에서 석유업체들에게 초과이득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으로 갈채를 받았지만, 당선자 신분이 된 오바마는 이 공약을 취소했다.

부자 감세 철회 공약도 사실상 철회

부시의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중산층에게 재분배하겠다는 공약은 오바마를 영웅으로 만들었지만, 오바마는 연간 25만 달러 이상의 소득층에 대한 감세 철회에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추가 연장은 하지 않겠지만, 감세만료 시한인 2010년말까지는 손대지 않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대선이 끝난 뒤 이라크에 대한 오바마의 발언과 국가안보팀 구성은 진보진영에 더 큰 당혹감을 주고 있다. 대선 기간 중 오바마는 시종일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한 후보로 다른 후보들과 자신을 차별화시켰다. 또한 취임하자마자 이라크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오바마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취임하면 책임있는 철수를 위한 계획 구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말을 바꾸었다. 게다가 오바마는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 인물들로 국가안보팀을 구성했다. 국무장관에 내정된 힐러리 클린턴은 이라크 전쟁 파병에 찬성표를 던진 상원의원이며, 국방장관에는 부시가 임명한 로버트 게이츠가 유임됐다.

이때문에 진보진영이 제기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대통령 당선자여, 먹이를 주는 손을 물지 말라"는 것이다.

오바마에 대한 진보진영의 실망이 처음 분출된 계기는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가 승리한 뒤 미국 내에서 영장없는 도청을 허용하는 법안에 찬성한 때였다.

"경제팀 발표에서 노동부장관 빼다니..."

현재 진보진영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오바마의 내각 구성이다. 국가안보팀은 물론 경제팀 구성에서도 진보진영이 환영할 만한 인사는 기용되지 않았다. 재무장관에 내정된 티머시 가이트너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에 추대된 로런스 서머스 등을 친노동자 성향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동권익단체를 운영하는 조나단 타시니는 "경제팀 발표에 노동부장관은 포함되지 않았다. 재무장관과 노동부장관을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를 다시 봐야한다"고 말했다.

취임도 하지 않은 오바마에 대한 이런 비판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카시니도 그런 점을 인식한다면서도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오바마는 진보진영이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상황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공약에 대해 입장을 바꾸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석유회사에 대한 초과이득세 과세를 철회한 것은 석유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며, 부자에 대한 감세도 지금 철회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가에 대해 경제팀이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에서의 철군 문제도 테러세력의 부활을 촉발시키지 않는다는 보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진보 진영에서 오바마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하려는 지도급 인사들도 적지 않다. 저명한 반전 논객인 후안 콜은 "오바마는 인물 선택에서 이념보다 능력을 산 것으로 보이며, 그래서 기꺼이 그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두둔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프랭크 리치는 "오바마의 경제팀은 호화로운 존 F.케네디 내각이 베트남에서 실패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혹평했다.

진보성향의 잡지 <마더존스>의 워싱턴 지국장 데이비드 콘도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오바마가 지금까지 보여준 인선은 우리가 기대한 변화라고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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